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가 개막한다.
2021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 동안 강원도 춘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KLPGA 투어의 유일한 매치플레이 형식의 대회로 선수들의 변별력을 높이고 대회의 흥행을 위해 리그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는 기존보다 상금 1억 원이 증액되며 총상금 8억 원으로 개최되고, 우승상금도 2억 원으로 상승했다.
‘매치 퀸’을 가리기 위한 64명의 정예 선수는 사흘간 조별리그를 치르며, 16강에 진출한 후부터는 매 라운드 승리를 거듭한 1인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2년 만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하는 김지현(30)은 매치플레이 전적이 19승 8패로 승률이 무려 70%에 달한다.
김지현은 “올 시즌 유일하게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하는 대회라 설레고 기대가 크다. 매치플레이 대회는 경쟁 선수의 플레이가 내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매력적이고 재미있다”며 “스코어에 집착하지 않고 내 플레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매치플레이는 기 싸움이 중요한데, 나는 다른 선수에게 기로 밀리지 않는 것 같다”고 농담하며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지현은 코스에 대해 “그린이 빠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만들기 위해 세컨드 샷으로 온 그린에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주 대회에서 흔들렸던 샷감을 되찾은 것 같아 이번 대회 성적이 기대된다. 2년 전 우승 당시 결승전에서 노보기로 우승했다.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행복한 하루였는데, 그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첫 다승자로 거듭난 박민지(23)는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 이어 매치플레이 대회도 섭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민지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많은 대회 중 단 하나의 매치플레이 대회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한다. 지난 대회 우승 후 컨디션도 좋은 상태이기에 설레는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선 “그린 언듈레이션과 페널티 구역으로 인해 코스 난도가 높은 편이다. 매치플레이에서 안전한 플레이는 승률을 높이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플레이를 잘 살펴보고 공격적인 공략을 세우겠다. 조별리그전에서 경쟁자 세 명을 다 이기고 올라가겠다”며 웃었다.
매치플레이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선수들도 참가한다. 먼저 지난 2013년 본 대회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장하나(29)가 활약을 예고했다. 또한 매치플레이 기록이 20회 이상 있는 두 베테랑 선수도 출사표를 던졌다. 13승 8패를 기기록 중인 김해림(32)과 역대 전적이 12승 9패인 안송이(31)가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풍부한 매치플레이에 경험을 살려 어떤 모습을 선보이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KLPGA 통산 1000라운드 출전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홍란(35)은 본 대회 첫해인 2008년부터 연속으로 참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3년 연속 출전을 통해 역대 14승 14패 매치플레이 기록을 쌓은 홍란이 노련함을 통해 자신의 최고 성적인 4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올 시즌 우승자 곽보미(29)와 박현경(21), 이소미(22), 매 대회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최혜진(22), 안나린(25), 유해란(20), 임희정(21) 등이 참가한다.
2021시즌 루키 중에선 유일하게 송가은(21)이 참가한다. 이번 시즌 열린 5개 대회 중 두 차례 톱 10에 든 송가은은 본 대회 참여를 통해 신인왕 경쟁에서 우위를 점치겠다는 목표다.
신인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기록은 2010년 이정민(29) 이후 약 11년간 세워지지 않았다. 2021시즌 모든 대회에서 번뜩이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송가은이 처음 출전하는 매치플레이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엔 조 추첨이 진행됐다. 지난해 상금 순위 상위 16명이 속한 A그룹에서 B·C·D그룹에 속한 선수를 한 명씩 추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총 16개 조(4인 1조)가 확정됐다.
지난해 상금 순위 2위로 A그룹의 1번 시드를 받아 추첨에 나선 유해란(20)은 김소이(27), 최은우(26), 송가은을 뽑았고, 지난주 우승으로 2021시즌 첫 다승자가 된 박민지는 홍란, 전우리(24), 인주연(24)과 함께 조별 리그를 치른다.
'죽음의 조'라 불릴 만한 조는 이소미가 뽑은 9조다. 9조에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이룬 곽보미(29), 김해림(32), 그리고 매치플레이 첫 출전으로 변수가 될 조혜림(20)까지 있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64명 중 25명의 선수가 이번 대회 처음 출전해 이목이 쏠린다. 첫 매치플레이에 출전하는 선수의 비율이 전체의 40%로 다른 해보다 약 3배 이상 높다. 첫 출전 선수들이 약진을 보일지 또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명맥을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