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우리가 아직 모르는 패트릭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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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우리가 아직 모르는 패트릭 리드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1.09.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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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존 루미스
사진=존 루미스

드디어 패트릭 리드가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 이미지와 비판 섞인 평가에 입을 열었다. 

리드에게는 아름다운 아내와 아이들이 있고, 그린 재킷과 9승의 전적이 있으며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일곱 차례 미국 대표로 선발되었다. 서른 살의 나이에 구축한 이런 기록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토대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이토록 뛰어난 성취의 반짝이는 빛을 앗아간 이런저런 사건과 구설수가 이어졌다. 현재까지 리드는 대학 시절의 논란에 대해서만 심정을 털어놓았다.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살고 있는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도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런 종류의 가십 기사는 얄팍한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유일하게 확실한 사실은 그 이면에 우리가 모르는 상처가 있으며 리드는 아직 그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글라스 뒤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내인 저스틴도 골프팬들이 남편을 향해 거친 말을 할 때마다 상처를 견디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들이 얼마 전에 가입한 플로리다주 플라시다에 있는 코럴크리크클럽에서 리드 부부를 만났다.

“여기서 많은 위안을 받으면서 행복을 찾았다.” 두 사람에게는 여섯 살 난 딸 윈저웰스와 세 살배기 아들 배럿이 있다. (클럽의 회원들과 직원들은 리드 가족에 대해 오로지 칭찬만 늘어놓았다.) 다음은 우리(맥스 애들러)가 패트릭과 나눈 그날의 대화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한 것이다.  

사진=존 루미스
사진=존 루미스

●●● 당신이 코스에서 발휘하는 능력이야 확실하지만, 팬들은 인간적인 면을 궁금해한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까?

투어에는 세 종류의 선수가 있다. 언제나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주는 수다형 선수는 그렇게 해야 플레이가 잘되기 때문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선수는 플레이가 잘 풀릴 때는 그걸 숨기지 않고 잘 안될 땐 클럽을 내던진다. 세 번째는 목표에만 집중하고 다른 것은 모두 차단하는 타입이다. 주로 세 번째 방식을 시도해왔고, 스위치를 끄고 집중하는 능력이 성공 비결이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잘못된 이미지가 굳어졌다. 나는 사람을 사귀려고 연습장에 가는 게 아니다. 얼른 연습을 마치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에 돌아가서 쉬고 싶다. 하지만 코스 밖에서 나를 본 사람들은 내가 다정하고 상당히 유머러스하며 태평한 성격이라는 걸 알게 된다. 나도 밖에서는 언제나 사람들과 어울려서 농담을 주고받는다.  

●●●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 지었을 때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당신의 우승보다 가족사에 더 치중한 기사를 봤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90cm의 그 퍼트가 컵에 들어갔을 때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었다. 메이저 대회의 우승, 오거스타에서 우승하는 것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 해냈다는 생각뿐이었다. 해냈어! 그린에서 내려와 아내와 입을 맞췄다. 스코어를 접수하고 시상식이 있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은 버틀러 캐빈에 갔을 때였다. 윈저웰스를 현장에 데려왔을 줄은 몰랐다. 그 어린아이가 달려와서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아빠 사랑해, 아빠가 해냈어.” 마음이 녹아내렸다. 아이들에게 사람들을 존중하며 행복하게 살라고 가르쳤는데 그 아이가 나를 영웅으로 우러러본다면 세상에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다른 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솔직히 나중에 나온 기사나 보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 스포츠 팬들은 종종 가혹할 때가 있다. 투어 대회에 아이들을 데려오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나?

대회에 따라 다르다. 어떤 곳은 조금 더 심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나아지는 것 같다. 그것도 아마추어와 프로 골프의 큰 차이점 가운데 하나다. 군중, 특히 험악하고 고약하게 굴려는 사람들을 차단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아이들을 대동할 경우 온 마을을 꾸려야 하니 우리 팀으로서는 훨씬 준비할 게 많다는 걸 알지만 내게는 큰 힘이 된다. 플레이를 잘하건 못하건 숙소에 가면 다 잊을 수 있다. 호텔에서 혼자 지내면 지난 라운드에 골몰하게 된다. 숙소에서 아이들과 놀다 보면 모든 걱정이 사라진다.  

●●● 당신이 부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심지어 그래야만 플레이를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진짜로 그런가?

