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김해림(32)이 목표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0승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해림은 4일 강원도 평창군의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해 이가영(22)과 연장전을 치렀고, 연장 첫 홀(18번홀, 파5)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김해림은 지난 2018년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우승 이후 3년 2개월 만에 KL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은 김해림은 상금 랭킹 11위에 올랐다.
그는 "3년 만에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오랜만에 챔피언 조로 나가서 우승까지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부담도 됐다. 또 비 내리는 날 약한 편이라 걱정했는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스스로 잘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뇌었다"고 말했다.
비 내리는 날 몸 회전이 잘 안 되고 손을 쓰는 경우가 많아 감기는 볼이 나오면서 약한 면모가 많다는 김해림은 "오늘도 첫 홀부터 샷이 왼쪽으로 가서 심리적으로 불안했지만 계속 괜찮다고 스스로 말하면서 경기를 끌어갔다"고 돌아봤다.
김해림은 전반 5번홀(파5)에서 버디 1개를 잡는 데 그쳐 맹타를 휘두르던 이가영에게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후반 13, 14번홀에서 샷감을 잡아 두 번째 샷을 연속해 핀 60cm 거리에 붙이고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김해림은 어려운 16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5m 거리에 보내 버디를 잡았다. 그러자 이가영이 17번홀(파3) 2.6m 버디와 18번홀(파5) 3m 버디로 김해림에 1타 앞선 채 경기를 먼저 마무리했다.
김해림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4m 버디를 잡아내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그는 "마지막 홀로 오면서 (이)가영이의 스코어가 궁금해 그린에 대기 중인 후배들에게 물어봐 버디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여태까지 퍼트 연습한 것을 모두 다 쏟아내겠다는 각오로 퍼팅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가영과 엎치락뒤치락 우승 경쟁을 펼친 것에 대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집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김해림은 "일본에 진출해서 힘들었던 것, 백스윙을 못 할 정도로 아프고 힘들어서 한동안 골프를 하지 못했던 것, 오랜만에 우승한 것 등이 모두 떠올라 눈물도 났다"고 말을 더했다.
김해림은 "이번 우승을 통해서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다. 남은 시즌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든다"며 "KLPGA 투어 통산 10승을 채우는 것이 1차 목표다. 채울 때까지 몸 관리를 잘해 꼭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왼쪽 어깨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은 바 있는 김해림은 "아직 통증은 있지만 치료받고 주사도 맞아서 호전되고 있는 것 같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안 되면 수술을 받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라운드에서 캐디 없이 나 홀로 플레이를 펼쳐 7언더파를 몰아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던 김해림은 2, 3라운드에서는 비가 내려 하우스 캐디를 대동해 경기를 펼쳤다.
김해림은 "앞으로 캐디 없이 플레이하겠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분명히 캐디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다. 전문 캐디를 써야 하는데 신중하게 선택할 생각이다. 여건이 안 되면 혼자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예지몽을 꾼 것 같다고 했던 김해림은 "1라운드 전날에 금이 가득한 곳에 들어가서 내가 다 가지는 꿈을 꿨다. 설마 했는데 우승까지 해서 신기하다"고 소개했다.
[사진=KLPG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