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골프 그립 선택 가이드 '그립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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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골프 그립 선택 가이드 '그립의 세계'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1.10.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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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는 고작 몇 미터의 비거리 증가를 위해 끊임없이 신기술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많은 골퍼가 그립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 사진_김시형

모든 골퍼를 만족시키는 단 하나의 그립은 존재하지 않는다. 골퍼마다 손의 크기가 다르고 선호하는 그립 재질도 다르다. 손에 땀이 많은 골퍼도 있고 건조한 골퍼도 있다. 하지만 많은 골퍼가 클럽을 구매할 때 장착된 그립을 몇 년간 바꾸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그립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골퍼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 점점 닳고 경화되기 시작한다. 미끄럽고 닳아버린 그립은 골프 스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이즈 선택과 착각

그립 사이즈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되는데 언더사이즈, 스탠더드, 미드사이즈 그리고 점보 사이즈다. 그립 끝부분에 아무 표시가 없다면 스탠더드 그립일 확률이 높다.

투어에서는 브라이슨 디섐보와 버바 왓슨처럼 두꺼운 사이즈의 그립을 선호하는 골퍼들이 있다. 두꺼운 그립은 손목이 회전하는 반경을 줄인다. 따라서 훅 구질을 가진 골퍼들은 더 두꺼운 그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슬라이스 구질을 가진 골퍼는 더 얇은 그립을 선호한다.

최근 그립 소재가 경량화되면서 두께가 매우 두꺼운 슈퍼 점보 사이즈 그립도 출시되고 있다. 그립 사이즈는 매우 두껍지만 스탠더드 그립보다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제조사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그립 사이즈를 찾는 일반적인 방법은 그립을 잡았을 때 중지와 약지가 손바닥에 겨우 닿을 정도의 그립을 찾는 것이다. 손의 크기에 맞춰 장갑을 구매하듯 그립도 손 크기에 맞는 그립을 선택해야 편하고 안정적인 스윙을 할 수 있다.

손을 그립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립을 손에 맞춰야 한다. 사이즈가 맞지 않는 그립은 너무 크거나 작은 신발을 신고 달리기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

참고로 많은 골퍼가 그립 안쪽에 58, 60처럼 숫자로 표시된 것을 그립 사이즈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 숫자는 그립 사이즈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립 내경 사이즈를 표시하는 것이다.

골프프라이드는 그립을 장착했을 때 그립 끝에서 2인치 아래의 그립 외경 사이즈가 0.90인치가 되면 남성 스탠더드 그립이라고 정의한다. 그립을 장착하지 않은 샤프트의 버트 외경이 0.58인치일 때 내경 사이즈가 58이라고 표시된 그립을 장착하면 외경 0.90인치의 스탠더드 그립을 장착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샤프트 버트 외경이 0.60인치라면 60의 내경을 가진 그립을 장착하면 스탠더드가 된다. 결국 샤프트 두께가 다르면 스탠더드 사이즈 그립을 장착해도 그립 두께가 달라진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립 내경 사이즈를 구분해서 출시하는 것이다. 그립 내경을 표시하는 숫자가 작아질수록 그립 고무 두께가 늘어나기 때문에 샤프트 두께가 동일할 경우 내경 사이즈가 작은 그립을 장착하면 약간 두껍게 느껴진다.

이것 때문에 많은 골퍼가 내경 사이즈를 그립 사이즈로 착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정확한 그립 사이즈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립의 내경 사이즈를 그립 사이즈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리브 VS. 라운드

우드와 아이언 그립은 크게 라운드(Round) 그립과 리브(Rib) 그립으로 나눌 수 있다. 라운드 그립은 대칭이며 전체적으로 동그랗다. 리브 그립은 항상 같은 위치에서 그립을 잡을 수 있도록 정렬 가이드 역할을 하는 볼록한 심이 손가락 부분에 삽입되어 있다.

그립을 장착하기 전에는 볼록한 부분이 보이지 않으며 그립을 장착한 후에 손가락 마디로 잡는 부분에 볼록 튀어나온 심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그립을 구매하기 전 라운드 그립인지 리브 그립인지 꼭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그립 안쪽에 그립 내경 사이즈와 함께 ‘X’ 그리고 ‘R’로 표시하기도 하는데 ‘X’ 표시는 리브 그립을 의미하며 ‘R’은 라운드 그립이다. 클럽 페이스를 열거나 닫고 컨트롤 샷을 해야 하는 웨지와 드라이버 샤프트를 회전해 클럽의 로프트와 라이를 조정하는 조절 가능 기능이 있는 샤프트 슬리브를 장착했다면 리브 그립보다 라운드 그립을 장착하는 것이 좋다.

