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골퍼들의 낙원, 주피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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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골퍼들의 낙원, 주피터 라이프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1.12.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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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들은 왜 플로리다에서도 주피터로 모여드는 걸까? 그들의 화려한 삶을 들여다봤다. 

플로리다주의 주피터는 프로 골퍼들을 위한 열대의 놀이터, 사실상 프로 골프계의 수도라고 할 수 있다. 주피터에만 16개 골프 코스가 있으며 반경 32km 안에는 78개 코스가 더 포진했다. 

그리고 대부분이 회원제 시설이다. 하지만 주피터에 거주하는 60여 명의 PGA투어와 LPGA투어 선수들이 가장 중시하는 여덟 곳의 골프 클럽은 플로리디언, 맥아더, 메달리스트, 그로브XXIII, 주피터힐스클럽, 베어스클럽, 세미놀, 그리고 올드팜이다. 

마이클 조던이 지분을 보유한 1000노스는 2018년에 문을 연 이래 엘리트 골퍼들의 아지트로 자리 잡았다. PGA투어의 여러 선수가 투자했거나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그 두 가지를 모두 한 선수도 많다. “이제 다른 곳에서는 살 수가 없다.” 10여 년째 주피터에 살고 있는 키건 브래들리는 이렇게 말했다.

로리 매킬로이, 어니 엘스, 브룩스 켑카를 비롯한 수십 명의 엘리트 프로 선수들이 주피터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끽하며 살고 있다.  

주피터에 저녁 시간이 되면 1000노스에 가야 한다.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들이 근사하게 등장할 수 있도록 록사해치 강에는 전용 부두도 있다. 더스틴 존슨은 82피트 바이킹호를 직접 몰고 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위층의 라운지는 가입비 4000달러에 연회비로 또 4000달러를 내는 회원 300명만 출입할 수 있다.)

마이클 조던이 공동 소유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실세는 인근에 있는 잭 니클라우스의 베어스클럽에도 자금을 댄 파워브로커 아이라 펜턴(Ira Fenton)이다. 펜턴은 30~40명의 엘리트 투어 프로들이 회원으로 가입해서 활동하는 베어스클럽의 인기를 지켜보다가 클럽 같은 분위기와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렇게 1000노스가 탄생했다. 

“우리 레스토랑의 투자자들로만 토너먼트를 개최해도 참가 진용이 대단히 막강할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났을 때 펜턴은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렇게 말했다. 투자자 중에는 존슨과 어니 엘스, 브룩스 켑카, 저스틴 토머스, 리키 파울러, 루크 도널드, 키건 브래들리, 카밀로 비예가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골프계의 중심이었던 주피터는 이런 인기를 누리며 위상을 더욱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 일대에 거주하는 프로 골퍼의 수는 어림잡아 6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그리고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던 필 미컬슨마저 주피터 아일랜드에 저택을 마련하고 아내인 에이미와 그곳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그리고 이곳은 필이 오래전부터 원한 것처럼 주 소득세도 없다). 

조던이 자신만의 18홀 영지를 꾸미고자 했을 때 그가 고려한 지역은 오로지 주피터뿐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로브XXIII은 2019년에 문을 열었다.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이 드나들며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거액의 내기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유대감을 다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로브는 베어스클럽에서 약 24km 떨어진 벌판에 터를 잡았다. 한때 중심지로 여겨지던 곳보다 훨씬 북쪽에 있다. 하지만 이곳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매료된 마이애미 돌핀스의 구단주 스티브 로스(Steve Ross)가 인근의 1200에이커를 매입했다. 그곳에 세 개의 개인 코스를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클럽마다 대기 명단이 길게 이어지고 특히 코로나 이후 부유한 북부 사람들이 계속해서 떼를 지어 몰려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명한 투자라고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남쪽으로 30분 거리인 팜비치에서 2020년 3월 이후 최소 30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에 거래된 주택이 35채이고, 두 곳은 1억 달러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유명한 등대 주변으로 칵테일 바가 한 곳도 아닌 세 곳이나 있는 주피터는 팜비치보다 더 해안의 느낌이 강하다. 루크 도널드는 “더 부유하고, 더 화려하고, 더 붐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매물이 거의 없어 주피터 일대 고급 주택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그레그 노먼은 주피터 아일랜드에 있던 8에이커의 저택을 5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예전에는 플로리다 남부 시즌은 10월부터 4월까지로만 생각했지만 이곳에 새로 온 사람들은 1년 내내 이곳에 머물며 한여름에는 아침 일찍 플레이하는 것으로 더위를 물리친다.)

