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식 칼럼] 비거리 증가와 코스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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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칼럼] 비거리 증가와 코스 변화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06.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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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사우스윈드TPC 18번홀. 브라이슨 디섐보가 지난해 8월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티 샷을 날리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사우스윈드TPC 18번홀. 브라이슨 디섐보가 지난해 8월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티 샷을 날리고 있다.

현대 골프의 비거리 증가는 수준 높은 샷 가치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코스 설계를 필요로 한다. 

골프계는 오랜 기간 고집스럽게 보수적이었고 변화에 미온적이었다. 코스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당연히 즐기는 골퍼가 줄어 골프 산업도 위축되어갔다. 다행히 타이거 우즈의 등장으로 급격한 노화는 막았다.

위기의 골프계는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단숨에 ‘쉽고 빠른 즐거운 골프’가 될 수는 없어도 골프 규칙을 간소화하는 등 혁신적인 변화를 택했다. 여기에 코로나19(Covid-19)의 창궐로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골프 호황을 맞았고 젊은 골퍼의 유입도 매우 고무적이다. 젊은 세대의 유입은 골프계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골프 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오랜 기간 사용하던 각종 통계 수치의 수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큰 변화 중 하나는 장비의 발전과 체격의 변화로 인한 각 클럽의 평균 비거리 증가다.

비거리 변화가 골프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파급효과가 크다. 그간의 통계로는 일반 골퍼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00야드가 채 되지 않았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프로도 270야드 정도였다. 퍼시먼 소재의 드라이버 헤드를 쓰던 과거에서 스틸 헤드로 바뀌며 엄청난 비거리 향상이 있었으며, 최근 첨단 과학의 접목으로 비거리가 더 늘었다. 이런 장비의 품질과 체격의 향상을 코스는 따라갈 수가 없었다.

비거리 증가로 인한 설계 측면의 변화는 기존 코스의 랜딩 지점과 어프로치 샷의 타깃 너비, 즉 허용 오차 범위의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바로 코스의 난이도를 나타내는 ‘샷 가치(Shot Value)’의 변화가 따라온다.

그동안 파4홀이나 파5홀의 티 샷 랜딩 에어리어는 250~270야드가 일반적이었다. 티 샷을 어떤 클럽으로 하든 코스 매니지먼트는 선수의 몫이지만, 최근 PGA투어 선수를 기준으로 볼 때 짧은 거리다. 물론 이보다 비거리가 적게 나가는 프로 골퍼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300야드를 쉽사리 보내며 장타자는 350야드도 어렵지 않게 날린다.

코스를 장타자에게만 유리하게 설계하는 것은 불공평하지만, 설계 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코스 총길이를 늘일 수밖에 없다. 골퍼 측면에서 보면, PGA투어에서 선수들의 각 샷에 대한 오차 범위를 통계적으로 산출했을 때 클럽이 짧을수록 오차 범위는 줄어들고 긴 클럽일수록 오차 범위가 넓어진다. 긴 클럽으로 그린의 목표 지점에 떨어뜨려야 하고 이를 골퍼가 성공시켰다면 높은 샷 가치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7번 아이언을 사용하던 홀에서 9번 혹은 8번 아이언을 사용하게 된다면 정확도가 높아져 샷 가치는 그전에 비해 낮아진다.

이런 평균적 샷 거리 증가는 상대적으로 코스가 짧아지고 쉬워지는 효과를 낸다. PGA투어 선수들을 기준으로 총길이 7100야드 정도면 샷 가치가 높은 코스 설계가 가능했다. 그런 이유로 그간 코스는 토너먼트 코스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의 총길이로 설계했고 샷 가치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최근의 비거리 증가 후에는 샷 가치를 위한 설계를 제대로 하는 데 7400야드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필연적 변화는 또 다른 문제도 안고 있다. 같은 로프트 클럽의 비거리 증가는 미스 샷의 범위를 넓게 만든다. 결국 코스가 갖고 있어야 하는 안전 범위(Safety Area)가 더 넓어져야 한다. 골프가 쉽고 빠르며 즐거우려면 최우선이 안전이며, 너무 긴 총길이 역시 부담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산악 지형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골프가 앞으로 쉽고 빠르며 즐겁게 변하고 발전하려면, 안전하고 간편한 경기 규칙, 너무 길지 않은 전장, 다이내믹하고 흥미진진한 코스 설계가 필요하겠다. 하지만 코스에 수준 높은 샷 가치를 입히려면 늘어난 비거리로 인한 총길이의 증가가 필요하고 안전을 위해 넓어져야 한다. 이렇듯 현대 골프는 상충하는 문제에 직면해 어려운 시점에 봉착했다. 이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코스 총길이에 최고의 샷 가치를 만들어내는 미래지향의 천재적 설계가 필요한 시기다. 

※ 강명식은 외과 전문의로 한국미드아마골프연맹 부회장을 지냈으며, 골프다이제스트 골프 코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골프 소설 <레드재킷>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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