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리, “신동이란 꼬리표, 견디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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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리, “신동이란 꼬리표, 견디기 어려웠다”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3.05.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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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파인허스트에서 있었던 2014년 US여자오픈 기자회견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때 나는 11살이었고 의자에 앉아 빙글빙글 돌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질문에 답했다. 그리고 8년 후 L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그동안 내 경력으로 신동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는 건 견디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 자신과 싸워왔고 번아웃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내가 골프를 접했을 시기는 7살에 어머니와 함께 오빠 루크를 데리러 연습장에 갔을 때다. 그때 처음 볼을 쳤는데 바로 골프에 빠져버렸다. 나는 꽤 빨리 루크를 따라잡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학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들었는데 일정을 쉽게 조정 할 수 있어 편했다. 골프를 통해 많은 친구를 만났기 때문에 어느 것을 희생했다는 느낌도 받지 않았다.

10살이던 해 여름, US여자 아마추어와 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두 대회에서 나는 최연소 선수였다. 아직 키가 150cm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선수들보다 20야드나 비거리가 짧았지만 볼을 곧게 날릴 수 있었다. 3번 우드의 근접도는 웨지보다 나았다.

다음 해 여름, 인티그럴 드라이브, 칩 & 퍼트의 출전자격을 얻었다. 자라면서 가장 좋아하는 골퍼는 보비 존스였다. 나는 오거스타내셔널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완벽해 보이는 그린을 밟으며 이것이 아스트로 잔디인지 궁금해하던 것을 기억한다. 내 연령대 그룹에서 우승했고 그 후에 연습 라운드를 관람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멘 코너에 가는 것이었다. 진달래는 직접 보면 훨씬 더 아름답다.

그해 여름 하프문베이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 예선에 등록했다. 74-68을 쳤다. 예선에서 7타 차로 예선 우승을 차지했는데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예선에 출전한 역대 선수 중 가장 어렸다. 78-78을 쳐서 미스 컷했지만 프로 골퍼가 되겠다는 꿈은 그 어느 때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미국 ABC의 ‘굿모닝 아메리카’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제안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11살짜리 아이에게 너무 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 번 거절했다. 부모님은 언제나 나를 단지 골퍼가 아닌 한 사람으로 대해주었다.

모든 관심을 피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언제 프로가 될 예정이냐?”고 묻곤 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그 무렵 베이 에어리어의 친구들을 통해 조니 밀러를 만났다. 그는 훌륭한 멘토가 되어주었다. 내가 가장 어린 나이에 많은 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장 프로가 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조니와 함께 USGA를 통해 만난 또 한 명의 멘토인 고 미키 라이트는 ‘누구도 내 스윙을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는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과거에 여러 코치를 만났지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 스윙의 순서가 어긋날 때에는 비디오를 본다. 정말 막히게 되면 조니, 내 부모님,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전의 미키처럼 신뢰하는 사람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2019년, 17살 때의 내 일정을 보면서 가슴이 설레지 않았다. 그때는 다음 단계를 위한 시간이었다. 나는 프로가 되었고 부모님은 내 결정을 믿어주었다. 2020년까지 엡손투어에 몸담고 있었고 3개 대회에서 톱5에 들었다. 2021년에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5개의 엡손투어 대회에서 미스 컷했다. 오프 시즌 동안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어릴 적 일을 돌아보면 가장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이 내가 얼마나 자신감에 차 있었던가였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스스로에게 왜 골프를 하는 건지 자문해보았다. 고된 연습 속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잃어버렸다. 나는 경쟁하고 더 나아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플레이한다. 2022년 이것과 결과에 초점을 맞추었고 효과를 보았다.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이는 첫 프로 우승을 만들어냈다.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연장 첫 홀에서 이글을 낚았다. 몇 주 후 엡손투어에서 다시 우승을 기록했다.

자신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엡손투어 상금 랭킹에서의 내 순위를 통해 LPGA 카드를 획득했고 일찌감치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다나오픈 일요일 마지막 그룹에 속하게 됐고 괜찮은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그 경험이 LPGA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게 만들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것은 균형을 잡는 데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 시즌 내내 도움이 되어주었다. 만일 내가 1.2m 퍼트를 놓치며 라운드를 끝내도 머릿속에서 이를 수없이 되풀이하며 곱씹을 수 없었다. 나는 3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해야 하곤 했다. 나는 데이터 분석과 심리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지금은 내 골프 경력에 집중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기술, 기후변화, 혹은 벤처캐피털 분야에서 내 학위를 활용하고 싶다.

특히 아시아에서 더 많은 국제경기에 출전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내 목표는 솔하임컵 출전선수에 뽑히는 것이지만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어릴 때 나는 정말 엄청난 자신감에 차 있었다. 만일 내가 자신감을 잃게 되면 다시 그때의 느낌으로 돌아갈 것이다. 

루시 리
LPGA투어
나이 20세
거주지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쇼어스


글_킬리 레빈스(Keely Lev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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