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머스 “프로 골퍼는 이기심을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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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토머스 “프로 골퍼는 이기심을 갖출 필요가 있다”
  • 전민선 기자
  • 승인 2022.10.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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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엘리트 프로 골퍼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는 걸 가장 간결하게 표현해준 사람은 맷 주디였다. 한때 맷 쿠처의 매니지먼트를 맡기도 했던 에이전트인 주디는 2014년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더 이상 닐리리 맘보가 아니다. 아마추어 시절과 주니어 대회를 뛰던 시절 어울렸던 그 친구는 이제 나를 때려눕혀서라도 그 150만 달러를 차지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온갖 사람들을 다 걱정하고 다니면 제일 먼저 출전 카드를 잃게 된다.”

온갖 사람들을 걱정하지 않는 사람은 오로지 하나만을 걱정하기로 작정한 사람이며 그게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PGA투어 선수들은 더없이 치열한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이런 종류의 이기심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이건 매우 이기적인 스포츠다.” 저스틴 토머스는 지난 9월에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이보다 더 당연한 얘기는 없을 거라는 듯 이렇게 말했다. “선수로서 어떤 포부를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때로는 이기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물론 코치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친구와의 우정을 잃고 싶지 않지만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그렇게 해야한다면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보다 다섯 배의 가치를 지닌 선수가 되고 싶으니까 이렇게 해야겠어’라는 마음이 든다면 그게 이기적인 결정인 것이다. 이기적인 결정이라 해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무튼 골프에서는 어느 정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골프다이제스트의 팟캐스트인 ‘로컬 놀리지(Local Knowledge)’에서는 골퍼에게 이기심이 얼마나 중요하며 선수로서 성공하는 데 어떤 기여를 하는지 알아봤다.  

올해 스물아홉 살로 메이저 대회 2승을 거두고 투어에서 15개의 타이틀을 획득한 토머스는 프로 골퍼로서 이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극적인 사례들을 언급했지만 이기심이라는 개념은 그들의 전반적인 삶에 스며들어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선수들은 가족들을 원하는 만큼 자주 볼 수 없고 친구와 지인들을 서운하게 하는 경우도 있으며 언론 인터뷰나 기업 행사의 횟수를 줄여야 할 때도 있다. 선수들에게 시간은 다른 어떤 수단으로도 보충할 수 없는 최고의 자원이다. 그들에겐 연습하고 플레이하고 실력을 유지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로서 실력을 유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생명줄이니까. 그런 시간을 침해하는 것은 생명줄에 대한 위협이며, 주디가 말했듯이 그 위협을 차단하지 못하면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갈 수 없다.
  
조던 스피스는 더 나아가 선수로서의 이기심 때문에 팬들과 대회 관계자들을 실망시켜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측과 이런 얘기를 하게 될 수 있다. ‘저기요, 그 대회에 정말 나가고 싶은데 여의치 않네요. 제 입장에서는 최선이 아닙니다. 그 토너먼트를 정말 좋아해요. 제가 참가하길 원하시는 마음 감사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때 우리가 실망을 안겨주는 건 단지 대회 관계자뿐만이 아니다. 그 지역의 골프팬들, 우리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어린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그런 일들을 겪게 된다.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계속 속상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자신에게 최선인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 팀 단장을 맡았던 트레버 이멀먼은 이런 상황이 안겨주는 죄책감에 대해, 특히 가족이 얽혀 있는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 완전히 외골수가 되어 명확하게 초점을 맞춰야 하고, 그러다 보면 극단적일 만큼 이기적이 되어야 할 때도 있다.” 그는 말했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나도 상처를 주는 쪽에 서서 누구 못지않게 그런 행동들을 하고 있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어떤 상황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단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만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상황이 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생존의 차원이었고 골프의 멘탈이라는 측면과 엘리트 무대에서 활동한다는 건 미묘한 균형을 요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걸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렇게 자신을 방어해야 할 때가 있다.”

이렇듯 이기심이 프로 골퍼의 요건이라는 데에는 대부분의 선수가 동의한다. 하지만 맥스 호마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이기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된다. 어떤 사람들은 그 말을 조금 다르게, 이를테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개인이 아닌 팀의 느낌을 반영한다. 내 캐디가 지쳤거나 내 코치가 다른 뭔가를 하고 싶어 하거나 내가 다른 걸 하고 싶어 한다면 나는 모든 가능성을 타진한다. 모든 사람들이 이기적이라는 말을 이런 뜻으로 사용한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는 말했다.
하지만 호마마저 때로는 자신만의 방식을 관철해야 한다는 걸 인정했다. 시간이 엄밀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건 호마에게도 낯설지 않은 개념이라는 뜻이다.  

프로 골퍼들은 외톨이로 성장하기도 한다. 연습장에서 혼자 몇 시간씩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아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대부분의 프로 골퍼들이 사실상의 지원 부서를 꾸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에이전트와 코치, 트레이너, 캐디 등이 포함되며 보통의 PGA투어 선수들이 이들을 대동하고 움직인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들이 선수를 보호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선수의 시간과 일정을 관리하며 그 계획을 침범하려는 사람을 차단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선수를 대신해 언론이나 외부인을 상대로 ‘악역’을 맡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선수들은 일종의 CEO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서운하게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일종의 무자비한 이기심으로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이 세계에서 압도되고 말 것이다. 프로 골퍼라는 직업은 화려할 수 있지만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 순식간에 자리를 빼앗기기도 한다. 압도된 상태에서는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없고, 이기심이라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프로 무대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글_셰인 라이언(Shane R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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