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굵직한 기록을 세웠던 캐시 휘트워스(미국)가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났다.
LPGA투어는 26일(한국시간)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 휘트워스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향년 83세. 미키 라이트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LPGA투어에서 활약하던 그는 가족, 친구와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다 갑작스럽게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 대회 6승 포함 LPGA투어에서 통산 88승을 기록한 휘트워스는 LPGA투어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LPGA투어 최다 연속 우승 기록(17시즌)도 갖고 있으며, 최다 우승 시즌 기록(22시즌)도 보유하고 있다.
우승 기록 외에도 커리어 최다 홀인원(11개), 1953년부터 시작한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최다 수상 1위(7회), 올해의 선수 최다 수상 2위(7회), LPGA투어 사상 최초로 총상금 100만 달러 돌파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몰리 마르크스 사마안 LPGA투어 커미셔너는 “골프계, 그 리고 이 세상은 휘트워스가 별세함으로 가장 놀라운 여성 한 명을 잃었다. 휘트워스는 골프 코스에서나 바깥에서 진정한 챔피언이었다. 내가 어린 소녀였을 때, 커미셔너로 일할 때도 늘 영감을 줬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았으리라 생각한다”며 명복을 빌었다.
1939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난 휘트워스는 테니스를 하다가 14살에 친구들이 잘컨트리클럽에 초청해준 날 골프를 배웠다. 첫 스윙으로 그냥 휘둘러댔던 게 화가 났던 휘트워스는 다음 날 골프장에 다시 방문했다. 부모님이 25달러를 주고 회원권을 끊어줄 때까지 그린피 1.5달러를 내며 혼자 플레이를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고, 1957~58년 뉴멕시코여자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선수로 나섰다. 1962년 켈리걸스오픈에서 첫 승을 거머쥔 휘트워스는 “88승은 생각지도 않았다. 아무도 능가할 수 없는 기술이나 목표를 위해 온 게 아니라, 이기고 싶어서 한 것이다. 나는 괴짜가 아니다. 성공해서 다행이다. 나를 조금이라도 기억해준다면 충분하다”고 얘기해 감동을 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