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드라이버의 역설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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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드라이버의 역설 4가지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6.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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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가운데 가장 긴 드라이버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다. 더 멀리 보내기 위한 다양한 기술력은 비거리가 줄어드는 시니어 골퍼에게 터보 엔진과도 같다. 한국 시니어 골퍼에게 적합한 일본 브랜드는 비거리 드라이버라는 공통분모에 묘한 엇갈림이 있다. 

브라이슨 디섐보는 48인치 드라이버로 400야드를 날리겠다고 선언했다. ‘필드의 물리학자’다운 발언이다. 디섐보는 인체 공학적 훈련으로 체중과 근육량을 늘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21.3야드의 괴력을 과시하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장타 랭킹 1위에 올랐다. 400야드라는 숫자는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23년 전 존 데일리가 300야드 벽을 허물던 시대적 충격을 떠올리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비거리 한계에 대한 도전은 골프업계의 전쟁 같은 경쟁이다. 디섐보가 400야드를 그리듯 200야드를 보내는 시니어 골퍼는 250야드를 꿈꾼다. 비거리를 향한 골퍼의 욕망은 끝이 없고 장타는 쉽고 편하게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본 클럽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혼마, 야마하, 프라임 로얄 에디션의 젝시오, 마제스티 등 4개 브랜드의 비거리 드라이버 개발의 접근 방식은 같은 결을 따라 단단한 고유의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야마하는 비거리를 결정하는 볼 스피드, 발사각, 스핀양 등 3요소 중 연구 결과 약 70%가 볼 스피드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고, 마제스티는 단순히 비거리가 아닌 부드러운 스윙에서 나오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혼마는 드라이버 헤드와 샤프트의 통합 디자인으로 상호 보완성에 무게를 싣고, 젝시오는 편안한 스윙으로 스위트스폿을 맞히기 쉽게 제작하는 것을 비거리 증가의 방향성으로 잡고 개발한다.  

▲ 시니어용 드라이버는 없다?

‘스윙 스피드가 느린 골퍼가 쓰는 클럽이 시니어용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No’이다. 통상적으로 여성이나 시니어 골퍼는 근력이 약해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성별과 나이를 떠나 개인 차이는 천양지차이다. 각각의 브랜드는 단지 스윙 스피드로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클럽에 따라 드라이버 선택을 제안한다.

야마하가 비거리 드라이버로 내세우는 인프레스 UD+2는 시니어 클럽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지만 시니어 전용으로 개발했다기보다 비거리 증가를 원하는 골퍼를 타깃층으로 만들었다. 야마하 RMX 드라이버가 스윙 스피드가 빠른 골퍼를 위한 것이 아닌 진보적이고 분석적인 골퍼를 위한 클럽이라고 내세우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로얄, 프레스티지오, 서브라임 모델로 세분화한 마제스티 컨퀘스트 드라이버도 골퍼의 연령대와 스윙 스피드에 맞춰 설계해 비거리 향상을 돕는다. 무리한 비거리 욕심으로 인한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혼마에서는 시니어용 클럽에 대한 흥미로운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18홀을 완주할 수 있는 가벼운 무게로 낮은 스윙 스피드에도 긴 비거리가 나와야 하며 작아진 스윙 아크에서 비롯된 낮은 탄도의 구질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식견이 높은 시니어 골퍼를 위해 타구감과 타구음이 맑고 명확해야 하고 디자인도 시니어의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 비거리는 헤드 페이스 반발력이 결정한다?

신소재 과학이 집약된 드라이버 헤드는 비거리 증가의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제스티 로얄의 헤드 크라운에 경비중의 티탄과 카본, 솔에 고순도 텅스텐, 페이스에 고순도 풀러렌 티탄 등을 적용하는 식이다. 똑바로 멀리 나가게 하기 위해 헤드에 부분별로 다른 반발 보조 시스템을 채용한 혼마처럼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혼마가 비거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헤드와 샤프트의 통합 디자인을 강조했듯 대부분의 일본 브랜드는 자체 개발한 샤프트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젝시오는 스윙하기 편한 클럽을 만들기 위해 샤프트의 경량화와 버트 중심 설계에 역점을 둔다. 샤프트가 길어도 스윙하기 편하고 스위트스폿에 맞히기 쉬운 드라이버가 결국 긴 비거리를 보장한다는 논리의 일관성이다.

