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새롭게 바뀌는 골프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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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새롭게 바뀌는 골프룰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2.12.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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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골프룰의 현대화를 표방하며 전면적인 변화를 단행했을 때 내건 기치가 ‘단순과 명확’이었다면 2023년에 지향하는 것은 ‘포용과 지속가능성’이다.  

지난 11월에 두 단체의 관계자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변경 내용을 발표했다. 골프 규칙은 4년에 한 번씩 개정된다. 지난번만큼 대대적인 개편은 아니지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손상된 클럽의 대체와 관련한 규칙을 완화했으며, 자연의 힘에 의해 움직인 볼에 대해서는 직관적인 예외를 적용한 것, 선수가 스코어카드에 서명하는 걸 잊어버렸을 때 실격 처리를 토너먼트의 재량에 맡긴 것 등이 눈에 띈다. 또 골프룰의 인쇄본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도 달라진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USGA가 지난 7월에 제1회 US어댑티브오픈을 개최한 데 이어, 장애를 지닌 선수들에게 맞춰 수정 적용하던 규칙들을 ‘룰 25’ 항목으로 골프룰에 통합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앞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위원회에서 장애인 골퍼들에게 로컬룰을 적용할 필요가 사라졌다. 

크레이그 윈터 USGA 규정·아마추어 부문 시니어 디렉터는 “룰 25를 골프룰에 집어넣어서 그것이 항상 효력을 발휘하게 만든 것은 선수 개개인에게도 중요한 변화지만 인식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대회를 치르는 곳의 프로가 이 부분을 담당했다. 2023년부터는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는 대단한 도약이며, 골프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의 문을 활짝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룰의 업데이트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장비에 관한 것이다. 내년부터 라운드 중에 어떠한 이유로든 클럽이 손상되었다면, 분노를 참지 못했거나 일부러 망가뜨린 경우를 제외하곤 클럽을 교체할 수 있다. USGA와 R&A가 외부의 힘으로 손상된 클럽의 교체를 어느 정도 허용했던 2019년의 변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제 카트 도로에서 샷을 하다가 클럽헤드가 긁혔거나 나무 근처에 놓인 볼을 맞히려다가 샤프트가 구부러졌을 경우, 클럽을 고쳐서 다시 사용하거나 아예 플레이에서 제외시킨 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손상된 클럽의 대체와 관련된 변화가 혼란의 가능성을 제거한 것이라면, 자연의 힘으로 움직인 볼에 예외 조항을 도입한 것은 상식의 차원이다. 

2019년 웨이스트매니지먼트피닉스오픈이 열렸던 TPC스코츠데일의 11번홀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시도한 리키 파울러의 공이 페널티 구역인 연못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드롭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파울러는 그린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이동했고, 그사이 공이 스스로 연못으로 굴러 내려갔다. 

그는 한 번 더 벌타를 추가해야 했다. 결국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다행히 파울러는 우승을 거뒀지만, 명백하게 부당해 보이는 이 상황에 적용된 골프룰은 그야말로 뭇매를 맞았다.  

이제 그 골프룰이 진일보함에 따라 페널티 구역에서 구제를 시도한 볼이 또 다른 페널티 지역으로 저절로 움직였을 경우, 해당 골퍼는 더 이상의 벌타를 추가하지 않고 처음 드롭했던 위치로 볼을 되돌려 놓을 수 있다. 

아마추어보다 프로 골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변화는 페널티 구역에 적용되던 구제 시의 라인과 관련된 규정 변화와 플레이 불가 볼의 구제에 대한 내용이다. 

이 부분에서 USGA와 R&A는 선수들이 홀과 볼의 연장선상에 볼을 바로 내려놓을 수 있었던 2019년 이전의 규정으로 골프룰을 되돌렸다. 볼이 드롭한 지점으로부터 어느 방향으로든 한 클럽 거리 밖으로 나가지만 않는다면(2019년 이전에는 두 클럽 거리였다) 드롭한 볼을 플레이할 수 있다.  

윈터는 4년 전의 라인 구제 규칙 변경과 관련해 두 단체가 차후에 후회했으며 볼을 드롭할 수 있는 구제 지역을 설정해서 구제를 받도록 하는 다른 경우와 형평성을 맞추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지만, 의도치 않은 결과를 고려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기존의 라인으로 돌아가서 드롭을 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고, 아마추어 골퍼들이 기존 습관을 사실상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2019년 이전의 기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또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의 대회에서 스코어카드에 자신의 핸디캡을 적지 않은 것에 대한 벌칙을 폐지한 것도 사소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를 배려한 변화다. 앞으로 각 선수들의 핸디캡을 적용하고 그 정확성을 확보할 책임은 대회 위원회의 몫이 된다. 

일정한 규칙 위반에 적용되던 벌칙을 2타(일반 벌칙)에서 1타로 줄이기로 한 것은 공정함과 형평성을 기하려는 노력이며,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볼을 잘못 교체했을 때다. 

모범 로컬룰 L-1이 도입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라운드를 마치고 스코어카드에 서명하지 않았을 때 실격 처리하던 벌칙을 마지막 홀에 2벌타를 추가하는 것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프로 대회에서 이 룰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칙으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많은 대회에서 이 로컬룰을 선택해야만 한다.  

윈터는 양대 운영기구에서 향후 4년간 벌어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모범 로컬룰의 영구 적용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룰 북은 디지털 포맷, 또는 USGA와 R&A의 골프룰 앱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다. 운영기구들은 규칙관들을 위한 소량의 책자를 인쇄할 예정이지만,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골퍼들에게 골프룰을 가방에 소지하고 다닐 것을 권하던 기존의 관행에 종지부를 찍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USGA 한 곳에서만 200만 부를 발행해 거의 5억 장에 가까운 종이를 사용하던 것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글_라이언 헤링턴(Ryan Herr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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