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재미난 테마홀 [국내코스: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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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미난 테마홀 [국내코스:1110]
  • 김기찬
  • 승인 2011.10.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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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미난 테마홀 [국내코스:1110]

Exciting Holes

한국의 재미난 테마 홀 Top10

 

한국의 다양한 코스들 중에서 유독 그 홀에만 가면 뭔가 색다르면서 재미가 솔솔 풍기는, 그런 곳이 없을까? 재미난 테마를 가진 홀 톱10을 추렸다. 글 남화영

 



10. 검은 색 벙커 경기 여주의 렉스필드CC 레이크 코스 7번(파3, 160야드 이하 화이트 티 기준) 홀은 경북 안동의 사암에서 검은 모래 알갱이를 추출해 그린을 둘러싼 ‘블랙 벙커’를 가진 홀이다. 강원 삼척의 퍼블릭 코스인 블랙밸리CC 12번(파4, 316m) 홀에는 총 5개의 벙커가 있는데 이중 하나는 흰 벙커 주변을 블랙 벙커가 감싸고 있다. 검은 모래 벙커로 이 홀을 조성한 이유는 이곳이 탄광 지역이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강원 정선의 하이원CC 마운틴 코스 6번 홀(파3, 137m)도 그린 앞 세 개의 벙커에 검은 모래를 깔았다. 검은색이라 위협감을 주지만 옷에 묻지는 않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09. 모래 사막 페어웨이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리조트 오션 코스 17번(파3, 125 m)은 홀 전체가 모래로 둘러싸인 모래 사막 홀이다. 워터해저드에 빠져서 볼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지만 볼을 그린에 다시 올리기는 만만찮다. 제주도의 제피로스CC 마운틴 6번(파3, 171m)홀 역시 한 개의 벙커가 그린을 온통 둘러싸고 있다. 물 대신 모래 속에 우뚝 솟은 아일랜드 홀이다. 온 그린을 시도하는 긴장감을 고스란히 가지면서, 실수로 그린을 놓치더라도 벙커 샷으로 만회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골퍼는 겉으로는 대범해보여도 사소한 것에 상처받는다. 볼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건 소심한 골퍼에겐 기쁨이요, 축복이다.

 



08. 벙커 지뢰밭 경기 용인의 레이크힐스CC 루비 코스 8번(파5, 484m) 홀에는 벙커가 23개나(그것도 좀 줄어서) 펼쳐져 있다. 국내 단일 홀 중에서 가장 많은 벙커를 가졌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면 마치 표범 등처럼 큼직큼직한 점이 군데군데 박혀 있다. 페어웨이를 따라 벙커가 열병식 하듯 자리 잡는다. 대열에서 이탈해 페어웨이 중앙을 버젓이 가로막는 크로스 벙커도 눈에 띈다. 이걸 피하려면, 티 샷은 5번째 벙커와 이 벙커 뒤쪽의 비스듬히 기울어진 소나무를 목표로 220~250야드 날려야 한다. 이 지점은 페어웨이도 평평하고 시야도 트여 있어 세컨드 샷에 좋다. 하지만 그 샷이 페어웨이 옆으로 새면 또 벙커다. 그린까지는 오르막이 계속된다.

 



07. 티잉 그라운드는 무대 강원 고성의 파인리즈골프리조트 레이크 코스 9번 홀(파5, 603m : 1번 사진)은 설계가 이재충 씨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일랜드 티잉 그라운드를 가졌다. 8번 홀 그린을 지나 티잉 그라운드로 가려면 갯배를 타고 양 끝에 연결된 줄을 당겨 호수를 건너야 한다. 갯배는 원래 속초 청초호에서 발원한 좁은 물길 양쪽의 마을을 잇는 중요한 교통 수단이었다. 파인리즈는 코스를 조성하면서 ‘아바이갯배’라 불리던 배를 고증을 통해 부활시켰다. 혹시 배 멀미가 걱정된다면? 걱정 마시라. 옆의 다리를 건너 이동할 수 있다. 전북 무주의 덕유산(구 무주)CC 17번 홀(파3, 108m : 2번 사진)은 ‘신의 손길’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만을 조성하고 나머지는 자연림을 그대로 두어서 그 별칭이 붙었다. 따라서 티잉 그라운드로 가려면 우거진 숲길을 따라 50m 걸어들어가야 한다. 티잉 그라운드가 하나의 무대처럼 독립된 공간이라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이 든다.

 



06. 낙차 큰 파3 홀 산악 코스가 많은 국내 골프장에는 높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아래로 내려 쏘도록 고저차를 이용한 파3 홀이 제법 많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파3 홀은 경기 하남의 동서울 캐슬렉스GC 2번 홀이다. 눈앞으로 서울 강남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티잉 그라운드에 서보면 그린까지 고저 차이는 무려 50야드에 육박한다. 거리는 200야드인데 육안으로는 볼을 치면 꼭 그린을 넘길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매번 그린에 못 미치고 경사지에 걸리고 만다. 국내에 낙차 큰 파3 홀은 너무나도 많지만 캐슬렉스의 이 홀만큼  낙차 크면서 도심의 멋진 경관을 주는 홀은 없다.

