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어와 일정이 겹치지 않으면 최대한 출전하려고 해요.”
문도엽(31)은 지난해 11월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푸켓,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태국을 오갔다. 문도엽이 부지런히 움직인 이유는 아시안투어 출전 때문이다.
“2주 생각하고 나갔다가 두 달 있다 들어왔다”는 문도엽은 비시즌 동안 아시안투어에서 꾸준히 뛰었다. 아시안투어에 출전하느라 전지훈련도 못갔으니 사실상 전지훈련 대신 아시안투어를 택한 셈이다.
그는 “11-12월 동안 푸켓에서 2주 시합을 하고 한국에 들어와 격리를 했다. 1월까지 국내에서 숨을 고른 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했다. 2주 동안 있다가 한국에 들어오는 일정이었는데 두 번째 대회(SMBC싱가포르오픈 공동 5위)에서 잘 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도 나갈 자격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PIF사우디인터내셔널은 더스틴 존슨, 필 미컬슨, 토니 피나우, 케빈 나(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등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문도엽은 “한국에 들어가는 것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자고 해서 갔다. 이후 태국까지 가게 됐다”고 웃었다.
문도엽은 아시안투어 개막전 사우디인터내셔널에서는 컷 탈락했지만 로열스컵(총상금 40만 달러), 인터내셔널시리즈타일랜드(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각각 공동 23위를 기록했다.
아시안투어는 LIV 골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억 달러를 투자 받아 10년 동안 10개 대회를 추가로 개최할 예정이다. LIV 골프인베스트먼트 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로, 아시안투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을 지원 받아 운영되고 있다.
지원을 받은 덕분에 대회 수도 늘었고 상금도 늘었다. 선수들 대우도 좋아졌다. 문도엽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잘 치는 선수들도 많이 나오고 코스도 좋다. 자금이 생기다보니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좋아졌다. 식음료도 제공되고, 최소 상금도 확실히 늘었다. 일본인 선수들도 많이 나왔다. 아시안투어가 성장할 것이란 걸 아니까 나오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을 못 갔어도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 문도엽은 “국내 투어가 보통 11월이면 끝나는데 4월까지 대회가 없다. 4-5개월 정도 경기에 안 나가면 경기 감각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때 아시안투어에 뛰면 장점이 된다”며 국내 투어에 출전하기 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문도엽은 일정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아시안투어에 출전할 생각이다.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가 없어진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4월 첫째주에 태국에서 대회가 있어서 나갈 것 같다. 그리고 국내 투어 일정과 최대한 안 겹칠 때 웬만하면 아시안투어에 출전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은 지난해 문도엽이 2년 9개월 만에 통산 2승을 거둔 대회다. 스폰서 대회이자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대회인 만큼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가는 게 부담 아닌 부담이다. 또 내 메인 스폰서 대회고, 사실은 작년에도 부담이 많이 됐다. 부담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내가 준비한 대로 연습 잘 해서 최대한 편안하게 플레이 하도록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