클럽을 항상 일관성 있게 잡고 싶은 골퍼라면 리브 그립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리브 그립은 어드레스 시 클럽을 스퀘어 상태에서 잡기 편하기 때문에 초보자와 중급자에게 권장하는 그립이다.

◆고무 그립의 혁명

요즘 출시되는 골프 그립은 대부분 고무로 만들고 있다. 초창기 골프 그립의 재질은 가죽이었지만 1949년 그립 전문 제조업체 골프프라이드(Golf Pride)가 설립되면서 고무 그립의 혁명이 시작되었다. 현재 자주 사용되는 그립은 엘라스토머 그립, 고무 그립, 코드 그립, 폴리머 그립으로 나눌 수 있다.

엘라스토머를 이용한 그립은 그립감이 부드럽고 임팩트 시 손에 전해지는 진동과 충격이 50% 정도 줄어든다.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마모 속도가 빠른 편이다. 또 물에 닿으면 미끄러운 그립도 있으니 손에 땀이 많은 골프는 주의해서 선택해야 한다.

고무 그립은 합성고무와 천연고무로 나눌 수 있는데 합성고무 그립은 가격이 저렴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그립이다. 하지만 경화 속도가 빨라 수명이 짧은 것이 단점이다.

천연고무 그립은 합성고무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있고 경화 속도가 늦어 내구성도 좋다. 하지만 합성고무보다 가격이 비싸고 손에 땀이 많은 골퍼는 미끄럽다고 느낄 수 있다.

코드 그립은 그립에 실이 박힌 그립으로 풀 코드 그립과 하프 코드 그립으로 나눌 수 있다. 코드 그립은 비나 땀에 젖어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그립이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손에 전달되는 충격도 큰 편이다. 손이 매우 건조한 골퍼는 스윙 중 통증이 있을 수 있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마지막으로 폴리머 재질을 이용한 그립으로 윈 그립(Winn)과 슈퍼스트로크(Superstroke) 그립이 대표적이다. 폴리머 그립은 매우 부드럽고 폭신한 그립감을 자랑하며 손에 전달되는 충격과 진동도 가장 적은 그립이다. 건조한 손을 가진 골퍼가 사용하면 최상의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물과 땀이 많은 골퍼는 미끄러움을 느낄 수 있고 내구성이 약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여러 재질을 혼합한 다중 소재 그립도 출시되고 있다. 그립의 재질은 골퍼의 호불호가 큰 부분이다. 샘플 그립으로 착용감을 확인하고 그립을 교체하길 바란다.

◆새 것처럼 오래 쓰기

일주일에 두세 번 골프클럽을 잡는 골퍼라면 18개월에 한 번씩 그립을 교체해야 한다. 더 자주 플레이를 하는 골퍼라면 1년에 한 번 그립을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타이거 우즈는 일반적으로 새해가 되면 그립을 새것으로 교체한다고 한다. 그립의 수명은 사용 기간에 영향을 받지만, 그립을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자외선 차단 크림이 묻은 손으로 그립을 잡으면 고무의 경화가 더욱 가속화되며 그립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마찰이 증가해 마모가 빨라진다. 또 습하거나 고온의 환경에서 클럽을 보관하면 수명이 더욱더 짧아진다.

교체 시기가 다가오지 않았더라도 미끄럽거나 그립이 딱딱해졌다고 느껴진다면 그립을 교체해야 한다. 그립이 빨리 경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오랫동안 새것처럼 유지하고 싶다면 그립 세척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립 세척을 위해서 따뜻한 물과 주방 세제(알칼리성 세제는 그립의 고무를 경화시키므로 중성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브러시가 필요하다. 브러시는 칫솔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세척 방법은 간단하다. 따뜻한 물에 주방 세제를 넣고 그립을 적셔 브러시로 닦아주면 된다. 주의할 점은 클럽 샤프트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립 끝 구멍을 막고 그립을 닦거나 클럽을 거꾸로 세우고 그립을 세척해야 한다.

만약 그립의 오염이 심하다면 세척을 여러 번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미지근한 물에 그립을 헹구고 자연 건조시키거나 수건으로 건조하면 된다.

그립 세척을 해도 여전히 그립이 미끄럽다면 임시방편으로 사포(Sandpaper)를 이용해 샌딩(Sanding)을 해보자. 사포를 이용한 샌딩은 고무 계열 그립만 가능하다.

폴리머 계열의 소재를 사용한 그립은 표면이 손상되므로 샌딩을 시도하면 안 된다. 부드러운 사포를 이용해 그립 표면을 가볍게 갈아내고 미지근한 물로 세척하면 그립의 마찰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그립을 샌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그립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면 지금 소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내 손에 가장 적합한 그립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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