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캐디, 프레지던츠컵을 임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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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캐디, 프레지던츠컵을 임하는 자세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2.09.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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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캐디가 프레지던츠컵과 같은 팀 경기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프레지던츠컵이 가까워지고 있다. 팀 경기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은 시간이다. 팀 경기에서 우리는 선수들과 동료애를 다지며 다이내믹한 우승을 만들 수 있다.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에 나가는 것은 영광이다. 이는 좋은 한 해를 보낸 선수와 함께하고 있고 돈을 많이 벌었으며 직업 안정성이 꽤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러한 팀 경기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다양하다. 

라이더컵은 항상 재미있었지만 이제 선수들은 메이저에서만 볼 수 있는 엄숙함으로 대회에 임한다. 미국 팀과 인터내셔널 팀의 캐디들은 프레지던츠컵을 부담으로 여겨왔다. 나는 양쪽 모두를 위해 일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안다. 

어느 해인가, 내가 담당한 인터내셔널 선수는 일주일 동안 쉬고 싶다면 굳이 자신과 함께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늘날 미국인으로서 프레지던츠컵 팀에 들어가는 것은 거의 라이더컵 출전 자격을 얻는 것과 같다. 

이러한 대회를 최고의 스포츠 경기처럼 여기는 선수와 판들이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거의 대학 풋볼 경기를 보러 가는 것만큼이나 가깝다. 

얼마나 많은 미국 선수와 캐디들이 풋볼에 열광하는 남부 출신인가를 감안할 때 늘어난 관중과 더 많은 상금에 관한 인식이 우리의 아드레날린, 기대와 흥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나는 소름이 돋는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원형 객석이 있는 1번 티에 들어설 때, 혹은 팬들이 국가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을 때 뼈에 사무치는 느낌이 든다.

어떤 캐디들은 여기에 정말 빠져든다. 예를 들어 US오픈 챔피언 맷 피츠패트릭의 캐디인 빌리 포스터는 진심으로 자신이 팀의 일원이라고 여긴다. 그의 팀이 이기면 그의 해가 되는 것이다. 

그의 편이 패배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그의 일부가 죽는 것과 같다(내가 ‘편’이라고 한 것은 그가 12번 이상 라이더컵 유럽팀을 위해 일했지만 2005년 프레지던츠컵 때에는 타이거 우즈를 담당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캐디 출신 방송인 존 우드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은 확연히 다른 어떤 대회보다도 이들 경기를 좋아한다.

다음은 내가 이런 대회 경험이 없는 캐디들에게 설명한 방법이다. 선수들이 ‘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에이전트, 매니저, 코치, 물리치료사, 요리사, 이들 모두는 팀의 일부이지만 이 중 많은 사람은 주변에 있다. 정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선수와 캐디만이 로프 안쪽에 있게 된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연대감을 형성한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팀이다.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에서 이 선수-캐디 ‘팀’의 동지애는 양측 각각 12명의 선수에게 옮겨간다. 이들 사이의 동지애는 시즌 중 이들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과도 같지 않다. 모든 사람이 하나의 깃발 아래 동일한 목표에 집중하는 것은 특정한 동료애를 만들어낸다. 

수년 동안 나는 유럽 선수들은 라이더컵 기간 동안 응당 그래야 하는 것만큼 서로 가깝지 않다고 들었다. 결과적으로 캐디들은 아주 약간이라도 주변부로 밀려나는 사람들이 된다. 몇몇 캐디는 이를 개인적인 일로 받아들이지 않지만 내 경우 다른 대회와 똑같이 감정이 투여되지는 않는다.

이는 특히 국적이 다른 캐디들에게 해당한다. 미국인 캐디가 미국 팀을 상대하는 것, 혹은 유럽이나 인터내셔널 캐디가 자신의 출신 팀을 상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다. 우리는 분명 우리가 담당한 선수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고, 이를 충성심이 나뉘어진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런 입장이 되어보았고 이는 묘한 경험이다. 그냥 그렇다. 그리고 만일 다르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팀 경기도 조금 지나치게 멀리 나갈 수 있다. 1번티에서의 분위기, 전혀 가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중요한 퍼트에 성공해 상대를 무찌르는 것, 아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상대를 꺾거나 포인트를 나눠 갖는 것 등 특별한 순간은 분명 사람의 마음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럴 자격이 없는 순간들을 위한 강요된 함성, 주먹을 불끈 쥐는 것,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끄는 것들은 나를 짜증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내 선수가 경기 초반 2m 퍼트를 성공시켜 그 홀에서 동률을 기록하고는 마치 마스터스에서 우승이라도 한 듯 관중을 향해 “가자!”라고 소리쳤다. 그날은 대회 첫날이었을 뿐이었고 우리는 이미 3홀이나 뒤져 있었다.

궁극적으로 나는 이런 대회를 추구한다. 이들 대회는 선수만큼이나 캐디의 위상도 높여준다. 내가 참가한 어떤 컵의 승리도 우리가 투어에서 거둔 우승과 바꾸지 않겠지만 이력서에 추가할 훌륭한 업적이다. 한번 그런 시간을 가지고 나면 다시는 빠지고 싶지 않아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선수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동료애는 캐디들 사이에서도 발생한다. 우리는 이미 형제애를 지닌 무리이고 이것이 더 강화된다. 우리는 함께 코스를 탐색하고 메모를 교환할 것이다. 

또 다른 캐디들이 자신이 맡은 선수가 빠졌는데도 우리를 응원하기 위해 우리 그룹을 따라오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다. 이들이 주먹을 불끈 쥐는 것을 보고 이들에게서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팬들에게서 보는 어떠한 반응 이상은 아니더라도 절대 그보다 못하지 않은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정말 특별한 것은 캐디 룸이다. 이 만남은 전설적이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처한 입장을 이해하고 있으며, 솔직히 말해서 이것을 추구한다. 몇몇 이야기와 허튼소리들은 그 방을 빠져나와 선수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이들은 그 자리에 없었음을 속상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상해보라. 선수가 캐디를 질투하다니. 

글=조엘 빌(Joel Be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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