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캐디] PGA 선수와 캐디의 백신에 대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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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캐디] PGA 선수와 캐디의 백신에 대한 온도차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1.05.13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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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백신을 접종하게 될까? 일반적으로 나는 모든 캐디를 위해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것은 골프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이 골프에 관해 그리고 우리의 직업에 관해 같은 감정,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단 이 길에서 벗어나면 자갈이 깔린 길도 나온다.  

제이 모너핸 회장(PGA투어 커미셔너)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만 이는 의무 사항이 아니며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골프에 몸담지 않는 내 친구 한 명은 이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기회가 온다면 우리 모두 줄을 서지 않을까? 나는 결코 아니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그 말을 들으면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반적’이라는 말에 주의하라– 투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겁먹지 않는다.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조작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아니다. 과학적인 증거가 정반대를 가리키지만 많은 사람이 이를 독감 정도로 생각한다. 뭔가 판단을 내리기 전에 나의 설명을 먼저 듣기 바란다.

첫째, 우리는 적어도 지난해 플레이오프 기간에 NBA나 NHL처럼 ‘거품’은 없다. 선수와 캐디들은 이 말도 안 되는 사태가 시작된 이래 10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누볐고, 특히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어난 출전 포기 사태가 PGA투어 시즌을 거의 망칠 뻔했던 2020 트래블러스챔피언십 이후 투어의 안전 수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모두의 사회생활이 축소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공항과 호텔에 있었다.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난 선수가 10여 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줄여주었다. 감염된 사람 중 일부는 정말 아프고 심하게 앓았고 확실히 우리의 관심이 이 사태에 쏠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아는 것과 자신이 실제로 아픈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둘째, 이들 선수와 캐디 중 많은 사람이 30세 이하다. 직업이 무엇이든 간에 이 정도 나이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무적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프로 선수가 지니는 자만심과 결합하면 우리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변명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 아프지 않다면 분명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임은 알고 있다. 

많은 선수와 캐디가 접종을 받지 않을 것이다. 내가 예상한 바로는 1/4에서 1/3 사이 어디쯤일 것 같다. 하지만 접종을 받지 않을 경우 빚은 결과에 대해서는 선수와 캐디가 많이 다르며 이는 건강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만일 선수가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그는 최대 2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투어는 그에게 7만5000달러(약 838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것이다. 선수가 음성 판정을 받거나 무증상임을 보여주면 그는 다시 플레이할 수 있다. 캐디가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그는 투어 기금에서 5000달러(약 560만원)를 받는다. 그러나 그가 코스로 복귀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가 전에도 한번 언급했듯, 캐디는 언제나 단 한 번의 저조한 대회, 라운드, 샷 혹은 판단만으로도 일자리를 잃고 교체될 수 있다.

내가 2주 동안 일을 하지 못했는데 내 선수가 상승세를 탔다고 가정해보자. 혹은 그가 슬럼프에 빠져서 양성 반응을 보인 나를 깔끔하게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도 있다. 어쩌면 그는 나보다 임시 캐디를 더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른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버리는 것은 냉혹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는 비즈니스다(때로는 그럴 만하다. 어떤 선수는 자신의 캐디가 방역 수칙을 어기는 것을 보고 그를 해고할 뻔한 경우도 있었다). 물론, 내게도 백신 접종에 대해 약간의 이견은 있지만 생계가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 차례가 되면 나는 반드시 백신을 접종할 것이다.

캐디가 자신의 일을 계속하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많은 선수는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캐디에게 백을 계속 메고 싶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들이 누군가의 개인적인 권리나 신념을 짓밟으려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그들 자신보다 자신의 아내와 가족을 더 보호하려 하는 것이다.

내가 형제처럼 생각하는 내 선수도 내게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에 대해 의논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내게 최선을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는 걸 알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그렇게 이타적이지는 않다. 어느 캐디는 그의 선수의 강권으로 1차 접종을 받았다. 접종을 받은 후 그는 자신의 선수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가 뭐라고 했을까? “천만에요. 하지만 나는 당신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에요. 나를 위해서 당신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선수와 캐디는 백신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글_조엘 빌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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