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를 늘이는 드라이버 페이스의 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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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를 늘이는 드라이버 페이스의 기술들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2.12.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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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러웨이 로그 ST 맥스
AI(인공지능)가 디자인한 플래시 페이스(Flash Face)가 가장 큰 특징이다. AI와 연산 능력, 그리고 머신러닝(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으로 1만5000회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플래시 페이스를 만들었다. 그 결과 볼 스피드를 최대로 증가시키는 물결무늬 모양의 플래시 페이스가 탄생했다. 

클럽 제조사들은 신제품 드라이버가 출시될 때마다 ‘고반발 페이스’와 ‘볼 스피드 향상’을 외친다. 하지만 드라이버 페이스에는 반발력 제한 규칙이 적용된다. 페이스의 반발력이 너무 높으면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는 비공인 드라이버가 된다. 
이처럼 드라이버 페이스 반발력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클럽 제조사들은 어떤 근거로 드라이버 페이스 기술에 의한 볼 스피드 향상을 주장할까.

코브라 LTDx :
코브라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플랫폼을 통해 설계된 새로운 HOT(Highly Optimized Topology) 페이스 기술로 페이스의 15개 부분 두께를 최적화하여 볼 속도를 높였다. 또 정확한 굴곡, 페이스 두께 그리고 로프트 제원을 확보하기 위해 CNC 밀드 페이스를 채택했다.

◆제한된 CT
드라이버 페이스의 ‘스프링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CT(Characteristic Time) 테스트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2004년부터 COR(반발계수) 테스트를 대체해 사용하는 측정 방식이다.

CT를 측정하기 위해 진자(pendulum, 쇠구슬)가 달린 테스트 장비에 골프 클럽을 고정하고 진자를 클럽 페이스 위에 떨어뜨려 진자가 클럽 페이스와 접촉하는 시간을 측정한다. 공인 드라이버로 인정받기 위한 CT값은 239μs(마이크로초)다. 여기에 USGA는 18μs의 허용 오차를 인정해 실제 한계는 257μs다.

이전에 사용하던 측정 방식인 COR 테스트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장비를 사용해야 하고 드라이버 헤드 한 개를 측정하는 데 45분이나 걸렸기 때문에 크기가 작고 측정이 빠른 CT 테스트가 일반화되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선수들을 지원하는 메이저 브랜드 투어밴에는 CT 테스트 장비를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일부 골퍼들은 강력한 페이스 반발력 규제 때문에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볼 스피드가 증가한다는 제조사의 주장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일 뿐이라고 여긴다.

PXG GEN5 0311 :
고정밀 로보틱 폴리싱 기술로 페이스의 두께와 곡률(돌기 및 반지름)을 제작해 중심에서 벗어난 샷에도 이상적인 발사각 및 스핀을 제공한다. 항복 강도가 높은 Ti412 티타늄 합금을 사용하고 가변 두께 페이스 기술을 적용해 볼 스피드를 높였다.

◆영역 확장
드라이버 페이스의 반발력 규제가 여전한 가운데 클럽 제조사들은 볼 스피드 향상을 위해 클럽 페이스에 어떤 기술을 투입했을까. 첫 번째로 고반발 영역의 확장이다. 더 넓어진 고반발 영역은 중심에서 벗어난 샷에도 더욱 빠른 볼 스피드로 비거리를 최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신 드라이버 페이스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구형 드라이버는 스위트스폿의 CT가 257μs에 달하는 고반발 영역을 가지고 있더라도 중앙을 제외한 페이스 나머지 부분은 CT 한계에 한참 못 미쳤다. 

결국 볼이 클럽 페이스 중앙에서 몇 밀리미터만 벗어나도 볼 스피드는 크게 떨어졌고, 중앙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볼 스피드가 더 떨어지며 비거리 감소가 나타났다.

따라서 클럽 제조사는 클럽 페이스의 넓은 영역에서 최대의 볼 스피드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접목했다. 최신 드라이버들은 AI(인공지능)를 통해 페이스를 설계하고 정교한 가변 두께 페이스 기술로 만든 페이스 디자인을 사용한다. 

