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벌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4승을 거둔 박민지(23)가 우승을 더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민지는 13일 경기도 파주시의 서서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 9개 대회에서 벌써 4번이나 정상에 오른 박민지는 "상반기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4승을 기록했다. 시즌 끝날 때까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보고 싶다. 폭포수 쏟아지듯, 미친 듯이 우승을 많이 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민지는 지난해까지 한 시즌에 1승씩만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올해 투어가 개막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4승이다.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인 신지애(33)의 9승(2007년)을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민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주변에서 한 시즌에 5승 이상을 기록한 언니들보다 페이스가 빠르다고 듣긴 했다. 그 기대가 있다 보니까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우승까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부담이 원동력이 된 것 같아서 부담을 안고 살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독주를 펼친 박민지에게 '대세론'이 따라붙고 있지만 박민지는 "대세라는 생각도 안 하고 대세가 아니라고 생각하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박민지는 "유재석 님이 롱런하는 이유가 겸손하고 하던 대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세라는 기사가 올라올 때마다 심취할까 봐 눈을 질끈 감는다. 멘탈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안 본 척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경기력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히 있다.
그는 "샷에 대한 불안함이 없다. 맞을 때 멈칫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휘두른다"고 했고, "2라운드 마지막 네 홀에서 5언더파를 치다 보니까 그 홀만 가면 버디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박민지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마지막 5개 홀에서 3타를 줄여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 우승 청신호도 켰다.
박민지는 "통산 8승을 했는데 메이저 우승이 없다. 메이저 대회는 코스가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데 아직 우승이 없어서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며 "내가 정신을 차리느냐 못 차리느냐에 따라 좋은 성적이 달린 것 같다. 보통 우승한 날은 축하 메시지도 많이 오고 중계도 보고 심취하다가 자정, 새벽 1시쯤에 자기 일쑤였다. 오늘은 한국여자오픈을 위해 빨리 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핸드볼 은메달리스트(김옥화 씨)의 혹독한 훈련 하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박민지는 "부모님이 내 골프를 위해 청춘을 다 바쳤다. 그래서 노년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어 상금을 잘 재테크해 부모님을 위해 쓰려고 마음먹었다. 저희 엄마를 포함해 모든 선수 부모님을 존경한다"며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보통 자식을 낳으면 다 이런 건가요? 나는 이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는데"라며 말끝을 흐려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