박인비 20승 달성하자…그린으로 뛰쳐나온 신지애·유소연·최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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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20승 달성하자…그린으로 뛰쳐나온 신지애·유소연·최나연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0.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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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32)가 2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승을 달성하자, 그린 밖에서 각자 샴페인을 한 병씩 들고 박인비를 기다리던 신지애(32), 유소연(30), 최나연(33), 이정은(24), 이미향(27), 이정은(32)이 18번홀 그린으로 뛰어 들어왔다. 박인비가 동반 플레이어 조아연(20)과 포옹을 나누고, 캐디 브래드 비처와 우승 기쁨을 나누자마자, 이들은 박인비에게 샴페인을 퍼부었다. 샴페인 세례는 약 20초 동안 이어졌다. 홀딱 젖은 박인비는 남은 샴페인 한 모금을 마신 뒤 자신을 기다린 동료 한 명 한 명을 포옹했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에서 끝난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 컵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LPGA 투어 정상에 오른 박인비는 한국 선수 두 번째이자 LPGA 역대 28번째로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동료들은 박인비의 20승을 축하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 23분에 경기를 시작한 최나연과 7시 59분 티오프였던 신지애는 오후 1시 15분 티 타임이었던 박인비의 경기가 끝나기까지 거의 5~6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기꺼이 그 기다림을 감수했다.

박인비는 주변 사람을 잘 챙기기로 유명하다. LPGA 투어에서 유소연과 워낙 단짝처럼 잘 지내고 잘 챙겨 '박인비는 유소연의 엄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고, 슬럼프가 온 최나연이 자존심을 굽히고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초청해달라고 하자 군말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정은이 LPGA 투어에 진출하면서 같은 매니지먼트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되자, 담당자를 통해 먼저 다가가기도 했다.

비시즌이 되면 주변 사람에게 밥을 사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고도 한다.

이들은 봉사활동 모임 '은가비'에서 비시즌마다 불우이웃을 위한 활동 및 후원금을 전달한다. 비시즌에 만나 시즌 동안 못다 한 회포를 풀기도 하고, 대회 중엔 가끔 식사를 함께하기도 한다. 이번 호주 여자오픈 중에도 모였다.

유소연도 그런 박인비가 우상이라며 "언니를 10년 넘게 알고 지냈는데 많은 걸 이뤄냈음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 겸손한 성격을 배우고 싶다"라고 밝혔다.

박인비는 우승 후 "최나연, 신지애, 이정은5, 이미향, 이정은6, 유소연 등 너무나 많은 선수가 와서 축하해줘서 너무나 행복했고 고마웠다. 친구, 후배들이 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민 상담이나 힘든 부분도 함께 공유하면서, 힘들고 외로운 투어 생활에서 서로에게 큰 위로와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특히 친구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좋은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그런 가운데 우승까지 할 수 있어서 더 특별한 한 주로 기억될 것 같다"라며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에 우승이 나와 마음이 편하다. (도쿄 올림픽이 있는) 올 시즌은 굉장히 중요하고 초반부터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분이 좋다. 긴 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 번 우승으로는 사실 충분치 않다. 남은 시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는 17일 한국에 도착해 오는 3월 19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되는 파운더스 컵에서 다시 시즌을 시작한다. 남은 한 달 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체력 보충 및 보완점을 연습할 계획이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Golf Austrail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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