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코스 디자인, 지금이 ‘제2의 황금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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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코스 디자인, 지금이 ‘제2의 황금기’인가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6.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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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 동안 코스 디자인은 4가지 두드러진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2018년 베스트 뉴 퍼블릭 골프장인 스트림송 블랙의 자연주의.
2018년 베스트 뉴 퍼블릭 골프장인 스트림송 블랙의 자연주의.

항공 여행, 영화관, 정치적 담론, 프렌치프라이 등 할 것 없이 많은 것이 지금이 옛날보다 더 나았다고 믿는 것이 보통의 흔한 감정이다. 하지만 골프 코스 설계에서만큼은 설계가, 작가, 랭킹 패널 사이에서 오늘날 최고로 꼽히는 골프장이 195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는 기간에 지어진 톱 골프장보다 기능적으로도, 미학적으로도 우수하다는 자신감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 우리는 골프 디자인에서 ‘제2의 황금기’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뻔뻔함과 분별력을 잠깐 옆으로 밀어 놓고 보자면 지난 30년간 취향과 건축 실무에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1995년 네브래스카 샌드힐스골프클럽의 개장이 이 같은 변화를 시작한 촉매제 역할을 담당했다. 인근의 광활한 모래언덕을 그대로 떠와서 옮겨놓은 디자인은 스타일 면에서도, 철학적으로도 당시의 건축학적 화려함과 결별한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이었다. 

골프다이제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베스트 뉴 코스 리스트는 당시와 지금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캔자스의 섀도글렌골프클럽은 그 시대의 꼼꼼한 건축 의도와 특징의 세심한 조합을 반영하는 형식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2018년 베스트 뉴 코스로 선정된 플로리다의 스트림송 블랙은 샌드힐스의 거침없는 비관행성, 자연 요소를 활용한 전체적인(혹은 전체적으로 보이는) 홀에 대한 기호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산업주의 시대로부터 웅장한 건축양식을 드러내고 또 이를 거의 표현하지 않는 환상주의 시대로 접어드는 여정 중에서 몇 가지 핵심 테마가 발전했다.

1989년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베스트 뉴 회원제 골프장 섀도글렌.
1989년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베스트 뉴 회원제 골프장 섀도글렌.

▲ 자연주의

만일 지금이 어떤 것의 황금시대라고 한다면 위치 선정의 황금기가 될 것이다. 개발업자들은 모래 지대나 해안의 사구 위 등 코스 설계가들에게 자연주의 미학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지역을 제공해왔다. 전염성이 강한 충동은 골프 코스가 주변 환경의 연장선으로 보이도록 했다.

이런 현상은 1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 시대부터 이상적이라 여겼지만 아주 깨끗한 지형과 인공 언덕 그리고 암석으로 구간을 나누는 것과 같은 비전통적인 재료로 대체됐다. 또 이러한 주변 환경의 연장은 심지어 모래나 풀이 없는 지역, 바람이 불지 않는 지역까지 적용됐다.

▲ 너비

골프를 하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발전한 시각은 길이보다 너비를 더 중요시하는 것이다. 밴던듄스와 같은 인기 골프장은 경기성과 탐구를 추구하는 오랜 정신과 골프 홀을 ‘읽어야 하는’ 필요에 현대 골프를 다시 도입했다.

오늘날의 넉넉한 오픈 소스 코스 디자인은 골프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 코스는 길고 어렵고 힘들어야 한다는 1980~1990년대의 지배적인 믿음을 완전히 뒤집는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제 여유있는 공간에서 플레이하고 시작할 때 사용했던 바로 그 볼을 가지고 라운드를 끝내는 즐거움에 비해 점점 더 제한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 삼림 벌채

미국 골프에서 나무는 언제나 소중한 모습의 요소로 여겼으며 종종 골프장의 가치와 라운드 경험을 더욱 높여주곤 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지만. 너무나도 많은 디자인이 때론 수상식물 위에 심기까지 한 나무가 늘어선 복도 같은 구조에 집착하게 됐다.

이런 현상은 플레이 전략을 심하게 제한하고 잔디 상태를 어느 정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아름다운 경치를 뚫어내고 구사할 수 있는 샷의 다양성을 넓히며 햇빛과 공기의 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나무를 제거하는 것을 이제는 모든 코스 재단장을 위한 우선순위로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이유로 벌거벗은, 광활한 풍경에 대한 친밀감이 상승했다. 알고 보니 나무가 없이 벗겨진 대지가 아름다운 것이다.

▲ 신고전주의 전략

골프에서 ‘고전적’이라 하는 것은 대략 1915년부터 1930년까지의 기간으로 샷 앵글의 강조, 다양한 플레이 라인, 집중화된 벙커 그리고 지면과 그린의 사용과 같은 설계적, 전략적 원칙이 주입되던 원래의 황금기를 의미한다. 몇 세대에 걸쳐 좁은 페어웨이와 규범화된 셋업을 고집한 후 빌 쿠어, 톰 도크, 마이크 드브리스와 같은 설계가들은 그들의 작품 속에 전략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심어놓았다.

이러한 신고전주의 콘셉트를 기존의 세 가지 원칙에 섞어 넣는 것은 현재 널리 퍼진 디자인 양식을 낳았다. 유행은 변한다. 그리고 계속 이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변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21세기 건축 이야기는 우리가 어떻게 플레이의 재미와 함께 더욱 유기적인 골프의 뿌리로 되돌아왔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것이 좀처럼 퇴색되지 않으리라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글_데릭 덩컨(Derek Duncan)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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