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새로운 '장타 여왕'이 등장할 전망이다.
박보겸(23)은 정규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250m가 넘는 장타를 구사해 큰 주목을 받았다. 박성현(28)과 김아림(26)을 잇는 '장타 여왕' 재목이다.
10세에 사이판에 이민 간 박보겸은 작은 공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거리에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골프에 빠지게 됐다. 박보겸은 골프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했고, 15세에 한국으로 돌아와 골프에 전념했다.
이후 2016년 열린 준회원 선발전에 도전해 KLPGA 준회원으로 입회했고, 점프투어에서 약 1년간 실력을 갈고닦으며 정회원 승격까지 성공했다. 박보겸은 2018년부터 드림투어에서 활동하며 정규투어 입성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드림투어로 무대를 옮긴 박보겸은 2018년과 2019년 상반기까지 드림투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에 개명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박진하'라는 이름 대신 '박보겸'으로 개명했고,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8월 KLPGA 2020 무안CC·올포유 드림투어 11차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보겸은 지난해 드림투어 17개 대회에 출전해 14개 대회에서 약 5100만원을 확보해 상금 순위 10위에 오르며 정규투어 입성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정규 투어 입성을 앞둔 지난겨울 5주 동안 전라남도 강진으로 동계훈련을 다녀온 박보겸은 복귀해서도 오전 9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박보겸은 “아이언 샷은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 걱정이 없는데, 드림투어보다 어렵게 세팅되는 코스 및 그린, 그리고 그린 주변에서의 세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샷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어렸을 때 ‘박튼튼’이라 불릴 만큼 체력적인 부분은 워낙 자신이 있어서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매주 이어지는 대회를 위해 체력 운동에도 큰 노력을 할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장타력에 대해선 “워낙 하드웨어가 좋은 편이라서 드라이버 비거리가 평균 240m 정도 나온다. 마음먹으면 250m 이상도 칠 수 있지만, 무조건 멀리 치려고는 하지 않는다”면서 “장타보다는 홀에 맞는 적절한 공략을 통해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루키로 이번 시즌을 보내는 만큼 시원시원하면서도 스마트한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보겸은 징크스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재미있는 루틴이 있다고 밝혔다. 티오프 전 마음을 비우는 차원에서 물로 가글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는 박보겸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 같다.”라고 밝혔고, 이어 “루틴 중에 또 하나는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면서 꼭 노래 세 곡을 듣는 것이 있다. 작년에는 대회 1라운드가 끝나고 라운드를 복기하면서 수고했다는 의미로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는데, 살이 너무 많이 찌는 것 같아서 아마 올해는 안 할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박보겸의 목표는 단연 신인상. 박보겸은 "올 시즌 컷 탈락 없는 꾸준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생애 단 한 번의 기회라 여겨지는 신인왕도 노려보겠다.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많이 연습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골프 팬 여러분의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는 당찬 각오를 덧붙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