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골프 코스
파인힐스는 업 앤드 다운이 없는 완만한 홀을 찾기 어렵다. 매 홀 업 앤드 다운이 심하고 도처에 장해물이 도사리고 있어 전략적 공략이 필요하다. 변화무쌍하고 다이내믹한 27홀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덕분에 골퍼는 매 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의 코스는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인 로널드 프림이 설계했다. 로널드 프림은 클럽나인브릿지 제주, 아시아나컨트리클럽, 버치힐컨트리클럽을 디자인했다. 그가 설계한 다른 코스와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난도가 높은데 전체적으로 페어웨이와 그린의 언듈레이션이 심하다.
파인 코스(3494야드)는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송림, 암반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형을 최대한 이용해 조성했다. 3개 코스 중 가장 정확한 샷을 요구하며 인내심과 끈기로 한계에 도전하는 남성적인 느낌의 역동적인 코스다. 공략이 가장 까다로운 홀은 6번홀. 길이가 길고 세컨드 샷 지점을 지나 페어웨이 너비를 개미허리처럼 좁게 조성해 심리적으로 위압감을 준다. 세컨드 샷 지점 부근인 오른쪽 벙커 뒤로는 낭떠러지라 벙커 왼쪽 방향으로 볼을 떨어뜨려야 한다.
레이크 코스(3421야드)는 크고 작은 마운드와 레이크의 조화가 아름답다. 대담한 샷이 필요하지만 욕심을 버리고 자연에 순응해야 정복이 쉽다. 한마디로 골퍼의 실력을 엄격히 적용하는 섬세하고 여성적인 코스다. 타수를 잃기 쉬운 홀은 5번홀. 왼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홀로 스코어를 지키려면 캐디에게 공략 지점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지점으로 정확하게 볼을 보내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왼쪽은 병행 해저드, 오른쪽에서 그린 뒤까지 OB다.
힐스 코스(3386야드)는 업 앤드 다운이 심하고 도처에 장해물이 포진해 코스 매니지먼트를 전략적으로 하고 매 샷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어떤 홀보다 6번홀이 그렇다. 전체적으로 왼쪽이 높고 그린이 보이지 않는 오른쪽 블라인드 홀이다. 세컨드 샷 지점에선 그린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홀 진행 방향 오른쪽에 대숲이 있는데 그 뒤에 그린이 숨어 있기 때문. 2온도 가능하지만 이 대숲으로 인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는 편이 낫다. 대숲을 넘겨야 하거나 한 번 더 끊어 쳐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다면. 세컨드 샷은 안전하게 왼쪽 홍단풍 방향으로 칠 것을 추천한다.
먹으러 가는 골프장
전라남도는 식도락으로 유명한 곳으로 지역 별미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그런 만큼 파인힐스에서는 다양한 남도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식도락을 기대하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우선 순천의 별미인 ‘짱뚱어탕’은 꼭 맛봐야 할 이곳의 인기 메뉴다. 짱뚱어를 잘 손질하여 추어탕 끓이듯이 한 음식으로 얼큰하고 걸쭉하게 끓여내 국물 맛이 일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맛도 고소해서 ‘갯벌의 쇠고기’라 불리는 탓에 보양식으로도 인기가 좋다. 시원한 녹찻물에 밥을 말아 짭조름한 굴비를 흰쌀밥 위에 얹어 먹는 보리굴비 정식도 빼놓을 수 없다. 갖은 채소와 함께 양념하여 볶은 주꾸미볶음도 식객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밥 한 공기와 주꾸미를 넣어 쓱쓱 비벼 먹으면 입맛을 은근히 자극하기 때문에 중독성이 있다.
[전민선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jms@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