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US오픈 기권한 셰플러의 가족 사랑  
  • 정기구독
‘코로나 확진’ US오픈 기권한 셰플러의 가족 사랑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9.21 0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코티 셰플러(24, 미국)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020~2021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셰플러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에 꼽힌다. 셰플러는 톱10에 7차례 들었고 페덱스컵 랭킹 5위를 차지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US오픈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새 시즌 메이저 대회 일정부터 정상적으로 소화를 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 골프다이제스트에 게재된 셰플러의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이전의 인터뷰이다. 

●●● 우리 가족은 뉴저지 북부에서 댈러스로 막 이주해 온 사람들이었다. 여덟 살이던 나는 이미 골프에 빠져 있었다. 어머니는 일을 하셨고 세 명의 누나는 수영 대회와 골프 토너먼트에 출전했기 때문에 아버지는 항상 나와 함께 볼을 치지 못했다. 부모님은 나를 혼자 내버려둘 곳을 필요로 했지만 걱정하지는 않으셨다. 그때 우리는 랜디 스미스를 만났고 로열오크스에 가입했다. 여덟 살이던 내게 시간을 보내며 놀 곳이 생겼다는 의미였고 골프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었다. 

●●● 하지만 2년 전 이 기회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은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돈을 빌리셨다. 이것은 부모 노릇이라는 엄청난 미친 짓 중 하나다. 두 분은 이렇게 큰 희생을 치르고도 오랫동안 내게 말해주지 않으셨다. 부모님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큰일을 하신 것이었다. 그 덕분에 나는 어린 시절을 골프장에서 보낼 수 있었다. 랜디는 저스틴 레너드, 콜트 노스트와 다른 선수를 가르치고 있었다. 나는 클럽을 돌아다니면서 가르침을 함께 듣고 나를 끼워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플레이를 했다. 나도 이들 중 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라크로스, 농구, 야구, 풋볼 등 다양한 스포츠를 섭렵했다. 고등학교에서 농구와 골프로 스포츠 활동을 좁혔다. 내가 골프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 골프는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까지라도 플레이하고 싶은 단 하나의 운동이었다. 

●●● 텍사스주립대학에 입학했을 때 대학 4년을 이곳에서 보내고 싶었다. 대학 졸업장을 받는 것은 언제나 내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일이었다. 주니어 골프 시절 알던 친구들이 일찌감치 성공적으로 프로로 전향하면서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심각하게 학교를 떠나는 것을 고민하게 될 때까지 이러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아직 학생이었을 때 두 번이나 US오픈 출전 자격을 획득했고 누나가 캐디를 맡아주었다. 하지만 내 인생에 대한 많은 계획을 바꿀 만큼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어쨌거나 대학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기에는 아주 즐겁게 대학 골프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 대학 졸업 후 2018년 6월 프로로 전향했다. 운이 좋게도 두 개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출전자격을 얻었지만 그 밖의 다른 대회에는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골프를 할 장소가 필요했다. 그때 캐나다의 매켄지투어에 도전했다. 예선 대회 접수에 15분 정도 늦는 바람에 대기 순번이 100번째는 됐다. 그때 ‘예선에도 못 나가는 건가, 그럼 나는 어디서 플레이할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 나는 이렇다 할 전적이 없는 선수들이 하는 일을 했다. 월요일 예선에 출전하고 미니투어 대회에 나갔으며 가을에는 콘페리 Q스쿨에 나가 이를 통과했다. 바하마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나는 빈스 웨일리와 그의 캐디와 함께 여행을 했다. 렌터카를 예약했고 아주 작은 오두막에 도착했다. 밖에 주차된 차는 모두 낡은 상태였다. 일주일 빌리는데 500달러(약 60만원)를 지불했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그 차의 가격이 그 정도일 것이 분명했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그곳에 있는 여자가 내 나이가 25세가 안 됐기 때문에 차를 빌릴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대회장을 왕복해야 했다. 차가 없으면 대회에 출전할 수 없을 터였다. 그녀는 우리에게 25세가 넘고 미국 면허를 가진 사람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예, 우리 아버지요”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신청서에 아버지의 면허 정보를 적었다. 아버지와 나는 이름이 같았기 때문에 이 방법이 통했다. 프로가 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고 거의 사기를 칠 뻔한 사건이었다. 

●●● 나는 소셜 미디어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내 약혼녀는 더 많은 글을 올리라고 하지만 나는 하지 않는다. 가끔 소셜 미디어를 보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에 너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모든 사람이 대단한 일이라고 포스팅을 하지만 나에게는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다. 언젠가 내게도 팬이 생기고 그들이 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진다면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들어가 이들이 내 삶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누군가 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는 함께 시간을 보낼 가까운 친구들이 있다. 만일 내게 중요한 일이 생기면 이들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 내 선수 경력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고 현재 상황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에 집중할 때 최선의 결과을 거둔다는 사실을 알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매주 우승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로열오크스의 친구들과 내기를 할 때에도 마치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는 것처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 우리가 플레이할 때나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연습을 할 때면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어린아이들이 있다. 이들은 통찰력이 있다. 아이들은 랜디와 내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를 알아서 조용히 앉아 지켜본다. 우리가 그냥 시간을 보낼 때면 이를 알아차리고 와서 질문을 하곤 한다. 이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기분이 좋다. 왜냐하면 10년 전에는 나도 저 아이들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내가 저 아이들 나이였을 때 무엇을 했는지 기억한다. 할 수 있는 한 더 많이 플레이하고 싶었고 더 나아질 수 있는 아주 작은 기회를 찾으려 애썼다. 아이들은 내가 얼마나 골프를 좋아했는지 떠올리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깨닫게 한다.  

[글_킬리 레빈스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잡지사명 : (주)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제호명 :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2, 6층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사업자등록번호: 516-86-00829    대표전화 : 02-6096-2999
잡지등록번호 : 마포 라 00528    등록일 : 2007-12-22    발행일 : 전월 25일     발행인 : 홍원의    편집인 : 전민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전민선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민선
Copyright © 2024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ms@golfdiges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