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해보겠다며 스윙도 교정하고 노력했지만 성적은 따라오지 않았다. 길 것만 같은 부진 터널 끝에서 조아연(22)은 완벽하게 다시 날개를 펼쳤다.
조아연은 8일 충청북도 충주시 킹스데일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 때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9월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이후 2년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KLPGA투어 통산 3승째.
2019년 2승을 차지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던 조아연은 이듬해부터 이유 모를 부진을 겪었다. 백스윙 중심축을 고정하는 등 스윙 교정을 했지만 좀처럼 연습해도 몸에 맞지 않았다.
그 사이 동기인 임희정(22)이나 박현경(22)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조아연은 지난해에도 2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든 적은 세 차례에 불과했다. 올해는 시작이 나쁘지 않았다. 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이언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조아연은 데뷔 시즌에 거둔 2승보다 이번 우승이 더 감격스럽다면서 “그때는 아무것도 모를 때라 마냥 좋았다. 2년 부진을 버티고 난 후에 온 우승이라 더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2019년 이후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많이 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를 많이 밀어붙였다. 또 스윙 교정을 시작했는데 나와 안 맞았다. 그런 게 한 번에 겹치면서 부진이 시작됐고 심리적으로도 힘들어서 슬럼프로 가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조아연은 멘털을 다잡았다. 그는 “골프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연습을 안하고 대회에 나간 적도 있고 다른 취미 생활을 했다. 그때 문득 느낀 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건 골프 밖에 없구나’였다. 그때부터 조금씩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다시 우승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많이 들었다. 근데 올해 갤러리가 다시 들어오면서 스스로 즐거운 플레이를 하자고 생각했다. 나는 과정이 중요하고 행복한 골프를 치고 싶다고 생각해서 상황에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긴 부진을 끊은 조아연은 “이번 우승을 통해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좋은 과정을 만들고 묵묵히 걸어가면 우승은 따라온다는 생각이 커졌다. 결과나 우승보다 상황이나 과정에 충실하는 선수로 목표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