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에도 환경은 여전히 열악…” 레전드가 바라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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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에도 환경은 여전히 열악…” 레전드가 바라는 미래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2.09.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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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최근에 인기가 높아져서 환경이 좋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굉장히 열악해졌어요.”

26일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에 여자 골프 레전드 5인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 6명을 모아 이벤트 매치를 개최한 박세리(45) 감독은 대회 취지에 대해 묻자 이런 대답을 내놨다.

박 감독은 주니어 골퍼를 위해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세리 월드매치에서도 주니어 골프 육성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며 일부 주니어 골퍼를 행사에 초청해 레전드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도록 했다.

이 외에도 주니어 골프 선수를 위한 대회, 골프 캠프를 운영하며 선수 육성에 아낌 없이 힘을 보태고 있다. 레전드가 주니어 선수를 위해 힘 쓰는 것은 굉장히 뜻 깊은 일이다. 주니어 선수도 자신을 도와주는 레전드를 바라보며 더 큰 꿈을 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주니어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바라 본 박 감독이 따끔한 일침을 놨다. 박 감독은 “주니어를 위한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내가 앞으로 꿈을 위해 달려가는 후배들을 위해서 행보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선수 지원이나 후배들이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현역 후배들도 나와 같은 길을 걸어줬으면 좋겠다. 선후배 사이에 기부도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뜻 깊은 일을 많이 만들어 가고 싶다”고 전했다.

박 감독 말처럼 골프의 대중화가 시작되면서 프로 선수를 꿈꾸는 주니어 골프 선수들의 환경은 더 안 좋아졌다. 우선 골프 관련 비용이 급격하게 치솟아 재정적인 문제가 크다. 그린피만 해도 20만원을 웃도니 마음껏 라운드를 돌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집에 돈이 많으면 그나마 괜찮을 수 있지만, 한 선수는 “대부분 고등학생 때쯤 되면 우리 부모님이 나한테 올인했다는 걸 웬만큼 느낀다. 그래서 프로에 오면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한다는 부담감도 크다”고 털어놨다.

다른 선수는 “미국은 우선 골프장도 많고, 선수가 가면 배려해 주거나 여유 있는 홀에서는 더 칠 수 있게 해준다. 또 쇼트게임이나 퍼트 연습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한국은 그런 환경 자체가 적고 비싸다. 쇼트게임 연습장에 가면 한 시간에 3만원은 기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프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골프장도 선수를 배려해주기 어려운 환경이다. 한 관계자는 “우선 주니어 선수들이 가면 골프장 입장에서는 공이라도 한 바구니 더 칠 수 있도록 해주고, 조금이라도 더 연습하게 해주는데 골프장에 워낙 사람이 많이 오니까 주니어 선수를 배려하는 게 사실상 많이 어려울 것이다”하고 얘기했다.

어느 스포츠든 선수 육성이 미래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키워야 세계로 뻗어나갈 선수가 늘어난다. 한국 골프도 최경주(52)를 보고 자란 김시우(27), 임성재(24) 등이 미국에서 활약 중이고 김주형(20)이나 코리안투어 선수들도 PGA투어를 바라보고 있다.

여자 골프도 일명 ‘세리 키즈’들이 현역에서 활약 중이지만 앞으로 LPGA투어에 진출할 선수가 없다는 잿빛 미래를 예측하는 현장 관계자도 적지 않다. 그만큼 두각을 드러내는 어린 선수가 별로 없다는 의미다.

주니어 골프를 위해 박 감독 등 레전드부터 많은 이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최근 성유진(22)은 5월 롯데오픈 우승 후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주니어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돈을 쾌척한 바 있다. 많은 이들의 노력이 주니어 골프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길 빌어본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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