야마하는 헤드 위 약 10cm 샤프트 위치에 중량감 있는 소재를 삽입해 헤드의 밀림을 억제해 스피드를 높이고 킥 포인트의 연구를 통해 이상적인 어퍼블로 스윙이 가능한 오비트(Orbit) 샤프트를 내놓기도 했다. 마제스티도 샤프트의 소재 개발에 중점을 둔다. 카본 밀도가 높은 저레진 카본 시트에 나노테크 소재를 접목, 탄소섬유의 결합력을 높여 임팩트의 힘 전달력을 높인 샤프트를 사용한다.    

▲ 내구성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가볍고 얇은 페이스의 고반발 드라이버가 가진 최대 약점은 깨지기 쉬운 내구성이다. 헤드 소재의 한계에 부딪힌 골프업계는 구조적인 개발로 눈을 돌렸다. 페이스와 페이스 주변의 디자인, 두께의 분포, 페이스와 보디의 접합 방식, 헤드의 열처리와 연마 기술의 개발은 내구성 강화를 위한 흔적이다.

혼마는 모든 제품의 출시 승인을 받기 위해 1만~1만5000회의 내구성 시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고반발 클럽도 이 과정을 거쳐 통과한 제품만 출시하기 때문에 고반발 드라이버가 더 약하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주장한다.

마제스티는 독자 개발 물질인 나노 풀러렌 티탄과 고도의 연마 기술을 통해 헤드 강도를 향상시키고 스파이더웹 구조로 페이스의 강성을 유연하게 진화시켰다. 특히 마제스티는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보증기간 3년간 파손 횟수에 상관없이 교환 서비스를 진행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야마하와 젝시오는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왕립골프협회(R&A) 기준에 적합한 반발력의 클럽만 출시한다.

▲ 비거리의 한계는 없다?

시대를 거슬러 드라이버 비거리는 비약적인 증가를 해왔다. 골프업계는 퍼시먼(감나무)에서 스틸 소재 헤드로의 변화와 같은 혁신적인 신소재 개발에 대해 회의적이면서도 비거리의 한계성에 대한 물음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구조적 설계와 제조 공법의 기술 개발로 클럽 성능을 향상시킬 수는 있으나 R&A 규정과 소재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 의식 등의 요인으로 도구로서 가지는 한계는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간의 신체적 능력 향상이나 스윙 메커니즘의 발전으로 인한 비거리 한계는 미지수로 열어두고 있다. 디섐보가 400야드라는 목표를 세운 것처럼. 

◇ 비거리가 고민인 골퍼를 위한 제안

① 마제스티 로얄=심혈을 기울인 샤프트 기술에 주목. 뒤틀리는 부분에 고탄성 카본을 이중으로 감은 샤프트는 낮은 토크로 흔들리지 않는 임팩트를 도와 스윙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휘어지는 부분에는 초극박 카본을 채용해 스윙 스피드를 높였다. 페이스 반발 영역도 기존보다 30% 증가.    

② 야마하 인프레스 UD+2=두 클럽 더 나가는 비거리 클럽으로 친숙하다. 샤프트 팁 부분에 약 3g의 텅스텐 소재 시트를 한 번 더 감은 특허 기술로 임팩트 시 불필요한 진동을 잡아 안정성과 비거리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③ 뉴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한국 골퍼라면 눈여겨볼 드라이버. 한국인의 스윙 특성을 분석해 편안하게 긴 비거리를 낼 수 있도록 개발했다. 팁 부분의 유연성과 복원력을 높인 SP-1000K 샤프트는 자연스러운 스윙으로도 임팩트 때 헤드 페이스를 스퀘어로 만든다. 헤드 중량은 기존보다 2g 가벼워지고 샤프트 길이도 0.5인치 늘였다. 

④ 혼마 뉴 베레스=느린 스윙 스피드의 골퍼를 위해 설계한 드라이버. 더 얇아진 페이스와 내부 뒷면에 배치한 방사형 리브(Rib)가 비거리 증가를 돕고 깊어진 슬롯은 스위트스폿을 벗어나도 비거리 손실을 줄인다. 일본 사카타에서 모든 공정을 거친 뉴 아마크 샤프트는 펜싱 검에서 영감을 얻어 탄성이 뛰어나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사진=윤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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