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27)가 85m 샷 이글에 성공해 7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승을 차지하고 "이창우가 돌아왔다는 걸 증명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우는 27일 경기도 여주시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 연장 4번째 홀에서 샷 이글을 낚아 전재한(30)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후 약 7년 만에 따낸 KPGA 코리안투어 통산 2승째.
7년 전 아마추어로 프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또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꿈의 '마스터스' 무대를 밟기도 했던 이창우는 아마추어 시절 그야말로 '골프 천재'로 불렸다.
오히려 프로 데뷔 후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특히 2018년엔 코리안투어 시드를 잃기까지 했다. 지난해 2부 투어인 스릭슨 투어에서 뛰었던 이창우는 퀄리파잉 토너먼트(QT) 공동 14위를 기록하며 올해 코리안투어에 복귀했다.
이창우는 "지난해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항상 옆에서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응원해 준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고맙다. 프로 첫 우승을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 우승으로 '이창우가 돌아왔다'라는 걸 증명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우는 "아마추어 땐 부담도 없고 겁도 없이 플레이했다. 프로 데뷔 후 초반엔 성적이 좋았지만 한계가 왔다. 이유는 연습 부족이었다. 어렸을 땐 골프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훨씬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노력했다"라고 돌아봤다.
2부 투어인 스릭슨 투어로 내려간 건 그야말로 이창우에게 충격이었다. 이창우는 "2부 투어에서 경기한다는 걸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로 찾아왔고 나를 내려놓아야만 했다"면서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창우는 "절실함이 생겼다. 대회에 참가하는 게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스릭슨 투어에서 많이 배웠다. 잘 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스릭슨 투어에서 경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최종 라운드 단독 선두를 달리던 17번홀(파4)에서 샷 실수로 보기를 범해 전재한, 김태훈(35)과 연장전에 들어가야 했다. 연장 첫 홀과 세 번째 홀에서 좋은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아쉽게 놓친 이창우는 연장 네 번째 홀에서 85m 샷 이글을 낚으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창우는 "세미 러프에 공이 놓여 있었고 핀까지 약 85m 정도 남았다. 오늘 그 위치에서 60도 웨지로 샷을 하면 좋았다. 그래서 60도 웨지를 잡았고 정확하게만 치려고 했다. 들어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또 앞선 연장전에서 버디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선 "우승을 정말 하고 싶었다. 프로 데뷔 후 연장전도 처음 경험해 봤고 우승 경쟁도 오랜만이라 정말 많이 긴장됐다. 그러다 보니 스트로크도 잘 안되고 집중력도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캐디를 맡은 여자친구 여채현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창우는 "만나기 전에는 몰랐는데 여자친구가 김우현, 박효원, 고석완 선수의 우승을 이끈 '우승 캐디'였다"라고 자랑하며 "교제한 지 1년 정도 넘었고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을 때 연습하기 싫어서 '연습장 가기 싫다'라고 하면 항상 집으로 데리러 와서 연습장까지 데리고 갔다"라고 밝혔다.
이창우는 "아마추어 시절 출전했던 '마스터스'에 프로 신분으로 나가고 싶다"라며 "이번 시즌 목표가 시드 유지였는데 상반기 좋은 성적을 거둬 한동안 목표가 없었다. 최근 새로 다시 세운 목표가 '더 CJ컵' 출전이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끝나고 정해지기 때문에 그때까지 대회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창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2위(2481점)로 올라섰다. 제네시스 포인트에 이어 상금 랭킹도 김한별(24)에 이어 2위(약 2억7385만원)에 올랐다.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았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