전혀 그렇지 않다. 세상에 부정적인 에너지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소음에 휘말려 집중력을 잃기보다 그런 건 철저하게 분리배출해야 한다. 혐오 발언을 들으면서 심신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건 어렵지만, 그건 어떤 직업에 종사하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언제나 있을 테니, 그들을 무시할 수 있도록 멘탈을 단련하는 수밖에 없다.

●●● 앞으로는 팬들과 조금 달리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지금까지 해온 대로 계속할 생각이다. 대회 현장에 갤러리로 나왔다는 건 플레이를 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할애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 투어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나왔고, 그러므로 그들이 설사 우리를 존중하지 않겠다고 작정했더라도 우리는 그들을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 다만 어느 한 골퍼에게 욕설을 하면 사실상 그 그룹의 모든 골퍼가 불쾌함을 느끼고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그렇다고 그런 팬에게 똑같이 맞받아치는 건 결코 옳지 않다. 마이너스를 두 개 더한다고 플러스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존 루미스
사진=존 루미스

●●● 언론이 불공정하다고 느낀 적은 없나?

있다. 많은 부분을 곡해하고 근거 없이 보도했다고 생각한다.

●●● 예를 들면?  

속임수를 썼다는 주장이다. 그건 전혀 진실이 아니다. 어떤 운동선수, 가장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그 어떤 골퍼도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 정확한 드롭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정확한 드롭이었던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건 규칙 위반이고 그에 따른 벌칙을 받는다. 그런 일은 늘 일어난다. 속임수는 의도적으로 이익을 보려는 행동이다. 나는 속임수를 써서 이기는 것보다 최선을 다해 패하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PGA투어 선수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다들 똑같이 말할 것이다.

그런 말은 나를 지목한 것이든 다른 누구를 겨냥한 것이든, 잘못이고 거짓이다. 우리는 그야말로 피, 땀, 눈물로 여기까지 왔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며 롤모델이 되려 한다. 유명 운동선수나 성공한 CEO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들 한목소리로 하는 말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모두를 기쁘게 해줄 수는 없다. 언젠가는 언론의 시선이 바뀌길 바라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는 사람이 내가 아니니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다.

●●● 동료들의 인정은 당신에게 중요한가?

매우 중요하다. 나를 알고 코스 밖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의견이 특히 중요하다. 이 게임에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 랭킹 1위에 올랐던 사람들이 나를 지지해주면 큰 힘이 된다. 그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 투어에서 가장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웨버(웨브 심프슨)와 얘기를 많이 하고 타이거 우즈와도 자주 한다. 버바 왓슨과는 상당히 친하다. 더스틴 존슨과는 대회에서 만나면 얘기를 나눈다. 일일이 거론하자면 끝이 없다. 재미있는 건 몇몇 선수의 성격이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이다. 타이거와 더스틴은 스펙트럼의 양극단이다. 하지만 골프를 마치면 우리도 함께 어울려서 평범한 사람들처럼 지낼 수 있다. 운동선수 대부분은 그런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지길 원한다. 어떤 종목이나 분야에서 아주 뛰어나다고 해도, 그 역시 친구들과 어울리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  

●●● 앞으로는 곤란한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달리 대처할 생각인가?

항상 경기 위원을 부를 것이다. 플레이어스의 목요일 라운드에서 나는 조던 스피스, 존 람과 한 조가 되었다. 두 번째 홀에서 나는 배수로를 피해 드롭을 해야 했다. 조던에게 상황을 보여주며 경기 위원을 부르겠다고 했더니 그는 “배수로인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존에게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했다. 프로로서 우리는 규칙을 숙지하고 해석의 여지가 없는 것은 특히 잘 알고 있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건 안타까운 일인데 그러면 페이스가 흐트러지고 다른 선수의 리듬까지 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전화로 촬영 중인 어느 팬에게는 각도가 비틀어질 경우 상황이 희한하게 비칠 수도 있다. 기술은 도움도 되지만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요즘은 볼이 정확하게 어느 지점에서 페널티 지역으로 들어갔는지, 어디서 바운스가 일어났는지 고화질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그룹의 선수 전원과 경기 위원이 모여서 최선의 절차를 의논하곤 했다. 가끔은 잘못된 판정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 결과를 받아들였다. 가끔은 기술이 혼란만 가중시키기도 한다.

●●● 당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PGA투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나?

없다. 경기 위원과 얘기할 때는 늘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바하마에서 슬러거 화이트에게 얘기를 했을 때 경기 위원들은 이미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고 합의를 본 상태였다. 만약 고의적이었다면 실격을 당했을 것이다. 동영상을 봤더니 모래가 움직였고 그에 따른 벌칙을 물었다. 슬러거가 말했다.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토리파인스에서 라운드를 마쳤을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 수석 경기 위원이 우리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며 말했다. “당신이 모든 것을 원칙대로 처리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 브룩스 켑카나 피터 코스티스처럼 잘 알려진 선수들이 당신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였을 때는 어떻게 대응했나.