노스 팜비치에는 유서 깊은 세미놀이 있지만 투어 선수들은 그곳에 모이지 않는다. 회원 중에 프로 골퍼는 베테랑인 레이 플로이드와 닉 프라이스뿐이다. 주피터의 베어스클럽이 오래전부터 아지트 역할을 해왔다. 부지 내의 주택에 거주하는 투어 프로들도 많다. 2017년에 로이 매킬로이는 어니 엘스에게서 1만3000제곱피트의 주택을 수천만 달러에 매입해서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베어스클럽의 연습 시설은 전설적인 수준이다. 프로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모델의 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니클라우스는 최근에 파3 코스를 손보기도 했다. “연습장이 꽉 차면 중요한 토너먼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주피터 일대에 거주하는 10여 명의 LPGA투어 선수 가운데 한 명인 제시카 코르다는 남자 선수들과 나란히 서서 연습할 때가 많다. 베어스클럽이 연습하며 실력을 가다듬는 곳이라면 메달리스트는 선수들이 서로 실력을 겨루는 곳이다. DJ와 리키는 정기적으로 여기서 플레이를 하고 타이거 우즈도 2021년에 자동차 사고가 나기 전까지 이곳을 즐겨 찾았다. 

그로브의 연습 시설이 대단하지만 그곳의 초점은 모임이다. 매끈한 클럽하우스에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TV가 설치되어 있다. 진정한 농구 팬들은 조던이 운영하는 테킬라 회사의 신코로 엑스트라 아녜호를 마신다. 

골프계에서 인맥 좋기로 손꼽히는 미컬슨은 이미 그로브에 가입했다. 이 정도가 주피터 일대의 회원제 클럽 톱 3지만 그 밖에도 주목할 만한 곳이 많다. 호화로운 플로리디언은 북쪽에 치우쳐 있지만 여전히 투어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다. 고급스러운 올드팜은 전통적인 느낌이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활동하다 건너온 선수들이 주로 모인다. 

한적한 맥아더는 빌 쿠어와 벤 크렌쇼의 설계로 두 번째 코스를 새로 추가하면서 건축 열기에 합류했다. 그리고 1970년에 조지 파지오의 디자인으로 완성된 주피터힐스는 특정 연령대의 수많은 주피터 거주자들처럼 많은 일을 겪었다.  

이 코스는 전부 회원제이기 때문에 주피터가 골프 관광객들로 붐빌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위대한 골프 선수들과 친분을 쌓고 싶어 하는 의사나 금융계 종사자들에게는 꿈의 캠프 같은 곳이다. 

“핸디캡이 18인 골퍼가 어떤 샷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오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도와준다.” 더스틴 존슨은 말했다. “그 대가로 그 사람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골프 실력은 없어도 주머니가 두둑한 이런 사람들은 투어 선수들과 내기 게임도 즐기지만 자세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는다. 

“만약 거액을 걸고 플레이하는 사람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더라도 꼭 있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 얘기를 들을 수는 없을 것이다.” 브래들리는 말했다. “그런 얘기를 퍼트리지 않는다는 불문율 같은 게 존재한다.”

