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US오픈 역사, 15명의 우승자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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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US오픈 역사, 15명의 우승자가 바뀐다?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6.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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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골프협회(USGA)가 지난해부터 US오픈의 플레이오프를 18홀에서 두 홀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72홀이 공동 선두로 끝날 경우 두 홀 플레이오프와 서든 데스 방식으로 승자가 결정된다.

123년 동안 18홀 플레이오프 방식을 고수하고, 다섯 번의 36홀 플레이오프와 72홀 만에 우승자를 정하던 유서 깊은 US오픈의 전통이 동전 던지기만큼이나 간단하게 결정된다는 건 놀라운 소식이었다.

지난해 이 소식을 접한 고(故) 댄 젠킨스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두 홀 플레이오프와 서든데스 방식이었다면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따져봤다. 그리고 서른세 번의 US오픈 플레이오프 중 무려 열다섯 번 우승자가 바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래는 댄 젠킨스가 바뀐 연장전 방식을 적용해 상상한 내용이다.

▶ 1913년에 브루클린에서 해리 바든은 프랜시스 위메트를 6홀 만에 서든데스로 물리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프의 한순간은 지워진다. 위메트는 여생을 바텐더로 살아간다. 

▶ 1929년에는 윙드풋에서 36홀 플레이오프 끝에 보비 존스가 앨 에스피노사를 23타 차로 이기는 대신 에스피노사가 첫 두 홀 만에 오픈 트로피를 품에 안는다. 이듬해 에스피노사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존스는 골프를 그만두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다. 마스터스는 탄생하지 못한다.

▶1931년에 인버네스에서는 조지 본 엘름이 2번홀에서 빌리 버크를 물리치기 때문에 골프계는 US오픈의 유일한 72홀 플레이오프를 지켜보며 괴로워할 일이 없다. 털리도 전역에서 축하 잔치가 벌어진다.

▶ 상심한 끝에 샘 스니드는 1947년에 세인트루이스컨트리클럽에서 루 워샴과 두 홀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마침내 챔피언으로 등극한다. 온 세계가 함께 기뻐한다. 스니드는 만년(4번) 2위라는 오명을 벗는다.

▶ 로이드 맹그럼은 1950년에 메리언에서 두 홀 플레이오프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벤 호건의 복귀전을 망쳤다는 이유로 FBI 공적 1순위에 오른다. 하이 페스킨(Hy Peskin)이 찍은 호건의 4라운드 마지막 샷 사진이 신문에 실리는 일도 없다. 맹그럼은 체포를 피해 도망치고 뉴질랜드 오클랜드 인근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끝으로 자취를 감춘다.

▶ 정규 라운드의 마지막 9홀에서 7타 차 선두를 날려버린 아널드 파머는 1966년에 올림픽 4번홀에서 빌리 캐스퍼를 물리치며 자신의 두 번째 오픈 타이틀을 차지한다. 온 세계가 다시 한번 기뻐한다. 그 날은 국경일로 선포된다.

▶ USGA는 오픈의 충격적인 새 우승자들, 보비 크뤽섕크와 재키 큐피트, 로렌 로버츠와 마크 브룩스 등이 포함된 명단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토너먼트의 명칭을 변경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더 살펴본 바에 따르면 잭 플렉이 1955년에 올림픽에서도 호건을 이기면서 악몽은 계속되지만 대체로 나 혼자만의 악몽일 뿐이다.

▶ 보비 존스는 1929년 US오픈 플레이오프에서 23타 차로 우승을 거뒀지만, 만약 그때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더라면 패했을 것이다.

▶ 새로운 플레이오프 방식에 따르면 샘 스니드는 US오픈에서 우승하고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을 것이다.

[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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