나는 브룩스와 상당히 친하고 우리는 골프를 자주 함께 한다. 브룩스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 사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나의 언행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조금 벗어난 얘기일지 모르지만, 나한테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에게 성공의 길을 보여주고, 원대한 꿈을 이루려면 성실하게 노력하면서 자신이 지닌 것을 즐겨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는 것이다. 지름길 같은 건 없다. 내가 나 자신보다 더 큰 가치, 이를테면 가족과 나라를 위해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나자 노력하려는 동기가 100배로 늘었다. 자신의 노력이 그런 의미를 가지면 다른 사람들이 생각 없이 내뱉는 말쯤은 얼마든 무시할 수 있다.  

사진=존 루미스
사진=존 루미스

●●● 이제 조금 재미있는 얘기를 해보자. 영화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당신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누가 당신 역할을 맡으면 좋을까?

당연히 잭 니컬슨이다. 그는 재치가 넘친다. 그가 맡은 수많은 역할을 보면 첫인상은 불분명하다. 진지하게 보이다가 갑자기 씩 웃으며 농담을 해댄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 휴일을 보내는 최고의 방법은?

트레이닝 바지에 후드 티를 입고 아이들과 집 안을 뛰어다니는 것. 너무 시끄럽게 구는 바람에 아내가 질색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요리를 조금하는 것. 바비큐를 아주 좋아한다.  

●●● 내가 스테이크 같이 먹자고 찾아간다면, 어떻게 요리해줄 건가?

흠, 그건 부위에 따라 다르다. 살코기라면 완벽하게 미디엄 레어로 굽는 방법을 얼마 전에 배웠다. 주철 프라이팬에서 양쪽을 바짝 굽고 프라이팬째 오븐에 넣고 200도로 굽는다. 뼈가 있는 리브아이라면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 마늘 가루, 스테이크 시즈닝(이건 나트륨 성분 함유량을 잘 보고 사야 한다) 등에 밤새 재워놨다가 냉장고에서 꺼내 실온에 둔 것을 바짝 달군 그릴에 올린다. 12분 정도 식혔다가 테이블에 내가는 게 중요하다. 프라임 리브는 90도 정도로 맞춘 훈연기를 사용할 것이다. 뼈가 세 개 붙은 덩어리를 미디엄 레어로 익히려면 6~8시간은 걸린다. 요리가 끝나기 전에 온도를 조금 높여서 바짝 구우면 겉이 바삭해진다.  

●●● 당신은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도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어떤 단체를 지원했고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싶다.  

사람들을 돕고 싶은데 그걸 소셜 미디어에서 밝힌다면 마치 그걸로 다른 효과를 누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주니어 골프, 노숙자 쉼터, 재난 구호 기금, 로널드 맥도날드, 암 센터, 참전 용사 등이다. 이들은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병원에 가서 아픈 아이들을 만나 다 괜찮을 거라고, 의사 선생님이 다 고쳐줄 거라고 얘기하면,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 같다가 희망이 생겼다는 식으로 아이들의 표정이 바뀐다. 그런 느낌이 몇 시간에 그치건 아니면 몇 달이 지속되건, 그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이다. 우리는 대부분 홀가분하게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플레이를 하고 대회에 나간다. 그런 삶이 더없이 감사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하지만 그걸 떠들어대면 기쁨이 사라진다.  

●●● 처음 골프 클럽을 잡은 때는 언제인가?

조그만 플라스틱 클럽이었다. 마당에서 스윙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집에 작고 하얀 개가 있었다. 내가 실수로 개를 맞혔고 개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는 내가 개를 죽인 줄 알고 겁이 나서 집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런데 몇 분 뒤 개가 볼을 입에 물고 놀자며 문 앞에 와 있었다. 마치 볼이 이것뿐이냐고 묻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 청소년기의 당신에게 게임은 어떤 의미였나?

탈출구였다. 가장 사랑하는 것이었다. 헤드폰을 쓰고 연습을 하며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열 살이 되어 그 연령대의 그룹에서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게임이 쉬워 보였다. 열세 살 때 AJGA에서 17세 형들을 상대로 플레이를 했다. 비거리가 50~60야드나 차이가 나고 무참하게 패한 뒤 그들을 따라잡으려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면서 지금의 쇼트 게임과 샷 메이킹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10대에는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골프만 변함이 없었다.