투어 프로들에게 주피터는 최고의 놀이터이다. “이제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다.” 주피터에서 10년 넘게 사는 브래들리는 말했다. “코스가 너무 좋고 연습 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평일에 어느 코스에 가더라도 투어 우승자, 메이저 대회 챔피언, 앞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전설들과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완벽한 날씨에 라이프스타일도 환상적이다. 집에 머무는 동안 실력을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러는 데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는 건 세계에서 오직 여기뿐이다.” 

주피터 라이프의 화려함과 에너지를 상징하는 곳이라면 아메리칸드림의 편린을 보여주는 것 같은 리버 드라이브의 그 집을 꼽을 수 있다. 뒷마당이 록사해치강으로 이어지며 개인 부두까지 갖춘 그 집은 브래들리가 2011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샀다가 브룩스 켑카에게 팔았다. 

브룩스는 US오픈 챔피언인 그레임 맥다월의 부인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크리스틴에게 의뢰해서 스톤과 메탈에 파스텔 색조를 가미한 이른바 ‘마초 시크’ 분위기로 집을 새로 꾸몄다. 2017년 말에 내가 그곳을 방문했을 때 차고에는 카약과 패들 보드가 빼곡했다. 대형 와인 룸에는 켑카의 반짝이는 US오픈 트로피가 장식되어 있었다. 

이후로도 메이저 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켑카는 더 크고 더 멋진 곳으로 이사했다. 그 집은 또 다른 투어 선수인 대니얼 버거에게 넘겼다. 지난해 콜로니얼에서 우승한 버거가 구입한 바하마41 쾌속정도 부두에 정박 중이다. (페블비치에서 테슬라가 대세라면 주피터에서는 바하마41이다.) 

버거도 거액의 수표를 몇 번 더 챙길 수 있다면 강 건너 서쪽으로 이사할 수 있을 텐데, 요즘 가장 주목받는 페녹 포인트 로드가 그곳에 있고 파울러와 저스틴 토머스가 사는 곳이다. 존슨도 그곳에 오래 살면서 강 상류 쪽에 현대적인 자신만의 낙원을 건설했다.

“좁은 동네다.” 존슨은 말했다. “뒷마당에서 칩 샷을 하고 있으면 리키가 패들 보드를 타고 지나간다. 아니면 내가 보트를 타고 가다가 투어의 오랜 베테랑인 스티브 마리노가 집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러면 그냥 손을 흔들고 지나간다. 그들이 동네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도 자주 본다. 그러면 가볍게 인사를 건넨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골퍼의 주택은 주피터 아일랜드의 해안 도로부터 대서양까지 이어지는 12에이커의 부지에 완벽한 연습 시설까지 갖춘 우즈의 저택이다. 그의 등장은 1966년의 잭 니클라우스와 함께 시작한 주피터의 변천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니클라우스는 오하이오의 혹독한 겨울을 피해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을 찾았다. 지금은 노스 팜비치라고 부르는 로스트트리클럽에 터를 잡았다. 그때부터 플로리다 남부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케리 미들코프가 곧바로 그의 길 건너편으로 이사를 왔다.)

1990년대 초의 두 번째 이주 붐을 주도한 건 당시 골프계의 최강자였던 그레그 노먼과 닉 프라이스였다. 노먼은 자신의 이미지를 닮은 마초 클럽인 메달리스트를 지었지만, 코스 변경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이사회의 장악력을 상실한 이후로는 그곳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프라이스도 보다 세련된 그의 감성을 반영한 맥아더를 지었다. 예스페르 파르네비크가 이곳에 정착한 후로 스웨덴 출신의 여러 선수가 뒤를 따랐지만 여전히 올랜도가 중심이었다. 우즈가 1996년에 프로로 전향하고 그곳에 집을 구한 후로는 그런 경향이 더욱 강했다.

