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우승 허인회 “캐디 아내와 함께 이겨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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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우승 허인회 “캐디 아내와 함께 이겨낸 우승”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5.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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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왼쪽)와 아내 육은채 씨(오른쪽)가 함께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허인회(왼쪽)와 아내 육은채 씨(오른쪽)가 함께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성남=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급 대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6년 만에 우승한 허인회(34)가 아내이자 캐디 육은채 씨(33)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허인회는 9일 경기도 성남시의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까지 합계 5언더파 279타를 기록,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KPGA 최초 군인 신부로 우승한 이후 무려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허인회는 "저번 대회까지만 해도 '전문 캐디가 아닌 아내가 캐디를 해서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아내가 캐디한 지 3년여 됐는데 3년 내내 듣다 보니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오늘에서야 우승을 하게 돼서 그 말을 들어가게 할 수 있어 가장 기분이 좋다. 아내와 함께 이겨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육은채 씨에게 전적으로 백을 맡긴 허인회는 "외국 선수들이 여자친구, 아내에게 캐디 백을 맡기며 함께 다니는 게 보기 좋아서 나의 로망이 됐다. 그런데 성적이 안 나니까 두 배로 힘들었다. 아내가 마음고생을 많이 한 걸 알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우승할 때까지 아내와 함께하고 싶었다. 우승해야 우리가 같이해낸 게 되니까 그랬다"고 설명했다.

허인회는 "우승하면 아내와 끌어안고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오늘 스코어가 좋지 않아 그렇게는 못 했다. 사실 (6타 차 선두였던) 전날 밤에 너무 설레서 잠을 한 시간도 못 잤다"라고 말했다.

허인회는 이날 전반 2번홀(파4)에서 티 샷이 분실구가 돼 더블보기를, 3번홀(파4)에서 또 보기를 적어내며 초반부터 흔들렸다. 5번홀(파4)과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추격자들과 격차를 벌렸지만, 마지막 17번홀(파3)에서 보기, 18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우승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허인회로서는 찝찝했다.

허인회는 "오버파는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최종 라운드에 임했는데 막판 세 홀을 남기고는 집중이 안 돼서 마지막에 보기, 더블보기로 끝났다"며 "3라운드 경기(4언더파)가 우승으로 이어진 것이고, 오늘 4오버파는 정말 못 친 것"이라고 돌아봤다.

허인회가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인회가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골프 감각을 정말 뛰어난데 연습을 안 해서 '게으른 천재'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선 "와전된 부분도 없지 않은데, 한국에서 연습장에 잘 안 가는 이유는 연습장 공이 좋은 곳이 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감으로 치는 스타일인데, 연습장에서 연습하다 보면 공이 정반대로 날아갈 때가 많아서 거기에 말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연습장을 기피했는데 앞으로는 연습도 꾸준히 할 것이다. 이번 우승이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인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2월에 소니 오픈을 다녀와 보니 지금처럼 해서는 아예 게임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게으른 상태로 PGA 투어에 갈 수 없겠다는 판단이 서서 일단은 우리나라 투어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원래도 허리가 좋지 않았는데 교통사고로 허리가 더 안 좋아졌다는 허인회는 "그때 이후로 거리가 줄기 시작했다. 몸을 만들기 전엔 스윙을 바꿀 수도 없는 게 거리가 너무 줄어든다. 지금처럼 계속 감으로 칠 생각"이라고도 설명했다.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안전하게 공략해야 하는 골프장인데 나는 무모하게 쳤다. 그래서 우승한 것 같기도 하다"는 허인회는 여전히 괴짜다운 매력을 뽐내며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급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chuchu@golfdigest.co.kr]

[사진=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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