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장타자’ 디섐보, 새 클럽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6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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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의 장타자’ 디섐보, 새 클럽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6가지 이유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3.03.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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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와 코브라의 계약이 2022년 말 종료됐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로 그가 어떤 용품 회사와 손잡을지에 관한 추측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디섐보는 올해 첫 출전 대회인 아시안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에서 테일러메이드 스텔스2 플러스 드라이버를 사용했다(그는 컷 탈락했다). 2022년 LIV골프에 합류한 디섐보는 지난 2월 말, 피닉스에 있는 핑 본사에서 클럽을 테스트했다. 물론 그는 코브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201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할 때부터 코브라 클럽을 사용해 2020년 US오픈을 포함, PGA투어에서 8승을 거뒀다.

그러나 소속 프로 명단에 디섐보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는 모든 용품 회사는 협상을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그 정도로 디섐보의 변덕은 꽤나 심하다. 그와 클럽 계약을 하려면 다른 투어 선수와는 완전히 다른 조건이 붙은 계약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중 몇몇 조건은 클럽 제조사들이 ‘고맙지만 사양할게’라고 말하기에 충분한 조건일 수도 있다. 

1 그는 끊임없이 드라이버를 주물럭거린다
디섐보와의 클럽 계약을 고려하는 회사는 그를 위해 수많은 드라이버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디섐보가 코브라에 몸담고 있는 동안 있었던 일 중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2021년 마스터스를 앞두고 그는 새로운 코브라 라드스피드 드라이버를 요청했다. 디섐보가 원하는 클럽을 만들기 위해 코브라의 기술진은 제거 가능한 웨이트를 없애 전체 헤드의 중량을 줄였고, 내구성을 늘리기 위해 더 두터운 페이스를 사용했다. 

이를 위해 코브라의 핵심 기술인 인피니티 페이스를 제거했다. 또 토에 볼이 맞는 미스 샷에 도움이 되도록 토 부분을 더 평평하게 만들었다. 당시 코브라의 PGA투어 담당자인 벤 스코민은 디섐보의 드라이버를 위해 몇 개월을 걸쳐 그와 함께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스코민은 “로프트 5도짜리 드라이버로 시속 200마일의 볼 스피드를 만들어내는 클럽을 설계하는 것은 우리 기술진이 일반적으로 만들어내는 드라이버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클럽을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클럽 설계와 테스트에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했고, 그 작업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 이 헤드는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를 만드는 디섐보에게 가장 적합한 드라이버를 찾기 위한 수많은 프로토타입 중 하나다.”

2 원 랭스 아이언을 만드는 데 전념해야 한다
디섐보는 그가 2016년 프로로 전향하기 전부터 골프백에 넣어두었던 클럽인 원 랭스 아이언에서 벗어나려는 기미를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원 랭스 아이언을 만드는 것은 7번 아이언 샤프트를 모든 클럽헤드에 끼워 넣는 것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다. 

코브라는 디섐보와 함께 원 랭스 아이언 작업을 하면서 4~6번 아이언에 더 넓은 솔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몇 가지 노하우를 얻었는데 이는 4~6번 아이언으로 볼을 높게 띄우기 위해 무게중심을 더 낮게 가져가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4~6번 아이언의 샤프트가 일반적인 아이언보다 더 짧기 때문에 까다로운 작업 과정을 거쳐야 했다. 

또 모든 아이언으로 적절한 탄도를 만들기 위해서 샤프트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샤프트의 길이는 동일하지만 무게는 각각 다를 수 있다. 코브라의 최신작 에어로젯 원 랭스 아이언의 4~6번 아이언에 KBS투어 80 샤프트를, 7~9번에는 KBS투어 90, 피칭 웨지와 샌드 웨지에는 더 무거운 KBS투어 120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자. 요컨대 디섐보만을 위한 클럽이든, 일반 판매용 제품 라인에 들어갈 클럽이든, 이는 회사가 원하지 않는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3 불가능한 걸 원한다
디섐보는 최근 LIV골프의 마이크 매컬리스터에게 자신이 원하는 드라이버에 대해 언급했는데 “페이스 어느 곳에 볼이 맞아도 볼이 시속 200마일의 속도로 날아가 페어웨이에 안착하는 드라이버를 만들 수 있는 누군가를 원한다. 그런 날이 오면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볼 스피드를 시속 195마일로 올리고 360야드까지 편안하게 날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골프를 영원히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이 수준까지 이뤄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코민은 이런 클럽은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정말 터무니없는 말이다. ‘필드위의 물리학자‘라고 불리는 남자가 페이스의 어느 지점에 볼이 맞아도 페어웨이로 날아가도록 만드는 드라이버를 원한다고 말하는 거다. 클럽 스피드가 빨라질수록 더욱 정밀함이 요구된다. 경주용 자동차처럼 말이다. 고속도로를 시속 200마일로 달리고 싶다면 시속 75마일로 달릴 때보다 더 정교하게 운전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마법 같은 클럽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유니콘을 찾고 있는 거다.”

4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유니콘을 찾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스코민은 언제 어디서든 디섐보가 원한다면 그를 만나야 했다. 2020년 마스터스를 앞두고 몇 개의 샤프트를 테스트하기 위해 14시간에 걸친 작업을 했다. ‘골프 과학자’는 요구사항이 너무 많고 달성하기 어려운 것을 요청하기 때문에 회사나 투어 담당자를 지치게 만들었다. 

로프트가 낮고 더 긴 드라이버, 원 랭스 아이언을 다루는 일, 점보 그립와 함께 사용할 적절한 샤프트를 고르는 일 등 디섐보가 원하는 것들은 재고가 거의 없거나 모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소속 프로가 많지 않은 코브라의 경우 디섐보에게 이러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소속 선수를 보유한 용품 회사라면 디섐보 한명에게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5 언제나 용품 회사를 홍보하는 사람은 아니다
용품 회사는 제품 홍보를 위해 선수에게 매년 수백만 달러를 지불한다. 거액을 받는 투어 선수는 전 세계 시청자 앞에서 용품을 사용하고 제품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디섐보는 형편없는 플레이를 하고 나서 그 책임을 자신이 사용하는 장비 탓으로 돌렸다. 

2021년 디오픈 1라운드에서 그는 페어웨이에 공을 네 번밖에 올리지 못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28.6%였고, 결국 1오버파를 적어 냈다. 대회장이었던 영국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클럽은 전장이 7189야드로, 다른 메이저 대회에 비해 짧은 편이었다. 장타자인 디섐보에게 유리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드라이버 샷이 흔들리면서 경기를 망쳤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만일 내가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볼을 보낼 수 있다면 정말 멋지겠지만 지금 사용하는 드라이버는 형편없다. 이것은 글자 그대로 물리학의 문제이고 그들이 헤드를 만드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바람직한 헤드 디자인이 아니며, 우리는 이 문제를 고쳐보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결과를 내지 못했을 뿐이다.”

6 투자에 대한 수익률
가장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선수 중 한 명임에도 그가 코브라와 함께한 이후 코브라의 용품 판매는 딱히 급증한 적이 없다. 그러면 그는 클럽의 판매에 관해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까? 디섐보는 확실히 매력적으로 보이만 실제로 그렇게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 대회 챔피언인 디섐보는 유명 인사지만 그와 장기간(그리고 고액의) 용품 계약을 맺으려면 따져보고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현재 상황에서 그가 용품 계약을 원하더라도 용품 회사의 눈에는 그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글=E. 마이클 존슨(E. Michael 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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