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래스에선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안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 프리뷰]

PONTE VEDRA BEACH, FL - MARCH 2: The clubhouse at TPC Sawgrass on March 02, 2018 in Ponte Vedra Beach, Florida. (Photo by Chris Condon/PGA TOUR)

[골프다이제스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소그래스의 가장 짧은 티와 가장 긴 티에서 플레이해봤다.

3월 초, PGA투어의 홈 클럽인 TPC소그래스를 찾았다. 스타디움 코스, 그것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참가하는 프로들이 사용할 티에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많은 아마추어는 T V에서 보는 사람들과 우리의 실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우리와 그들의 차이는 우리의 핸디캡과 ‘스크래치’ 정도가 아니라롤 러스케이트와 경주용 자동차의 수준이다. 이미 8년 전에 페블비치의 US오픈 티에서 플레이해보고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바 있다. 당시 내 핸디캡은 6이었지만, 우리 아버지나 아버지 친구들은 이븐파라고 부르는 스코어가 나왔다(그쪽 채권시장에서는 파가 100이다). 그래서 소그래스에 도착했을 때도 섣불리 내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지 모른다는 환상 내지는 섣부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플레이어스 티를 선택할 경우 스타디움 코스의 길이는 7250야드가 조금 안 된다. 요즘 메이저 기준으로는 중상 정도의 길이지만 나한테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예순세 살이고 코네티컷주 북서쪽에 있는 내 홈 코스는 두 번을 돌아야 5600야드다(나인 홀이기 때문에). 나는 서른여섯 살에야 골프에 입문했다. 7.9인 핸디캡 인덱스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0년 전에 125야드 지점에서 샌드 웨지와 피칭 웨지를 놓고 고민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같은 지점에서 주로 8번 아이언을 잡는다.

TPC의 시련에 빠지기 전날, 스타디움 코스의 가장 짧은 티에서 플레이를 해봤다. 캐디는 한 번 실수하기는 했지만, 그다음부터는 ‘레이디 티’라는 표현을 삼가고 그린 티라고 불렀다. 이 티를 선택하면 코스의 길이는 5019야드에 불과하다. 토너먼트보다 220야드 드라이버 샷을 열 번이나 적게 하는 셈이다. 그렇게 앞에서 시작하면 통계적으로 유리한 토대에서 시작할 수 있고 워밍업도 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향의 겨울은 혹독했고,그때까지 3개월 동안 라운드는 단 두 번에 그쳤다. 그나마도 골프 외적인 일로 캘리포니아에 갔을 때였다. 이게 내 첫 번째 변명인데 물론 마지막은 아니다.

5019야드의 소그래스
소그래스에서 처음 플레이해본 건 1990년대 초였다. T V로만 보면 대부분의 골프 코스를 구분하기 힘들다. 그다음 해에 플레이어스를 시청할 때는 홀을 대체로 알아볼 수 있었다. 그홀은 그 후로 여러 번 손을 보면서 정글로 변한 골프계에 대처했고 클럽하우스도 나무와 유리로 만든 비행접시에서 메디치 가문의 별장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스타디움 코스의 시각적인 인상은 처음 봤을 때와 다름없다. 놀라운 그린피(성수기를 기준으로 500달러 내외)를 지급한 대가로 사람들은 TV를 통해 익숙해진 느낌의 급격한 동요를 경험하게 된다. 골프 시청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보너스인 셈이다. 그린 티에서의 라운드에는 PGA투어의 대외 홍보처에서 일하는 앨릭스 어번이 함께 했다. 그의 핸디캡은 내 핸디캡의 반올림 오차 범위 이내였다.

출발 요원이 우리에게 드라이버 샷 비거리를 기준으로 적당한 티를 선택하라며 평소처럼 주의를 줬다. 우리는 그를 무시했다. 끝도 없이 앞으로 나갔다. 그 이유는 우리가 선 곳에서는 마커가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홈 코스가 워낙 작기 때문인지 초반에는 내가 앨릭스보다 우세했다. 우리 코스를 찾은 핸디캡이 낮은 방문객은 스코어카드에 적힌 야디지를 보고 한 번 만에 코스 레코드를 갈아치우면 얼마나 근사할까 꿈에 부푼다. 하지만 더블 보기와 트리플 보기 속에 그 꿈이 좌초할 때가 드물지 않다. 많은 골퍼처럼 나 역시 더스틴 존슨만큼 드라이버 샷을 멀리 날리는 환상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더스틴 존슨보다 130야드 앞에서 플레이하면 실제로 그보다 더 멀리는 아닐지언정 그만큼은 날아가기 마련이고, 볼을 찾아가보면 더 큰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비거리는 말도 안 되게 길지만 그들은 단순히 비거리만 긴 게 아니다.

나는 1번홀에서 페어웨이를 건드리지도 않고 정규 타수 내에 그린에 올라 가지도 않았지만 파를 기록했다. 2번 홀에서 역시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리고도 파 세이브를 했다. 물론 모든 사람이 381야드의 홀을 파5로 치는 건 아니겠지만. 나는 제일 좋아하는 클럽을 가져갔다. 지금은 단종된 나이키의 16도 드라이버다. 사실상 대형 헤드가 달린 4번 우드인 이클럽을 나는 베이비 드라이버라고 부르고 보통 200야드 정도가 나온다. 홈 코스의 두어 홀에서는 유용한 거리다. 라운드 내내 계속 세찬 바람이 불었고 후반 나인에 들어서자 베이비 드라이버가 조금 과한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립을 내려 잡고 그걸 고수했다.