●●● 아내 저스틴은 어떻게 만났나?

조지아대학 1학년 때 저스틴의 여동생 크리스가 루이지애나대학에 다녔다. 크리스가 우리 학교에 왔다가 데이트를 하게 됐다.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그래서 페이스북으로 저스틴에게 물어봤더니 동생은 잘 들어왔고 아무래도 나하고는 잘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저스틴과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간호사가 되기 위해 복수 전공을 하는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렇게 2년 정도 대화를 나누다가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었다.  

●●● 스물한 살 때 집을 나와서 저스틴과 살기 시작했다. 처음 같이 지냈을 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거칠었다. 우리는 도로의 전사들처럼 저스틴의 렉서스 IS 250 세단을 몰고 예전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월요일 예선전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나는 여분의 클럽과 옷을 챙겼고 저스틴은 화장품 가방과 헤어 제품 가방, 신발 50켤레를 가지고 다녔다. 티 타임에 맞추기 위해 저스틴이 밤새 운전하는 동안 의자를 눕혀서 눈을 붙이려고 애쓰던 걸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그해에 저스틴이 캐디를 하면서 여덟 차례의 예선을 거쳐 여섯 개 대회에 출전했다. 저스틴은 나를 돕기 위해 자기 꿈을 포기했다. 그건 결코 잊을 수 없다. 저스틴의 그런 성품을 반만 따라가도 좋을 것 같다.  

●●● 당신이 거둔 9승 가운데 여덟 번은 그의 오빠인 케슬러가 캐디를 맡았으니, 그의 역량은 의심할 바 없다. 하지만 저스틴은 어땠나?

처음에는 의구심이 들었다. 무엇보다 저스틴의 간호사 일이 우리의 유일한 수입원이었다. 자기 몸보다 큰 가방을 지고 계속 따라다닐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운동선수 출신답게(그는 대학 시절에 수영과 축구를 했다) 언제 힘을 쓰고 긴장을 늦춰야 하는지 잘 알았다. 2012년에 치른 Q스쿨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두 라운드를 마쳤을 때 우리는 백 몇 위였다. 몇 홀에서 OB가 났을 때 나는 “짐을  싸자”고 말했다.

우리는 2주 후에 결혼할 예정이었다. 호텔에서 돈을 더 쓰는 건 의미가 없었다. 내 인생에서 골프에 참패를 당한 최초의 순간이었다. 뛰어난 선수들은 너무 많고 나는 헤어나지 못할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았다. 그때 저스틴이 말했다. “나한테 하루만 더 줘. 그래도 플레이가 안되면 그때 집에 가자. 하지만 이것도 월요일 예선처럼 임해야 돼.” 거기서 한 20분 정도 실랑이를 했던 것 같다. 결국 내가 물러났다. 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계속 올라갔고 네 라운드를 더 마친 후 커트 라인으로 카드를 손에 쥐었다. 그보다 나를 더 믿어주는 사람은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일이 풀린 게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나를 제대로 응원해주는 짝을 만나면 이 세상에 한계란 없다.

●●● 당신이 받지 못한 것 가운데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은 거의 대부분 내가 어려서 경험한 것과 정반대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특별하다. 다른 문화권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경험은 우리를 원만한 사람으로 만든다. 뉴스로만 세상을 접하면 부정적인 것만 보게 된다. 나도 터키에서 플레이하기 전까지는 골프 코스를 나서자마자 최대한 빨리 호텔에 가야 하는 나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두말할 필요 없이 친절하고 순수했으며, 음식도 너무 맛있었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선입견을 갖는 것보다 더 나쁘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

●●● 이른바 골프 부모, 어린 골퍼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은 아주 많다. 일단 재미있게 해줘야 한다. 하루 7시간은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에게도 집중하기 대단히 어려운 긴 시간이다. 물론 효율적인 연습을 하되, 그런 다음에는 뛰어다니게도 하고 연습장으로 소풍 간 것처럼 놀아줘야 한다. 아이가 장난을 그만두고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면 플레이에 임하는 태도가 저절로, 자발적으로 바뀐다.

●●●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행동 가운데 멀리건을 받을 수 있다면?

이 질문은 천 번쯤 받은 것 같은데, 흡족한 대답이 떠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 우리가 코스에서 한 모든 행동은 우리 능력으로는 최선이었다. 그 순간 내릴 수 있는 최고의 결정이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적이 있다는 건 알지만, 되돌리고 싶은 건 없다. 그런 실수와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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