또 광고 문구를 통해 자주 접했던 컵 페이스도 페이스 용접 라인을 페이스 가장자리에서 가장자리 뒤쪽으로 이동시켜 주변부 반발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밖에 개선된 티타늄 합금을 사용하거나 카본을 이용해 더욱 크고 얇으면서도 높은 강도의 페이스를 제작하기도 한다.

페이스 주변부의 반발력이 높아지기 시작하자 2016년 USGA는 드라이버 페이스의 스프링 효과를 클럽 페이스 중앙뿐만 아니라 페이스 전체에 걸쳐 제한하는 새로운 CT 규칙을 발표했다.

핑 G430 LST :
스핀 시스텐시 테크놀로지를 사용해 새롭게 벌지와 롤 설계를 했다. 그 결과 빗맞은 샷에도 최적의 스핀과 비거리를 만든다. 또 진화한 단조 페이스는 중심부가 약 6%, 주변부는 약 9% 얇아져 페이스 반발력이 높아졌다.

◆상향 평준화
클럽 제조사들이 페이스 반발력의 제한이 있음에도 지속해서 볼 스피드를 높이는 페이스를 만들 수 있었던 두 번째 이유는 페이스 제조 공정의 발전이다. 일반적으로 클럽 페이스를 똑같은 공정으로 만든다고 해도 여러 가지 제어할 수 없는 조건(재료 상태, 제작비용 등) 때문에 완벽하게 똑같이 가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조 공정에 따라 CT가 최대 허용치인 257μs에 근접한 제품이 전체 생산량의 2% 미만에 불과한 경우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개체별 차이를 최대한 줄여 최소의 공차(tolerance)로 드라이버 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제조사의 목표다. 

정교한 공차는 반발력 제한에 근접한 CT를 가진 페이스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제조사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대변하는 척도 중 하나다. 

대형 클럽 제조사는 개체별 차이가 적은 정교한 페이스를 만들기 위해 제조 방법을 개선해 로봇으로 페이스 곡률을 가공하고 CNC 밀링을 도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더욱 정교한 공차를 가진 페이스를 만들려면 제조 비용 상승을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MOQ(최소 주문량)를 겨우 채워 드라이버를 만드는 소형 제조업체는 정교한 공차를 실현하기 힘들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페이스 R&D(연구개발) 비용과 대형 제조 공장에서 더욱 정교하게 제조되는 메이저 브랜드 드라이버들이 소규모 드라이버 제조사를 앞서는 이유 중 하나다.

구형 드라이버와 최신형 드라이버의 페이스 반발력 차이는 스윙 로봇 테스트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같은 헤드 스피드로 테스트를 해도 볼 스피드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공차를 줄여 더욱 한계까지 밀어붙인 신형 드라이버 클럽 페이스의 높아진 반발력이 원인일 가능성을 높인다.

구형 드라이버의 경우 운이 좋다면 공인 클럽 한계점인 257μs의 CT를 가진 드라이버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250μs에 못 미치거나 더 낮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공차가 큰 공정으로 페이스를 만들 경우 비공인 클럽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제 설계 목표를 낮춰야 한다. 

타이틀리스트 TSR2 :
TSR에는 두 가지의 새로운 VFT(가변 두께 페이스) 구조를 사용했다. TSR2와 TSR4는 멀티플래토 VFT 페이스를 적용해 미스 샷의 비거리를 높인다. TSR3는 스피드링 VFT 페이스를 적용해 스위트스폿에 볼이 임팩트 되었을 때 최대 스피드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한계점
결국 구형 드라이버와 최신형 드라이버 페이스의 CT 한계점은 257μs로 같지만, 구형 드라이버 페이스는 한계점 근처에 도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최신 페이스 기술이 적용된 드라이버는 대부분 한계점 근처에 도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더불어 넓어진 고반발 영역으로 인해 빗맞은 샷에도 최대의 비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자신의 비거리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면 최신 페이스 설계 기술을 통해 진짜 한계점에 근접한 최신형 드라이버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사진_김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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