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통계 분석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골프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타수 획득/티 샷부터 스리-퍼트 방지 부문과 그 사이의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전 영역에 걸쳐 수백 가지의 통계를 작성한다.
선수들에게는 통계가 (동영상과 론치 모니터, 지면 반력 측정기 등과 함께) 약점을 파악하고 실력을 가다듬어서 실력 향상을 위해 최적화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렇게 투어가 축적한 경기력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서 지난 시즌에 드라이버 샷부터 퍼트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과연 누가 최고 중의 최고였는지 알아냈다.
나는 베테랑 교습가로서 이 ‘통계의 챔피언들’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여러분께 알려드리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제부터 로리 매킬로이가 어떻게 그렇게 탁월한 드라이버 샷을 구사하는지, 저스틴 토머스는 어떻게 웨지 샷을 깃대에 바짝 붙여 세울 수 있는지 설명하고, 그들의 기술을 여러분의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릴 생각이다.
작은 개선만으로도 스코어에 큰 변화를 낳을 수 있고, 그 덕분에 올해를 도약의 한 해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베스트 올라운드
로리 매킬로이
2022년 핵심 통계(PGA투어 순위)
타수 획득/ 종합(1위); 타수 획득/ 티-투-그린(2위)
그린 적중률(12위); 타수 획득/ 퍼팅(16위)
▶훈련하고, 신뢰하라
통계를 보면 로리 매킬로이가 10월에 세계 골프 랭킹 1위를 탈환한 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작년에 그는 중요한 거의 모든 타수 획득 부문에서 16위 안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샷이야 예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고, 웨지 플레이와 퍼팅에서도 크게 발전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마스터스 이후 50~125야드 거리에서 매킬로이가 시도한 샷의 홀 근접성은 무려 3m나 향상되어 홀까지 남은 거리가 평균 4.2m에 불과했다. 그리고 퍼트를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걸 해냈다. 투어챔피언십의 마지막 라운드에서 매킬로이가 성공한 퍼트의 총길이는 35m가 넘고, 전 영역에 걸쳐 3.92타를 획득하면서 여섯 타 차의 열세를 뒤집고 스코티 셰플러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의 퍼팅에서 내가 주목하는 점은 예전에 비해 스트로크가 한결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이건 브래드 팩슨과 함께 기술적인 면을 다듬고, 밥 로텔라 박사와는 멘탈의 측면을 보강한 덕분일 것이다.
로텔라가 주장하는 원칙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스윙을 훈련한 후에 그것을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연습할 때 기계적인 면에 집중하는 것처럼 의식적인 생각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지만, 플레이를 할 때는 무의식의 수준에서 그 동작을 수행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컨트롤하려는 마음을 놓아버릴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매킬로이의 비결이다. 그는 자신의 스트로크를 과도하게 컨트롤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그의 탁월한 점은 퍼트를 실패하더라도 초조해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퍼트를 실패한 이유가 라인을 잘못 읽은 탓인지, 아니면 스트로크를 잘못 했기 때문인지만 파악할 뿐 부정적인 판단을 배제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분석한 후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 이는 우리가 모든 플레이에 적용할 만한 바람직한 교훈이다.
◎주목해야 할 선수: 잰더 쇼플리는 최고의 올라운드 항목에서 매킬로이를 거의 밀어낼 뻔했다. 그는 샌드 세이브에서 2위, 드라이버 샷 종합 3위, 타수 획득/ 어프로치 샷 7위, 퍼트 평균 8위를 했으며, 3승을 거뒀다.
◆베스트 드라이버
로리 매킬로이
2022년 핵심 통계(PGA투어 순위)
드라이버 샷 거리(2위); 타수 획득/ 티-투-그린(2위); 타수 획득/ 티 샷(3위)
▶타깃 반대쪽 어깨를 느슨하게
거리와 방향에 관한 한 골프 역사를 통틀어 드라이버 샷에서 매킬로이를 능가할 선수는 많지 않다. 2016년에 스트로크 획득/ 티 샷의 통계가 시작된 이후 매킬로이는 이 항목에서 6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으며 작년에는 3위를 했다.
같은 기간에 드라이버 샷 거리 부문에서는 다섯 차례 1위 아니면 2위를 했고, 작년에 321.3야드로 비거리의 정점을 찍었다.
매킬로이 스윙의 세 가지 핵심은 타이밍, 텐션, 그리고 템포이다. 타이밍은 다운스윙에서 힙, 어깨, 팔, 클럽을 적절한 순서로 움직이는 데서 나온다.
템포는 클럽을 톱까지 가져가는 시간과 다시 볼로 내려오는 시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동영상을 분석해보면 매킬로이를 비롯한 드라이버 샷의 최강자들은 3:1(백스윙이 3이라면 다운스윙이 1)의 비율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4:1이나 5:1에 가까워서 다운스윙이 백스윙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기 때문에 임팩트 때 클럽 페이스의 정렬이 흐트러진다.
나는 지난 몇 년간 매킬로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의 드라이버 스윙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바로 텐션이었다. 그는 볼을 제대로 강타해야 할 때 오히려 스윙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매킬로이는 예전부터 살짝 휘어지는 드로 샷을 선호했지만, 그 방향으로 샷을 보내기 위해 겨냥하는 타깃이나 볼의 위치, 또는 몸의 정렬 상태를 변경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오른팔과 어깨에서 의식적으로 힘을 빼려고 노력한다.
그는 이렇게 하면 클럽을 안쪽으로 떨어뜨려서 살짝 휘어지는 드로 샷을 구사하기 위해 필요한 인-아웃 경로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느슨한 근육이 긴장된 근육보다 더 빠른 속도를 발휘하므로,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교훈은 비거리를 늘이고 싶다면 긴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선수: PGA투어 올해의 신인인 캐머런 영은 드라이버 샷이 매우 길고(319.3야드로 비거리 부문 3위) 정확하다. 그는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디오픈의 72번째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그린에 올린 후 이글을 성공하면서 잠시 공동 선두에 올랐다가 1타 차로 캐머런 스미스에게 석패하며 골프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글_마틴 홀 / 정리_데이브 앨런(Dave All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