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캐디] 마스터스가 가장 스트레스 심한 토너먼트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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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캐디] 마스터스가 가장 스트레스 심한 토너먼트인 이유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04.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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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1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스터스를 별로 즐기지 않는 것 같다고 한다. 아내도 내가 유난히 무뚝뚝하고 불안해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나는 미국 골프의 성배인 마스터스를 사랑한다. 만일 여기에 출전할 수 있다면 당신은 대단한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후 우리 대부분의 발걸음이 향하는 하버타운이 사랑받는 이유도 우리가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마음 놓고 숨을 내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캐디들은 느긋한 족속이지만 오거스타내셔널에서는 모두가 조금씩은 바짝 긴장한다. 대화는 보다 격식을 갖추게 되고 우리는 우리 일에 충실한다. 클럽과 그 회원들은 우리를 잘 대해주고 우리는 이에 보답하고 싶지만 골프장에 있는 동안에는 항상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짐을 싸야 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편안한 마음을 갖기 어렵다. 아니, 우리가 입어야 하는 흰색 오버올 유니폼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성패의 문제 역시 긴장을 불러온다. 이곳에서 미스 컷은 항상 익숙해지지 않는다. 내 선수와 내가 반드시 우승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린 재킷 없이 코스를 떠나는 건 여전히 아쉬운 일이다. 토요일까지 살아남지 못했는지 아니면 아깝게 우승을 놓쳤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나는 매년 토너먼트가 열리기 몇 주 전 오거스타내셔널의 하우스캐디를 만난다. 그에게 코스에서 경험한 변화나 플레이 방식에 관해 질문한다. 매년 발표되지 않는 변경 사항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놀랄 것이다. 우리의 만남은 술집을 고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이제는 저녁 식사가 되었고 나는 항상 좋은 와인 한 병을 챙겨간다. 대개 5~6개의 조언을 얻어 자리를 뜨곤 하는데 대부분 내 선수가 연습 라운드를 하는 동안 발견할 법한 것들이다. 마스터스는 무신론자조차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까 싶어 기도하게 만드는 곳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자신감을 높여준다.

또 마스터스는 캐디에게 가장 많이 의존하는 대회다. 유일하게 같은 코스에서 개최하는 메이저임을 감안한다면 의외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곳의 그린은 얼마나 많이 플레이했든 같은 퍼트를 두 번 하는 경우는 없다. 마치 변수가 끊임없이 바뀌는 방정식을 풀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다. 버바 왓슨은 언젠가 내게 골프를 하면서 이곳의 그린처럼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곳을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는 두 번 그린 재킷을 입었다.

선수들이 어떤 대회 장소보다 오거스타에서 우리에게 많이 의존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홀에 볼을 집어넣는 방법을 알아내려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더 좋다. 한 베테랑 캐디는 내게 이렇게 조언했다. 래의 크릭(Rae’s Creek)을 존중하되 여기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라. 이 퍼트가 크릭을 향해 브레이크된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는 이 중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를 충분히 봐왔다. 하지만 몇몇 선수는 이 요소를 퍼팅 공식에 포함하는 대신 이것이 유일한 요소라 생각하고 아름답고도 혼란스러운 그린의 구성을 무시한다.

그렇다면 비결은? 크릭을 마지막이 아니라 가장 먼저 언급하라는 것이다. 만일 이를 가장 나중에 언급한다면 이것이 당신 선수의 머릿속을 마지막으로 지나가게 될 것이고 그의 퍼트를 흔들리게 만들 것이다. 가장 먼저 언급하라면 크릭의 위치는 그저 적정 수준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가 이 조언을 활용한 첫해에 내 선수는 1년 전 미스컷 했던 것과는 반대로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오거스타의 함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코스 어디를 걷든 웅성거리는 소리를 분명 감지할 수 있다. 거의 화제가 되지 않은 것은 침묵이다. 갤러리들은 최선의 행동거지를 보이며 조용해야 할 순간에는 소름 끼치게 잠잠하다. 선수들은 이렇게 침묵이 이어지는 순간, 모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코스에서부터 들려오는 함성을 듣는 것만큼이나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다. 

선수들은 딱 우리만큼 불편하다. 마스터스에서 일하는 것에 관해 내가 들은 최고의 조언은 이렇다: 천천히 하라. 첫 출전이든 15번째 참가든 마스터스에 나서는 선수들은 목요일이 되면 초조해질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긴장을 하지 않고 있다면 자신이 무엇을 위해 플레이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러한 감정을 잘 조절해야만 한다. 내 접근 방식은 단순하게 천천히 걷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선수는 호흡을 가다듬고 심박수를 낮출 수 있다. 오거스타내셔널은 올해 가장 힘든 산책 중 하나다. 스스로 속도를 잘 조절하지 않으면 육체적으로 지칠 수 있다.

선수들은 마스터스 주간에 소음을 차단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소셜 미디어를 피하고 저장하지 않은 번호가 휴대폰에 뜨면 지워버린다. 그 라운드에 나서기 위해 여분의 배지를 찾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스를 떠나 있을 때는 이 서커스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절대 TV 골프채널을 틀지 않도록 한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곳은 우리가 플레이하는 최고의 코스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것은 비교 불가능할 만큼 잘 운영되고 있다. 오거스타에서는 갤러리 가운데 얼간이가 없다. 그저 집단적인 행복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감상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작은 창을 통해 주위를 둘러보고 깨닫는다. 아, 그래. 나는 지금 마스터스에 와 있지.

연습 라운드할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홀은 13번홀 티잉 에어리어다. 그곳에는 관중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 그룹과 골프계에서 가장 유명한 홀을 내려다보는 평온함만 있을 뿐. 토너먼트와 모든 가능성이 머릿속에서 춤춘다. 

글_조엘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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