한편 앨릭스는 짧은 홀의 패러독스와 씨름 중이었다. 대부분의 파4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할 만큼의 거리를구사하는 터라 당연히 드라이버 샷을 시도했지만 샷이 빗나가면 헤어 나오기 힘든 난관에 빠졌다. 갑자기 투어 선수들이 티 샷을 강타하기 시작하자 설계가들은 코스 길이를 늘이는 방법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그 목적이 긴 장타자들의 플레이를 어렵게 하는 게 목적이라면 홀을 엄청나게 길게 만드는 건 역효과를 낳는다. 장타자를 움찔하게 만드는 파4홀은 오히려 짧은 홀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리비에라의 10번홀, 오거스타내셔널의 3번홀 그리고 소그래스 그린티에 있는 파4
홀 두 군데 같은 곳이다.

아무튼, 나는 121야드의 8번홀에서 기분 좋게 구사한 티 샷이 그린 10야드 앞에 떨어지는 바람에 칩 샷 한 번에 이어 스리 퍼팅으로 쓸데없이 더블 보기를 한 걸 포함해 전반에 40타를 기록했다. 10번홀에서는 버디를 했지만 그러자마자 멍청한 더블 보기가 두 번 더 나왔다. 앨릭스는 후반에서 다섯 홀 연속해서 파를 거뒀고 17번홀에서는 우리 둘 다 버디 직전까지 갔다. 우리가 낫소를 했다면 전반과 전체에서는 내가 이겼고 후반에는 그가 이겼을 테지만 우리 둘 다 자랑
할 건 별로 없었을 것이다. 나는 10오버파 82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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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5야드의 소그래스
다음 날 긴 코스에서는 스튜어트 무어와 함께 플레이에 나섰다. 역시 투어에서 대외 홍보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앨릭스보다 나이가 많지만 비거리는 더 길었다. 그는 거의 20년 전인 대학 시절에 골프 선수로 활약했고 졸업한 후에는 다양한 미니투어에 참가했다. 그러다가 8년 전에 아들이 태어나면서 프로 생활을 접었고, 지금은 플레이도 거의 하지 않는다는데 다 잊어버린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내 입장에서 스튜어트처럼 실력 있는 사람과 플레이하는 건 행운이기도 했지만 불운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플레이어스 티에 딱 맞는 것처럼 보이는 골퍼와 동행하려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 반면 드라이버 샷을 나보다 80~100야드 더 멀리 보내는 초면인 사람과 함께 할 때보다 플레이가 더 잘 안 풀릴 때도 없는 것 같다. 1번홀의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얼마나 세게 휘둘렀던지 볼이 곧장 위로 솟구쳐 올랐다가 왼쪽의 소나무 속으로 사라졌다. 얼마나 짧았던지 캐디와 함
께 볼을 찾기 시작해서 50야드도 채 걸어가기 전에 발견했다. 그다음에도 펀치 샷, 토핑, 임팩트 실수, 청크 등을 거듭하며 트리플 보기인 7타를 기록했지만, 느끼기로는 거의 10타는 한 것 같았다. 두 홀이 더 지나서야 내가 다초점 안경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게 진짜 문제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튜어트는 출발이 좋았다. 1번홀에서는 보기를 했지만 그 후로 내리 세홀에서 파를 기록했다. 5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걸어갈 때 그는 네 홀에서 1오버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한 건 치명적인 실수였다. 7번홀에서 나는 처음으로 티 샷을 먼저 했다. 스튜어트가 말하길, “두 홀연속으로 섕크를 내고 오너를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실력에 비교해 너무 긴 코스에서는 파4를 파5홀로, 파5는 파6홀로 취급하는 게 현명하다. 나는 그럴 의향이 차고 넘쳤지만, 플레이어스 티의 경우 볼을 인플레이 상태로 유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내 능력에 부치는 홀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15번홀의 토너먼트 티는 그 전날 앨릭스와 함께 플레이했던 곳에서 거의 200야드나 뒤에 있었고, 그 둘 사이의 공간은 나뭇가지가 늘어진 연못이 채우고 있었다. 나는 두 번의 시도 끝에 호수 건너편에 도달했고 그런 다음에는 더 심한 난관에 빠졌다. 나는 결국 9타를 했다.

그나마 웬만한 홀은 후반의 파3 두 곳이었다. 13번홀에서는 캐디(미니투어에서 활동하다가 증권사에 들어갔다는)가 라인을 완벽하게 읽어준 덕분에 18m 내리막 버디 퍼팅에 성공했고, 17번홀에서는 15m 오르막 버디 퍼팅을 몇 cm 차이로 실패했다. 39오버파 111타를 기록하는 동안 네 개의 볼을 잃어버렸다.
이제 5월 10일에 플레이어스가 시작되면 겸허한 마음으로 TV 앞을 지킬 생각이다.

글_데이비드 오언(David O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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