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생애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석권한 김태훈(35)이 "최고의 해를 보냈다"며 기뻐했다.
김태훈은 8일 경기 파주시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9위를 기록하며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확정했다.
김태훈은 "최고의 해를 보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늦게 시작했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고 대상, 상금왕을 같이 이룰 수 있게 됐다. 1년에 두 명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인데 내가 두 개 다 가져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대회가 두 개 남은 순간부터 목표가 시즌 상금 5억원을 넘기는 것이었는데 그건 실패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태훈은 지난달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올해 11개 대회에서 톱 텐 5차례를 기록하며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부문 1위(3251.70점)와 상금 랭킹 1위(4억8583만2449원)를 기록했다.
김태훈으로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섀도 크리크 출전도 포기하고 국내 대회에 올인한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김한별(24), 이재경(21)과 치열한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던 차에, 김한별과 이재경은 더 CJ컵에 출전한 뒤 2주 격리로 전 대회인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에 출전하지 못했고 연습도 제대로 못 한 상황에서 이번 대회에 나섰다.
김태훈은 "두 선수가 대회에 못 나왔을 때 타이틀 부문 1위에 올랐다. 나는 연습을 안 하면 티가 많이 나는 타입이라 2주 격리를 했으면 이 정도 성적은 못 냈을 것이다. 아마 두 선수보다 순위가 밑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이가 있고 김한별, 이재경 선수는 어리고 실력도 좋기 때문에 충분히 기회가 더 많을 거로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으로 코리안투어 5년 시드뿐만 아니라 2021~2022년 유러피언투어 시드도 확보한 김태훈은 "제일 필요한 건 영어다. 1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거리 면에선 유럽 투어 선수들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엔 잔디가 몇 종 없어서 유럽 투어 잔디도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빨리 적응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캐디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태훈은 "투어에 입성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버지가 계속 캐디를 해주셨다. 나한테는 정말 좋은 캐디이자 아버지이다. 아버지가 캐디를 못 하시게 된다면 아마 갤러리로 경기를 보러 오실 것 같다. 캐디이든 갤러리이든 앞으로 남은 내 골프 인생에서 끝까지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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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