 



05. 도너츠 그린 강원 고성 파인리즈의 리즈 코스 2번(파4, 291m : 1번 사진)홀은 그린 안에 도너츠 벙커가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다. 벙커 맞은 편에 핀이 꽂혀 있으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때론 온 그린보다 에지에 볼을 보내는 게 더 나을 수 있는 창조적인 플레이를 요한다. 그린에서 핀이 어느 위치에 꽂혀 있느냐에 따라 숏게임의 공략법이 확장된다. 파인리즈가 국내 처음으로 시도한 도너츠 그린은 경기 이천 해슬리나인브릿지에서는 더 다양해진다. 14번 홀(파3, 131야드)은 그린 주변으로 5개의 깊은 폿 벙커가 있어 난이도가 높다. 16번 홀(파5, 492야드 : 2번 사진)은 워터해저드 건너편에 조성된 그린 안에 벙커가 있다. 제주도의 더클래식골프리조트 18번 홀(파4, 330m)에도 그린 안에 동그란 벙커가 있다. 그런 상황을 옛사람은 ‘화룡점정’이라 했나. 하지만 잘 오다가 거기에 볼을 빠뜨리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격’이 되고 만다.

 



04. 깔때기 그린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금강산아난티 5번 홀은 온 그린만 되면 볼이 깔때기처럼 생긴 경사면을 타고 내려가 홀컵에 쏙 빠지는 ‘깔때기 홀’이 정규 그린 왼쪽에 조성되어 있었다. 그 아이디어가 호응이 좋았다. 경기 가평의 아난티클럽서울이 코스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느티나무 코스 5번 홀에 깔때기 그린을 정규 그린 오른쪽에 조성했다. 온 그린만 하면 볼이 돌돌 돌아 내려가 홀인한다. 하지만 서비스 홀인만큼 여기서 홀인을 해도 홀인원 증서는 발급되지 않는다. 충북 청원의 9홀 퍼블릭인 오창테크노빌의 마지막 파4 홀 그린에도 깔때기 홀 개념이 응용됐다. 온 그린 하면 볼이 홀컵에 빨려 들어가지는 않지만, 홀컵 부근 기브 거리로 가면 버디를 손쉽게 잡을 있도록 경사면을 주어서 쉽게 홀인한다. 전북 군산의 군산CC 남원 코스 8번 홀(파3, 140야드)에도 깔때기 홀이 조성되어 있다. 이 홀의 홀컵은 지름이 거의 30cm여서 홀컵이 아니라 세숫대야를 박아넣은 것 같다. 데굴데굴 굴러내려온 볼이 홀컵에 떨어지면 마치 꽹과리 울리는 소리가 난다.

 

 



03. 대리석 암반 그린 강원 고성의 파인리즈 레이크 코스 6번 홀(파5, 508m) 그린의 일부는 잔디가 아니라 딱딱한 대리석이다. 공사 중에 발견한 암반 지대를 발파하지 않고 그린의 일부로 활용했다. 대리석에는 깃대가 꽂히는 잠정 홀컵을 3곳 만들었는데 이곳에 깃대가 꽂히면 아스팔트에서 퍼팅하듯 창조적인 퍼팅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02. 말발굽 홀 강원 삼척에 있는 파인밸리GC는 예술적 설계의 거장 임상하 씨의 유작이다. 그곳 파5 7번 홀은 530야드인데 홀 모양이 말발굽을 닮았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계곡을 건너 넘기려면 285야드가 필요하다. 장타자는 종종 성공하는데 그러면 이글 기회를 얻는다. 티 샷을 정직하게 페어웨이로 보낸다 하더라도 두 번째 샷에서 다시 계곡을 넘겨 칠지를 결정하도록 만든다. 골프장은 이 홀을 ‘말발굽 홀’로 지칭하고 티 샷에서 계곡을 넘기려는 골퍼를 위해 홀 거리 표시까지 해두었다. 남해 거제도의 신설 코스인 드비치GC 3번 홀(파4, 449야드) 역시 U턴해 돌아가는 말발굽 홀이다. 페어웨이는 내리막이었다가 그린에 가까울수록 올라가는 구조여서 원 온의 도전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페어웨이를 향해 친 드라이버 샷이 잘 맞으면 계곡으로 올라갈 수도 있으니 정확한 거리 조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01. 바다건너 치는 홀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의 바다를 건너 치는 비치 코스 파3 6번(182m) 홀과 파4 7번 홀(369m)은 풍경 뿐만 아니라 공략 노하우에서도 백미다. 서로 마주보고 위치해서 한 홀이 순풍이면 다른 홀은 역풍으로 바뀐다. 파3 홀에서 바람을 타고 우드 샷을 잘 하면 다음 홀인 파4에서는 맞바람을 안고 계곡을 넘겨 페어웨이에 보내기가 고민이다. 드라이버를 잡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수평선을 바라보며 샷을 하는 기분은 골프의 진수다. 그래서 여기서 티 샷을 물에 빠뜨리면 해저드 티로 고분 고분 가는 게 아니라 다들 하나씩은 더 치고 간다. 치고 나면 어느새 또 다시 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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