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 골퍼 장하나 “힘든 아버지께 우승이 힘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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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골퍼 장하나 “힘든 아버지께 우승이 힘 됐으면…”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0.11.0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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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딸인 장하나(28)는 '효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4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다가 지난 2017년 돌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복귀를 선언했다. 아픈 어머니를 위해서였다.

장하나는 1일 제주 서귀포시의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을 차지한 뒤 "10월에 다치고 큰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안 좋은 일이 많았다. 11월로 들어서자마자 스타트를 잘 끊었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하나는 "골프친 지 20년 만에 아버지 없이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큰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힘들어하시는 걸 보면서 힘들었다. 큰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난 뒤에는 안 그래도 연세가 있으신 아버지가 없는 상황을 생각하니 무서웠다. 지난주에도 정말 기권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런 생각과 함께 팔이 저려 디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몸을 휘감아서 어쩔 수 없었다. 이번 우승으로 아버지가 힘이 나셨으면 좋겠다"라며 효심 깊은 모습을 보였다.

장하나는 LPGA 투어에서 승승장구하던 2017년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아져 한국으로 돌아왔다. 장하나가 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 뒤 한국에 홀로 남은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됐다.

당시 장하나는 복귀하면서 "세계 랭킹 1위가 유일한 목표인 줄 알았지만 이젠 부모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보다 더 즐거운 골프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늦둥이인 장하나의 우선순위 1위는 늘 고령의 부모였다. 지난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LPGA 투어 복귀 기회를 잡았지만 부모를 생각해 한국에 남기로 했다. 자신의 골프 인생을 위해 늘 뒷바라지해 준 아버지를 위한 우승이 1년 만에 나왔다.

2011년부터 10년 동안 K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하나는 7시즌 동안 매해 1승 이상씩을 거두는 꾸준한 성적을 냈다. KLPGA 투어 통산 13승으로 투어 현역 중 최다승을 갖고 있다.

장하나는 "거리가 작년보다 늘었고 아이언 임팩트가 견고해졌다. 매년 우승하기 위해서는 거리 유지하는 것,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먹는 것도, 쉬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재작년부터 대회 기간에는 고기를 안 먹는다. 나이도 들고 육체적으로도 어릴 때 같지 않다 보니 조그마한 것부터 신경을 많이 써야 작년보다 나은 올해가 가능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하나는 매해 꾸준함을 위해 스윙에 계속 변화를 줬다고도 덧붙였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장하나는 2번홀(파3)부터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지만 6번홀(파4)에서 8.2m 버디, 8번홀(파4)에서 13m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장하나는 "어느 대회든지 두 번 정도 위기가 있다. 6~8번홀과 12~14번홀에서 꼭 고비가 찾아오는데 이번에 이 두 부분을 잘 넘기고 우승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상에 대한 욕심은 많이 없지만 꾸준함의 지표인 평균 타수와 그린 적중률엔 신경이 쓰인다"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하나는 "한국으로 복귀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은퇴에 대한 얘기였다. 20승 하면 은퇴하겠다 했는데 작년 2승하고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우승한 뒤 자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하고 다음 시즌부터 안 나오는 것이 목표다. 꾸준함을 이어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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