대중의 상상 속에서 올랜도가 차지하는 위상이 더 굳건해진 계기는 올랜도의 라이벌 골프 클럽인 아일워스와 레이크노나에서 화려한 프로들이 팀을 이뤄 실력을 겨룬 태비스톡컵(Tavistock Cup)이라는 연례행사였다. 내륙에 위치한 관광도시인 올랜도의 진정한 매력은 국제공항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1999년에 골프계에 한 획을 그은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으로 협상력을 확보한 투어가 새로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규모의 자금이 골프계로 흘러들었다.

한때는 정말 최고 스타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개인 제트기를 이제 투어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을 거두는 선수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더는 올랜도 공항에 매여 있을 필요가 없게 된 투어 프로들은 마치 연어들처럼 바다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올랜도에 머문 건 유럽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일반 항공을 이용하면 한 번에 유럽으로 갈 수 있지만 개인 비행기로 대서양을 건너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조그만 팜비치 공항(PBI)의 제트기 센터는 순식간에 사실상 PGA투어의 클럽하우스로 변했다. 다섯 명이나 여섯 명이 비용을 전담하게 되자 거의 겨룰 상대가 없어졌다. 알다시피 우즈는 파르네비크가 고용한 유모이자 유학생이었던 (그리고 비키니 모델이기도 했던) 엘린 노르데그렌에게 구애를 했고 엘린은 올랜도에서 살 마음이 전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리고 2년 뒤인 2006년에 타이거는 드넓은 대지의 저택을 4000만 달러에 샀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은 우즈의 드림 하우스에는 두 개의 수영장과 개인 체육관, 산소 세러피 룸을 설치했다. (하지만 집이 완공되었을 때에는 우즈의 결혼 생활이 끝나버렸다.) 일대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확립하고 싶었던 그는 2015년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더 우즈 주피터는 고급스러운 스포츠 바를 표방했다. 가격은 뉴욕의 최고급 레스토랑 수준으로 10온스의 필레미뇽이 53달러이다. 세련되게 차려입은 1000노스의 직원들과 달리 더 우즈의 웨이트리스와 바텐더는 경륜이 없고 산만해 보인다.

2017년에 타이거는 레스토랑의 매니저 에리카 허먼과 사귀면서 동거를 시작했다. 타이거는 프로 골퍼들 가운데 가장 큰 보트를 소유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155피트의 요트에는 프라이버시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즈는 모든 걸 멀리하고 싶을 때 요트를 이용한다. 바다는 주피터 라이프의 중심이다. 많은 레스토랑이 전용 부두를 갖추었다. 사람보다 보트 때문에라도 예약이 필수이다.

존슨과 도널드는 열정적인 낚시광으로도 유명하다. “버거는 실력이 좋다고 자부하지만 같이 나갔을 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나는 내가 본 대로 믿을 뿐이다.” 도널드는 일갈했다. 물론 버거의 진짜 실력은 낚싯대를 손에 쥐었을 때가 아니라 ‘보팅’을 할 때다. 이건 근사한 여자들과 모래톱에서 시원한 음료를 즐긴다는 뜻으로 이 지역 사람들끼리 쓰는 은어라고 한다. (가장 인기가 높은 모래톱은 주피터 아일랜드에 있고 우즈의 집이 약 300m 거리에 있기 때문에 타이거 비치로 통한다. 하지만 그가 그 모래언덕 뒤에서 어슬렁거리는 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00노스의 전용 라운지에서 켑카와 약혼녀 제나 심스, 그리고 매킬로이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피터를 화려하고 환상적인 곳으로 상상하는 대중의 시각은 소셜 미디어의 탓이 크다. 그런 내용을 주로 올리는 건 아름다운 세 명의 인플루언서 그레츠키, 제나 심스(켑카의 약혼녀), 토리 슬레이터(버거의 여자 친구)이다. 이들은 남자 친구들의 포스트에도 종종 카메오로 등장해서 뻣뻣한 춤동작이나 보트에서 다이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켑카는 아주 화려한 장소에 운동화와 티셔츠 차림으로 참석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곳은 거의 판타지 랜드 같다”는 도널드의 말에는 반박하기가 힘들다.

