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아마추어 우승은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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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 아마추어 우승은 옛말?
  • 고형승 기자
  • 승인 2020.06.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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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인천 서구에 있는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파72, 6929야드)에서 18일부터 나흘간 펼쳐지고 있는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에 참가한 대한골프협회(KGA) 소속 국가 대표 선수는 김서윤, 마다솜, 방신실, 윤이나, 이예원, 이정현(가나가 순)으로 모두 6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치르겠다고 발표가 되자 골프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03년 송보배의 아마추어 우승 이후 17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기대를 하게 했다. 갤러리가 없으면 그만큼 주니어 선수들에게는 압박감이 덜할 것이고 평소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는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프로 선수보다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라운드를 마친 후 방신실이 4언더파 공동 11위에 오르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마다솜과 이정현이 가까스로 메이크 컷에 성공했다. 6명 중 50%에 해당하는 3명은 컷 탈락하고 말았다. 

21일 시작한 최종 라운드에서도 아마추어 방신실은 12시 현재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공동 30위를 유지 중이다. 이정현과 마다솜 역시 하위권이다. 경기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방신실이 남은 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하더라도 선두권으로 올라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결국 아마추어 우승은 올해도 물 건너갈 확률이 높다. 

한국여자오픈에서 특히 아마추어 우승이 드문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과거 한국여자오픈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선수보다 지금은 그 숫자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2018년 참가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 한국여자오픈에는 국가 상비군도 참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물량 공세가 가능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한국여자오픈 예선전이 시행되며 상비군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반드시 예선전부터 치러야 했다. 줄어든 참가자 수로 인해 우승 확률도 그만큼 낮아졌다. 

두 번째로 경험의 차이다. 그동안 한국여자오픈은 같은 골프장에서 열리는 경우가 잦았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베어즈베스트청라 역시 2014년부터 장소가 바뀐 적이 없었다. 아마추어 때부터 같은 코스를 경험한 선수의 경험치는 현재 국가 대표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하고 폭넓다. 코스를 여러 번 경험한 선수는 어떻게 난코스를 공략해야만 하는지 피부로 느끼고 있다. 갤러리의 압박감보다 베어즈베스트청라 후반 대여섯 개 홀의 압박감이 더 클지도 모른다. 여기에 서양 잔디에서 플레이를 많이 해보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가 불리한 건 당연지사. 

마지막으로 특출한 능력을 갖춘 선수의 부재다. 과거 국가 대표라고 하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만한 선수가 있었다. 한국여자오픈 역대 아마추어 우승자인 정일미, 김미현, 장정, 송보배가 그랬고 매년 신지애를 비롯해 유소연, 장하나, 김세영, 김효주, 최혜진 등 걸출한 국가 대표 에이스가 선배 프로 선수들을 위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그런 선수를 찾기 어려워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분간 내셔널타이틀의 주인공은 프로 선수 이름만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우승자가 탄생하게 된다면 그는 다음 세대의 한국 여자 골프를 이끌어갈 선수임이 분명하다.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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