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투어 우승은 대단한 업적…최경주 “한국인 자부심 갖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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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투어 우승은 대단한 업적…최경주 “한국인 자부심 갖고 한다”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9.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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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김동은이 대선배 최경주의 챔피언스투어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루키 김동은이 대선배 최경주의 챔피언스투어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여주=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최경주(51)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스투어는 만 50세 이상의 선수가 출전하는 단순한 시니어 투어가 아니다. 풀 시드를 받는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그만큼 대우도 환상적이다. 최경주는 "기가 막힌다"고 표현했다.

최경주는 30일 경기 여주시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1라운드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챔피언스투어 우승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일단 최경주는 "챔피언스투어에 아시아 선수가 참가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리지 않은 상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상금이 충족돼야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산 상금 1400만 달러(약 166억원) 이상을 기록해야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 통산 상금 34위에 올라 있는 최경주는 통산 8승과 함께 3280만3596 달러(약 389억원)를 벌었다. 자연히 챔피언스투어 자동 출전권을 갖고 있다.

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14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 선수는 퀄리파잉 스쿨이나 월요 예선을 통해 참가해야 한다.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도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어니 엘스(남아공),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짐 퓨릭(미국), 프레드 커플스(미국), 비제이 싱(피지) 등 PGA 투어 스타 선수들이었다. 동양인은 최경주가 유일하다.

최경주는 챔피언스투어를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PGA 투어는 연습 라운드부터 빡빡한 룰에 의해 진행되고 선수들 간의 경쟁이 상상 이상으로 극심하다. 챔피언스투어는 자유롭다. 의사 소견서가 있으면 경기 중에도 카트로 이동할 수 있고 연습 라운드도 선수들 편의에 맞춰 진행한다. 경기 중에는 물론 정정당당하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지만 경기 외적으로는 따뜻하다. 항상 서로를 격려하는 분위기다.

최경주는 "은퇴할 나이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환경을 만들어놓은 것이 정말 기가 막힌다. 게리 플레이어,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가 만든 환경이다. 정말 좋은 선배들"이라며 웃은 뒤 "내가 좋아서 한 거지만 '이런 축복이 있으려고 21년 동안 PGA 투어에서 고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선수들의 기량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최경주는 "챔피언스투어에서 딱 두 경기를 해본 뒤 '흐지부지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선수가 열심히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같이 경기하는데 나보다 30야드를 더 때린다. 대충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느끼고 지난해 9월부터 재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최경주는 "1996년도에 처음 꿈이었던 한국 프로 상금 랭킹 1위 꿈을 이루고 1997년 월드컵 골프에 참가했다. 거기서 미국을 보고 PGA 투어에 가야겠다는 꿈을 꿨다. 2000년에 PGA 투어에 입문하고는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캐디백에 태극기를 달았다. 한국에 대한 자긍심, 자부심,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해온 것 같다. 챔피언스투어를 계속하는 이유도 한국 사람이라는 긍지 때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챔피언스투어에서도 내가 해야 할 본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부심을 갖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스투어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최근 한 달 동안 퍼트 수가 부쩍 줄었고 대회 마지막 날에 퍼트가 굉장히 잘됐다. 또한 2주 전 샌퍼드 인터내셔널 연장전에서 준우승을 했지만 당시 우승 이상의 값어치를 느꼈던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또한 최경주는 "기술적으로는 고질적이었던 근육통이 많이 사라졌고 스윙 턴도 회복됐다. 체중도 많이 올라와서 전성기 때보다 고작 4kg 부족한 정도다. 4경기까지 치러도 에너지가 처지지 않을 정도로 체력도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년 동안 챔피언스투어에서 열심히 경기할 생각인데 매년 1승씩 하면 좋겠다. 올 시즌 6개 대회가 남았다. 그중 좋아하는 코스가 두 군데 있기 때문에 기대감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목표에 대해서도 밝혔다.

최경주의 또 하나의 원동력은 골프 꿈나무들이다. 꿈나무들을 위해 최경주 재단을 운영하는 그는 이날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도 재단 꿈나무를 캐디로 대동했다.

그는 "재단 꿈나무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칠까' 생각을 해볼 때가 있다. 일반 대회와 프로 대회는 공략, 세팅,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프로들의 경기를 본 꿈나무들이 '샷을 했을 때 무게감이 다르다'는 표현을 하더라. 대회를 마치고 나면 자기 세계를 확장하는 시간이 되지 않겠나 싶다. 골프 인생에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꿈나무들을 격려했다.

다만 이날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 28일에 입국한 최경주는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엮어 3오버파 75타를 적어내 공동 110위에 머물러 있다.

최경주는 "경기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굉장히 즐거웠다. 후배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페어웨이를 안 때리면 고생한다는 걸 오늘 특히나 더 많이 느꼈다. 퍼팅도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는 몸이 더 회복될 거라고 보고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치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밝혔다.

[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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