어디나 그렇듯이 주피터에도 빈부의 차이는 존재한다.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젊은 프로들은 1000노스에 투자하지 못했다. 그 대신 스퀘어 그루퍼라는 비치 바에서 휘핑크림 보드카와 오렌지주스, 크림을 섞어서 만든 크림시클이라는 음료를 마신다. 이 음료는 어린 시절의 느낌에 약간의 회한을 담은 것 같은 맛이 난다. 미니투어를 전전하는 선수들은 화려한 클럽에 가입할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그리고 초대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바코아, 베어레이크스, 아이언호스, 시게이트처럼 수수하면서도 할인가에 준회원 대우를 해주는 곳에 모여든다.

물가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공동 주거가 흔하다. 하지만 큰 무대로 진출한 선수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도 있다. 도미닉 보젤리(Dominic Bozzelli)는 PGA투어에서 형편이 나아지자 친구인 개빈 홀(Gavin Hall)을 2년 동안 자기 집에서 지내게 했다. 물론 집세는 받지 않았다. “그는 투어에 진출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고맙게도 나를 도와주었다.”

올해 스물여섯인 홀은 텍사스 출신으로 플로리다 지역의 미니투어인 폼투어(Forme Tour)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투어의 포인트 획득 상위 5위까지는 콘페리투어에 진출하게 된다. 잭슨빌처럼 화려하지 않고 생활비도 저렴한 곳에서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주피터에 있는 회원제 골프 클럽의 대기자 명단에 넘쳐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처럼 홀도 세계의 중심에 더 가까이 있고 싶었다. “챌린지투어, 캐나다투어, 라티노아메리카, 콘페리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다.” 그는 말했다. “다들 실력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 모습이 동기부여가 된다.

어쩌다 한 번씩은 PGA투어 선수들과 플레이할 기회도 있다. 그들의 전략이나 스윙하는 모습,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 마이너리그골프투어는 플로리다 남부 전역에서 겉치레를 일절 제외한 토너먼트를 개최한다.

얼마 전에는 주피터에서 I-95 도로를 따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컨트리클럽오브코럴스프링스에서 대회를 열었다. 30명의 선수가 1인당 495달러의 참가비를 내고(사실상 진행 자금을 대고) 사흘간 대회를 치렀다. 12명만 컷을 통과해서 상금을 받았다. 우승자는 패트릭 올가이어(Patrick Allgeier)로 19언더파로 우승하며 2200달러를 챙겼다.

11위의 로한 램너스(Rohan Ramnath)는 480달러를 받아서 기름값을 치지 않더라도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다. “엄청난 부자들과 대단한 코스, 유명한 골퍼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처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흥미롭다.” 램너스는 하버드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했다. “더 나은 스코어를 기록한다면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눈앞에서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러려면 트로피를 받아야 하고 역사를 새로 만들어야 하지만 전리품을 획득하기만 한다면 그걸 쓰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주피터 해안가의 커다란 집, 그게 나의 꿈이다.” 램너스는 말했다. 

주피터 라이프의 중심 인물들
1 브룩스 켑카(Brooks Koepka)
2 데비 텔라토(Debbie Terlato)
3 빌 텔라토(Bill Terlato)
4 셰라이 펜턴(Sherrye Fenton)
5 아이라 펜턴(Ira Fenton)
6 로리 매킬로이(Rory McIlroy)
7 파드마 만테나(Padma Mantena)
8 라지 만테나(Raj Mantena)
9 어니 엘스(Ernie Els)
10 리즐 엘스(Liezl Els)
11 터커 프레더릭슨(Tucker Frederickson)
12 아마드 라샤드(Ahmad Rashad)
13 제나 심스(Jena S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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