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식 칼럼] 코스의 아름다움, 그 심미적 차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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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칼럼] 코스의 아름다움, 그 심미적 차이에 대해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08.0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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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14번홀. 폭풍우가 몰아치는 저녁에도 코스의 아름다움을 감추진 못한다.
▲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14번홀. 폭풍우가 몰아치는 저녁에도 코스의 아름다움을 감추진 못한다.

골프 코스를 보고 느끼는 사람마다 다른 심미적 차이의 객관적 판단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랜 기간 골프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과 라운드를 했다. 그중 가장 나이가 많은 동반자는 85세 회장님이었다. 라운드 대부분을 걸어 다니면서 드라이버 비거리도 상당했다. 나이에 비해 외모도 매우 젊어 보여 경이로울 정도였다. 수십 년 동안 골프를 해왔고 아직도 한 주에 서너 번씩 운동을 한다고 했다.

“골프의 어떤 면이 좋으세요?” “공기 좋고 아름답잖아!”  

같은 골프장에서 2년 후 바로 뒤 팀으로 따라오시는 그분을 다시 만났다. 87세였지만 여전히 정정했다. 그는 “골프가 젊음의 비결이자 항산화 보약”이라고 했다. 이래서 우리가 골프에 열광하는가 보다.

‘아름답고 공기 좋다.’

코스를 자주 나가는 골퍼들은 이 말이 너무나 당연해 때론 전혀 느끼지 못하고 라운드를 하곤 한다. 이런 생각을 안 해본 골퍼는 없겠지만, 맑은 공기와 코스의 아름다움을 우린 얼마나 느끼며 골프를 즐기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말이다.

코스의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골프 실력과 여유가 필요하다. 대부분 골퍼는 골프에 집중하다 보면 바로 전에 지나온 홀도 기억하지 못한다. 빈약한 골프 실력으로 축구를 하듯 구장을 넓게 써 양탄자 같은 페어웨이를 한 번도 밟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코스를 볼 여유조차 없어 코스가 아름다운지 어떤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스코어 같은 긴장 요소를 포기하는 순간, 코스의 구석구석이 눈에 보이면서 갑자기 아름다움에 가슴 벅찰 때가 있다. 그러면 그 골퍼의 하루 라운드는 그나마 성공적이다. 우리는 라운드 중 스코어나 스윙 같은 것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골프가 우리에게 주는 좋은 요소 및 혜택을 누려야 한다.

골프에는 수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중 코스의 아름다움이 주는 심미적(Esthetic) 만족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코스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심미적 요소를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의 심미안을 갖고 있다면 더 좋겠다.

숨 쉬듯이 너무나 당연해 골프를 하면서도 쉬이 잊고 또 자연스럽게 얻는 혜택인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은 그 정도 차이를 어떻게 하면 수치로 나타낼지 고민하게 되었다. 각 골프장의 코스는 서로 다른 ‘아름다움’에 대한 심미적 판단과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것을 느끼는 골퍼마다 천양지차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다이제스트에서는 각 골퍼가 느끼는 심미적 차이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해왔다. 아름다운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를 객관화하려는 노력은 필요했다. 코스의 아름다움은 어떤 시각으로 판단해야 할까. 코스는 갖고 있는 태생적 자연환경이 모두 다르다. 어떤 곳은 운 좋게도 절경을 갖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그렇다면 코스는 태생적으로 아름다움이 결정되고 우리는 그것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코스의 아름다움은 먼저 코스 그 안에서의 심미적 요소를 판단의 최우선으로 평가해야 한다.

골퍼가 시각적으로 느끼는 심미성은 최우선이 코스 내 아름다움의 조화다. 물론 코스 내 아름다움이 천혜의 절경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최상이며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채석장, 쓰레기 매립지, 황량한 간척지라 할지라도 천재적 설계와 조경 그리고 자연 복원의 의지를 갖고 코스 내에 조화로움과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면, 이것도 역시 높은 심미성으로 평가받기 충분하다.

현대 골프의 매우 중요한 화두는 ‘환경친화’ ‘자연 복원’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주위 경치와 경관이 좋다고 골프 코스의 심미성이 높다 판단할 것이 아니다. 코스 내의 설계, 자연과의 조화, 환경 보전 및 복원 등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우리에게 심미적 만족감을 높여준다면 그런 코스가 진정으로 아름다운 코스다. 

* 강명식은 외과 전문의로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 부회장을 지냈으며, 골프다이제스트 골프 코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골프 소설 <레드재킷>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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