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아파 울면서 경기해도 기권 안한 고진영…우승·올해의 선수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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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아파 울면서 경기해도 기권 안한 고진영…우승·올해의 선수 ‘피날레’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11.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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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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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26)이 할머니의 별세, 손목 통증 등 유독 힘든 일이 많았던 올 시즌을 돌아보며 "힘들 때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과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고진영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아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우승을 시작으로 9월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10월 커그니전트 파운더스 컵,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시즌 최종전까지 정상에 오른 고진영은 5승을 달성하고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고진영은 경기 후 "정말 기쁘다. 열심히 잘 하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마지막 날 9언더파를 치면서 우승해서 남다르다. 내가 가지고 있던 베스트 스코어가 64타였는데 그걸 10년 만에 깨서 더욱더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6개를 잡으며 일찌감치 경쟁자들의 의지를 꺾은 고진영은 "결정적인 모멘텀이 많았는데 그중 첫 홀에서 버디를 한 것이 의미가 있었다. 매 샷을 할 때마다 후회 없이 경기하고 한국에 가자고 생각했다. 결과가 어찌 됐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라고 돌아봤다.

지난주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넬리 코르다(미국)가 시즌 4승째를 거두며,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 상금 랭킹에서 모두 2위로 밀려났는데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해 코르다를 제치고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해의 선수를 두 번 달성했고 상금왕 3연패를 차지했다.

고진영은 "지난주에 넬리가 우승해서 이번 주에 내가 우승하지 못하면 올해의 선수상은 못 받겠다고 생각했다. 우승을 4번이나 했는데 올해의 선수상을 못 받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오늘 라운드에 집중했다. 우승하면 많은 타이틀이 따라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집중했고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말했다.

고진영(오른쪽)이 몰리 마쿠 서만 LPGA 커미셔너(왼쪽)와 포옹하고 있다.
고진영(오른쪽)이 몰리 마쿠 서만 LPGA 커미셔너(왼쪽)와 포옹하고 있다.

그는 "(부진했던) 시즌 초를 생각하면 그때는 '우승을 한 번이라도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스윙 코치도 바꿨고 클럽도 퍼터도 바꿨다.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고 또 올림픽도 치렀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일도 있었다. 정말 그 어느 해보다 감정 기복이 심했다.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지난 5월부터 안고 있는 손목 통증이 이번 대회에서 유독 그를 괴롭혔다.

고진영은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11번홀에서 손목이 너무 아파서 울면서 세컨드 샷 지점으로 걸어가는데, 캐디가 '이 한 대회가 중요한 게 아니야. 기권해도 괜찮아(This is no point. You can withdraw.)'라고 말했다. 아팠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권하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감정 기복이 한 해였다"라며 "힘들 때 포기하지 않아서 하늘에서 '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니 우승이라는 선물을 주겠다'라고 하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신기한 한 주였다"라고 덧붙였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는 "울고 스트레스를 받는 대로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골프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자연의 이치처럼 물 흘러가는 대로 그 상황에 맞춰서 후회 없이 원 없이 '사람' 고진영에게 솔직해지자고 생각했다. 감정을 속이지 말고 정말 솔직하게 모든 것을 다 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고진영은 오는 23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다. 그는 한국에서 "골프채를 멀리 놓고 골프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배 위에 감자튀김을 올려놓고 넷플릭스를 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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