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와 호건의 말을 믿어야 할까?
  • 정기구독
타이거와 호건의 말을 믿어야 할까?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2.08.05 0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초 ‘타이거’라는 스탬프가 박힌 타이틀리스트 681-T 아이언과 두 개의 보키 웨지 세트가 515만 달러에 팔렸다. 

우즈가 2000~2001년 기간 동안 이 클럽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그의 친구와 타이틀리스트 투어 담당자인 스티브 마타에게 넘겼다. 이들은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거짓말탐지기를 통과했다. 

마타는 2010년 5만7242달러에 이 클럽들을 팔았다. 이를 구입한 사람이 지난 4월 골든에이지골프옥션을 통해 익명의 미국인 사업가에게 기록적인 금액에 판매했다.

스포일러 하나를 소개한다. 우즈는 2010년 플레이어스의 기자회견에서 “마타가 내 아이언 세트를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 토너먼트에서 사용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 클럽은 내 차고에 있어요”라고 밝힌 바 있다. 

경매가 있기 전 타이거의 매니저는 그의 부인을 재확인했다. 어쨌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는 우즈보다 마타의 말을 믿고 그 클럽 세트를 구입한 것이다.

검소하기로 악명(?) 높은 우즈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성공으로 돈을 번다는 개념을 혐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증거가 불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들은 최고의 반론은 우리 둘을 잘 알고 있는 친구가 해준 말이다. “당신도 타이거를 잘 압니다. 그가 그처럼 가치 있는 것을 남에게 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우즈의 아이언은 골프 기념품 중 가장 갈망되는 상품은 아니다. 이 타이틀은 뉴저지주 파힐스에 있는 USGA 박물관에 전시된 두 개의 클럽이 보유하고 있다. 하나는 앨런 셰퍼드 주니어 제독이 1971년 달 표면에서 사용한 윌슨 6번 아이언(NASA의 인증을 거쳤다)이다.

이 우주 비행사는 클럽 헤드를 자신의 우주복 안에 숨겼다가 바위를 수거하는 도구의 샤프트에 연결한 뒤 달 표면에서 두 개의 골프 볼을 쳤다. 이로써 골프는 우주에서 행해진 최초의 스포츠가 되었다. 다른 하나의 클럽은 더욱 큰 미스터리를 품고 있다.

벤 호건은 1949년 2월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하고 선수 경력에 위협받을 만큼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후 놀라울 정도로 회복한(글렌 포드 주연의 <Follow the Sun>을 보면 안다) 호건은 1950년 메리언에서 개최한 US오픈 마지막 날 3타 차의 리드에서 타수를 잃고 마지막 홀에 이르렀다. 

채석장 위로 펼쳐진 거친 458야드 파4홀이었다. 그의 티 샷은 홀까지 210야드 떨어진 지점에 멈췄다. 갤러리 틈에 서 있던 투어 디렉터 프레드 코코런은 호건에게 그가 로이드 맹그럼, 조지 파지오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플레이오프로 가려면 파를 잡아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여기서 미스터리는 시작된다.

호건이 롱 아이언으로 쳐 공이 그린에 떨어진 장면은 하이 페스킨에 의해 촬영됐다. 거대한 뱀처럼 장사진을 치고 있는 갤러리를 배경으로 ‘완전한 몰입’ 상태인 골퍼의 움직임을 담은 시이며, 다른 영화에서 결정적 장면으로 집어넣을 법한 이 작품은 골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진이 된다. 

이는 벤 호건이 그의 고전적인 지침서 <다섯 가지 레슨:  현대 골프의 기본(Five Lessons: The Fundamentals of Golf)>(1957)에서 설명하고 있는 유일한 사진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골프 작가인 허버트 워런 윈드와 함께 작업하면서 호건은 이렇게 썼다: ‘나는 2번 아이언을 들었고 내 솔직한 판단으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어쩌면 토너먼트 기간 내내 내가 친 가장 뛰어난 샷이었다. 이 두 완벽주의자들은 이 클럽을 2번 아이언이라 했고 그 후 수십 개의 베스트셀러에 그대로 두었다.

문제는 호건이 아무런 설명 없이 마음을 바꿨고 나중에 많은 편지와 인터뷰, 대화에서 그 클럽이 1번 아이언이라고 한 것이다. 그 클럽과 흰색 골프화는 4라운드와 연장전 사이 어느 시점에 도난당해 수십 년 동안 실종되었다.

1978년 호건은 골프다이제스트의 닉 자이츠에게 그 샷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나는 볼을 핀에 붙이려면 4번 우드로 컷 샷을 구사했을 겁니다. 하지만 핀은 그린 오른쪽 벙커 뒤에 있었고 나는 4번 우드를 잘 치지 못했어요. 겁이 좀 났지요. 나는 동률을 만들려면 4타는 쳤어야 했어요. 그런데 핀의 위치를 감안할 때 절대 3타를 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번 아이언으로 볼을 굴려서 그린 위에 올렸습니다. 홀에 집어넣지는 못했지요. 1번 아이언 샷이 페이드가 되었다면 볼은 그린에 못 미쳤을 겁니다. 12m 거리의 퍼트가 남았고 감사하게도 2퍼트로 홀아웃 할 수 있었어요.”

