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포뮬러 1 드라이버, 랜도 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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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 빠진 포뮬러 1 드라이버, 랜도 노리스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2.08.0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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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폰소 듀란(Alfonso Duran) 

영국 태생의 ‘포뮬러 1 스타’ 노리스는 운전하지 않을 때는 종종 전 세계를 비행한다. 

레이싱은 스물두 살의 그가 몇몇 멋진 장소에 갈 수 있도록 해줬고 이제는 멋진 골프장으로 그를 인도하고 있다. 노리스는 대형 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해 5월 미국에 갔지만,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트랙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기에는 매그놀리아 레인을 따라 평소 그가 하는 것보다 더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오거스타내셔널에서 플레이한 것(그는 새로 장만한 마스터스 그린 햇을 뽐내며 환하게 웃었다) 외에도 이 열렬한 골퍼는 더스틴 존슨과 함께 마이클 조던 소유의 그로브 XXIII에서 플레이했다. 또 그는 피닉스에 스톱오버한 덕분에 호아킨 니만, 존 람과 라운드했다.

그는 PGA투어 스타들과 함께 플레이한 것에 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들이 코스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사고방식을 지켜보는 것은 놀랍습니다. 언제나 내게 도움이 되는 팁을 주려고 노력해요. 나는 이것들을 당장 실력 향상으로 연결하진 못해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노리스는 골프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골프 뉴스를 보지도 않았다. “거짓말하지 않을게요. TV에서 골프 경기를 보며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일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일곱 살 때 고카트 서킷에서 레이싱 경력을 시작하고 생계를 위해 맥라렌을 모는 사람이라면, 그가 더 강렬하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일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동료였던 카를로스 사인스가 골프장에 같이 가자고 그를 설득한 다음 그는 마음을 바꿨다. 

그는 골프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레이싱에서 완벽한 랩으로 운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것에 비유한다. “완전히 중독 수준이에요. 얼마나 골프에 빠졌는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빠진 거죠”라고 털어놓는 노리스는 대화 도중에 운전대를 잡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르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핸디캡(13.6에서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을 들여다보았다. 

“주말마다 이 숫자를 찾아봅니다. 라이브 스트림으로 보고 있어요. 골프에 제대로 물려버린 것 같지만 즐겁습니다.”

같은 시간 동안 포뮬러 1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샀다. 이는 노리스가 최근 조던에서부터 세리나 윌리엄스, 톰 브래디까지 스포츠계 최고의 스타들이 대거 참가한 마이애미그랑프리에 다녀온 이유의 설명이 된다. 

갑작스럽게 증가한 관심은 팬들에게 포뮬러 1 서킷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준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의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 노리스는 “특히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라고 평가한다.

“올해 마이애미와 지난해 오스틴이 얼마나 열광했는지 모두가 지켜보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놀랍지요.”

노리스는 이 스트리밍 플랫폼이 PGA투어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우를 해주길 기대하지만 레이싱에 더 가까운 1:1 드라마를 어떻게 복제할 것인지 궁금해한다. “어쩌면 브룩스와 브라이슨을 데려와 복싱링에 몰아넣을지도 모르죠.”
노리스는 끝까지 싸울 수 있는 상태임이 분명하다. F1 드라이버가 최대 2시간까지 이어지는 레이스에서 지속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감안할 때 이 정도 수준에는 들어가야 한다. 

이 스포츠는 놀라운 코어와 둔근의 안정성이 요구된다는 점이 170cm, 68kg의 그가 볼을 정확히 맞혔을 때 엄청난 비거리를 만들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F1은 독특하게 전투기 조종사가 감당하는 수준의 중력을 견뎌낼 수 있는 목의 힘이 필요하다. 

그는 평균기온 50℃를 넘는 조종석에 앉아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방화복을 입고 레이스를 하는 동안 체중이 4.5kg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어떤 건지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워요. 이 같은 것이 이 세상에는 없기 때문이죠.”

정신 건강에 대한 노리스의 개방성 역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F1에 출전한 가장 어린 선수 중 한 명으로 아직 10대에 불과했던 2019년 데뷔 시즌 동안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에 대해 솔직한 자세를 유지했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아무도 스스로 드러내거나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죠”라고 말한 그는 자신의 일상적인 직업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코스에서 워터해저드 같은 것을 무서워한다는 것도 인정했다. 

노리스의 인기(2021년 설문조사에서 그는 현 세계챔피언인 막스 페르스타펀의 뒤를 이어 F1의 No. 2에 올랐다)와 최근 맥라렌과 보기 드문 장기계약 연장에 합의한 것은, 기사가 작성될 때까지도 자신의 첫 승을 올릴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일이다. 

하지만 골프와 달리 F1은 포디엄의 시상식에서 3위까지 트로피를 수여하며 폐막을 장식한다. 리 웨스트우드는 이런 부분을 부러워한다. 아직 어린 선수이지만 벌써 여섯 번의 포디엄 시상식에 오른 노리스는 “골프에서 2위를 하면 패자 취급을 받아요. 정말 힘들죠”라며 웃는다.

물론 노리스는 조만간 시상대 정상에 오르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F1 골프 무대에서 비공식 순위를 올리는 데도 전념한다. “이건 마치 최단시간에 최고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의 레이스 같아요.” 

글=앨릭스 마이어스(Alex M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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