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특집] 젖어도 좋은 골프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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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특집] 젖어도 좋은 골프 클럽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1.07.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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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미즈노 T20 Wedge 56°. ② 테일러메이드 Hi-Toe RAW Wedge 58°. ③ 클리브랜드 RTX Deep Forged Wedge 56°. ④ 핑 G425 Iron #7.  

비 오는 날 젖은 잔디에 유리한 클럽이 있을까. 두 가지를 따져야 한다. 안정적인 선택을 할 것인가, 젖어도 두렵지 않은 클럽을 고를 것인가. 

새벽 라운드의 이슬 맺힌 젖은 잔디는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흔한 상황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는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비까지 마주해야 한다. 비가 오거나 젖은 잔디 조건에서는 클럽의 성능을 100% 구현할 수 없다. 키워드는 수분과 마찰력이다. 클럽 페이스와 볼 사이에 수분이 끼어들면 마찰력이 약해지고 스핀양 감소로 이어진다.

골프다이제스트는 GD 실험실에서 그루브에 낀 이물질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스윙 로봇 테스트 결과 그루브에 가장 취약한 환경 요소는 물과 잔디였다. 물에 젖은 웨지는 백스핀양이 40% 이상 감소했다. 잔디가 묻은 웨지의 백스핀양은 절반 이상 떨어졌다. 우천 시 물에 젖은 잔디는 클럽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결정적 요소가 된다.  

그렇다고 라운드를 포기할 순 없는 노릇. 든든한 장비는 이럴 때 필요하다. 강수량을 따져가며 복잡한 스윙을 고민하지 않고도 클럽 선택만으로 젖은 잔디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을 소개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장비는 우천 라운드에서 당신의 플레이를 도울 무기다.

◆ 기술적 접근법

클럽의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하자. 클럽 개발자들은 젖은 환경에서도 클럽이 스핀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술적 장치를 마련했다. 수분이 페이스에 오래 머물지 않고 빠르게 배출되도록 하는 설계다.

일반적인 페이스 밀링 처리는 건조한 환경에서는 스핀을 만들어내는 데 효과적이지만 젖은 조건에서는 오히려 수분을 가둬 스핀 성능을 떨어뜨린다. 하이드로플레이닝(Hydroplaning)이라고 하는 수막 현상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자동차 타이어가 고속으로 회전할 때 그루브 사이에 있는 물을 배수하는 기능이 감소되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형성되고, 타이어 밑에 있는 물의 압력과 타이어에 작용하는 중력에 의해 노면 접지력이 없어져 물 위에 떠서 미끄러지는 상태다.

클럽을 선택할 때 ‘하이드로(Hydro)’라는 단어를 기억하면 좋다. 미즈노는 하이드로플로 마이크로 그루브(Hydroflow Micro Groove) 기술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젖은 환경에서 스핀 성능 유지를 위한 장치다. 이 기술력이 들어간 T20 웨지로 미즈노 자체 테스트한 결과 일반 모델과 비교해 약 30야드 거리에서는 최대 1000rpm, 60야드 이상의 거리에서는 최대 2000rpm 이상 백스핀양의 차이를 보였다. 추가로 T20 웨지는 지면의 저항이 늘어나는 젖은 환경에서 헤드 자체의 수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테이퍼드 블레이드(Tapered Blade) 디자인을 채용했다.

하이드로펄 스틸 마감의 핑 G425 아이언도 물과 화합되지 않는 성질의 소수성을 제공하여 습기와 젖은 잔디에서도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 블랙 PVD 코팅을 적용하여 하이드로펄 크롬으로 마감한 G710 아이언도 효과적이다. 스핀양을 유지하기 위해 소재가 아닌 그루브 디자인에 힘을 싣는 방법도 있다. 테일러메이드 하이-토 로(Hi-Toe RAW) 웨지는 그루브 간격을 좁히면서 깊고 날카롭게 설계해 젖은 지면에서 스핀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페이스에 자연스럽게 녹이 발생할 수 있도록 도금을 생략한 것도 비 오는 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이다.

클리브랜드에서 새롭게 출시한 RTX 딥 포지드(Deep Forged) 웨지는 19개의 그루브를 더 깊숙하게 파 젖은 잔디에서도 스핀양을 유지하도록 진화시켰다.    

1 테일러메이드 SIM2 Max Rescue #4.2 미즈노 ST-Z Hybrid #5.3 캘러웨이 Apex Hybrid #4.4 스릭슨 ZX Utility Iron #3.5 타이틀리스트 U·510 Utility Iron #3.6 PXG Battle Ready Bat Attack Putter.
① 테일러메이드 SIM2 Max Rescue #4. ② 미즈노 ST-Z Hybrid #5. ③ 캘러웨이 Apex Hybrid #4. ④ 스릭슨 ZX Utility Iron #3. ⑤ 타이틀리스트 U·510 Utility Iron #3. ⑥ PXG Battle Ready Bat Attack Putter.

◆ 선택적 접근법

우천 시 클럽의 현명한 선택은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접근 방법이다. 비 오는 날은 멘탈도 흔들린다. 심리적으로는 공을 더 멀리 보내려고 신호를 보내고 몸은 자신도 모르게 경직된다. 스윙은 빨라져 리듬을 잃기 십상이다.

악천후에는 도전적이기보다 안정적인 클럽 선택이 필요하다. 부담스러운 페어웨이 우드와 롱 아이언은 피하는 걸 추천한다. 대신 하이브리드와 드라이빙 아이언으로 대체하자. 편안한 스윙으로도 충분한 비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클럽이다.

하이브리드는 낮은 무게중심 설계로 관용성이 뛰어나고 힐과 토가 지면과 닿는 면적을 최소화해 젖은 잔디에서 유리하다. 특히 드라이빙 아이언은 중공 구조로 어떤 상황에서도 스윙이 쉽고 편하고 높은 탄도의 샷도 가능하다.

그린과 그린 주변 플레이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지면이 무른 상태에서 하는 어프로치 샷은 뒤땅의 위험이 크다. 로프트가 큰 웨지의 바운스를 활용한 샷 메이킹이 필요하다. 또 젖은 그린에서 런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 홀을 공략하는 캐리 거리 계산에도 용이하다.

우천 시 가장 난감한 건 퍼팅이다. 그린 스피드가 무의미해진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무게감 있는 퍼터가 거리를 맞추는 데 유리하고, 직진성과 안정성이 좋은 말렛 퍼터가 적합하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사진=조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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