1995년 골프 기자 가이 요컴이 진행한 허브 윈드와의 전화 인터뷰 녹음 파일을 듣기 전까지는 확실한 사실처럼 들렸다. 

윈드는 “그날 그곳에 있던 우리 모두는 그것이 2번 아이언인 줄 알았습니다. 왜 그가 나중에 1번 아이언이라고 말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요. 벤은 굉장히 까다로워질 수도 있는 사람이고 이번이 그 좋은 예이기 때문에 이 이상은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맞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가 메리언에서 보았을 때 그 클럽은 2번 아이언이었고, 벤이 책에도 그렇게 썼다면 더 이상 의심의 여지는 없는 거죠.”

클래식 클럽딜러 밥 파리노가 1982년 맥그리거 ‘퍼스널 모델’ 1번 아이언을 획득하고 이것이 벤 호건이 분실한 클럽이라고 의심, 200달러를 받고 웨이크포리스트 야구선수 겸 코치인 잭 머독에게 넘기기로 합의하기 전까지는 이 중 어느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최근 웨이크포리스트골프팀에서 활동하고 머독을 잘 아는 레니 왓킨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니는 호건 회사의 스태프였고 셰이디오크스에서 호건과 내기 골프를 하곤 했기 때문에 머독은 그에게 클럽에 가 호건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골프다이제스트 1983년 9월호 기사에서 처음으로 이 클럽을 언급하며 클럽 페이스 중앙보다 호젤 쪽으로 더 치우친 스위트스폿의 마모된 부분이 정확하게 ‘25센트’ 동전 크기라고 설명하고 머독이 “이 클럽을 사용한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나 잘 아는 사람입니다. 

1번 아이언을 이렇게 닳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요”라고 분석했다고 인용했다. 기본적으로 이 증거에다 호건이 문제의 클럽을 살펴본 결과(당시 그는 허리가 아파 문제의 클럽을 시험하기 위해 직접 볼을 쳐본 적이 없다), 이 클럽은 메리언 1번 아이언이라고 선언했다. 

호건은 머독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이것을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친구가 돌아온 것에 비유하겠습니다.”

USGA에 보낸 편지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밝혔다. “그렇습니다. 메리언에서 분실한 내 예전 1번 아이언이 돌아왔습니다. 그립이 바뀌었기 때문에 현재 클럽의 그립을 교체할 수 있는 올웨더 그립을 찾는 즉시 골프하우스의 제 초상화 밑에 걸어둘 수 있도록 보내드리겠습니다.”(참고: 이 클럽은 더 이상 이곳에 걸려 있지 않지만 별다른 격식 없이 베이브 자하리아스의 기념품과 함께 ‘컴백’ 전시에 걸려 있다. 호건은 아마 그리 기뻐하지 않을 것 같다.)

호건이 얼마나 꼼꼼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그는 자신의 개인 클럽 제작자인 진 셀리에게 올웨더 그립을 부착할 때 훅을 방지하기 위해 왼손이 위크 그립 위치에 오도록, 나무로 된 고정구는 샤프트 아래쪽 ‘5시 30분’ 방향이 되게 하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신중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책에서 그 클럽이 2번 아이언으로 불리도록 놔두었을까?

오랫동안 메리언의 역사가로 활동한 존 케이퍼스는 내가 아는 한 호건에게 1번 아이언과 2번 아이언의 불일치에 대해 질문한 유일한 사람이다. 호건이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995년 케이퍼스는 포트워스에 있는 호건의 사무실에 예고 없이 나타나 즉석에서 질문을 허락받았다. 

케이퍼스가 호건에게 메리언의 72번째 홀에서 어떤 클럽으로 온그린 시켰는지 물었을 때 호건은 “1번 아이언이었지”라고 대답했다. 케이퍼스는 왜 책에서는 2번 아이언이라고 했는지 묻자 호건은 “내가 교정을 본 다음 누군가 고친 게 분명해요. 내가 아는 한 이것이 발생 가능한 유일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호건의 1번 아이언과 우즈의 그랜드슬램 아이언을 분실했다가 다시 발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를 바라보는 예술계의 시각으로 생각하게 됐다. 이것이 다빈치의 그림이든 아니든 누군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000만 달러를 지불했고, 이 그림은 꽤 좋아 보인다.

케이퍼스는 “누군가가 자신의 백에서 클럽을 빼 들고 샷을 한 다음, 마지막 홀을 향해 걸어가면서 그것을 내게 건네주지 않는 한 나는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호건의 1번 아이언이 USGA 박물관에 걸린 그 클럽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호건이 한 말을 믿기 때문이죠.”

글_제리 타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잡지사명 : (주)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제호명 :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2, 6층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대표전화 : 02-6096-2999  /  팩스 : 02-6096-2998
잡지등록번호 : 마포 라 00528    등록일 : 2007-12-22    발행일 : 전월 25일     발행인 : 홍원의    편집인 : 손은정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전민선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민선
Copyright © 2022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ms@golfdiges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