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골프의 선구자 최경주(51)가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주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알렉스 체이카(체코)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최경주는 200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컴팩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최초로 PGA 투어에서 우승한 한국 남자 골프의 선구자다.
2011년 5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거두며 PGA 투어 무대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만 50세 이상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챔피언스 투어에서 10년 4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또 한 번 최초의 기록을 썼다.
최경주는 "우승을 정말 다시 하고 싶었다. 페블비치에서 우승을 다시 해 특별하고 기쁘다. 매 경기를 뛸 때마다 우승을 간절히 원했고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가슴이 벅차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주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기록했고,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최경주는 "챔피언스 투어 우승도 매우 어렵다. 특히 첫 우승은 PGA 투어든 챔피언스 투어든 더 어렵고 그래서 더욱더 기쁘다. 2002년 미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했을 때와 똑같은 기분이다"라며 "신체적인 부분이 예전과 다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운동하고 치료도 받으며 몸을 만들었다. 2년 전 몸 상태가 가장 안 좋았고, 지난해부터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우승 결실을 봐서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2018년 8월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체중이 10kg 이상 빠지는 등의 악조건을 견디고 노력한 결과였다.
그는 "챔피언스 투어에도 랑거, 어니 엘스, 마이크 위어, 스티브 스트리커 등 많은 레전드 선수가 있다. 이런 곳에서 우승하는 것이 쉬운 건 아닌데 우승까지 하게 돼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의미를 더했다.
최경주는 오는 30일 경기도 여주시의 페럼클럽에서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호스트 역할을 위해 국내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는 "사실 스케줄을 생각하면 이번 주 경기를 생략하고 한국에 갔어야 했지만, 이번 대회에 꼭 참가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우승까지 해서 한국에 돌아가면 더 많은 환영을 받을 것 같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라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