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35)가 딸을 낳았다.
박인비는 22일 SNS 계정에 “2023년 4월 21일 오전 10시43분. 3.75kg. 건강한 딸 출산했습니다. 저도 아이도 건강합니다”고 출산 소식을 전하며 “둘이 병원에 도착해 24시간 만에 세 명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지내겠습니다”고 인사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도 박인비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박인비가 LPGA엄마가 됐다”고 축하했다. 박인비는 “세상 모든 엄마들이 너무나도 존경스러운 순간. 엄마 낳아줘서 고마워”하고 또 글을 남겼다.
박인비는 지난 2014년 남기협 코치와 결혼했고, 지난해 임신해 8월 AIG여자오픈 이후로 대회에 나서지 않고 몸 관리에 힘썼다. 지난 10월에 절친 최나연(35)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잠시 대회장에 방문한 적은 있다.
LPGA투어에서 통산 21승,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 메이저 대회 4개에서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등 굵직한 업적을 남긴 박인비는 이제 엄마로서 또 다른 인생을 걷는다.
미국 골프위크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박인비가 24시간 진통 끝에 딸을 출산했다. 이로써 LPGA투어에는 24명의 엄마들이 있다. 올해는 캐롤라인 캐롤린 마송과 소피아 포포프(이상 독일), 에이미 올슨(미국)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도 엄마 골퍼 두 명이 뛰고 있다. 쌍둥이 엄마 안선주(36)는 지난해 어린 아이들을 두고 일본으로 돌아갈 수 없어 KLPGA투어에 뛰기로 결정했다. 올해도 국내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 중이다.
지난해 첫 애를 출산해 6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박주영(33)도 이번 시즌 투어에 복귀했다. 출산 후 한 달 만에 몸을 가꿨을 만큼 복귀에 힘썼던 박주영은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에 이어 메디힐·한국일보챔피언십에서 2개 대회 연속 컷 통과하며 ‘엄마의 힘‘을 보였다.
엄마 골퍼는 힘들다. 평소에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꾸준히 운동도 해야 하는데 육아를 하다보면 개인 시간을 내기 어렵다. 또 가끔은 ‘모정’에 아이가 눈에 밟혀 경기에 집중하기도 힘들다. 매년 가던 전지훈련도 가족들이 배려해준 덕분에 눈치껏 다녀와야 한다.
박주영은 “아이를 안고 있으면 체력이 떨어지고 여기저기 쑤시지만 쉴 때는 늘 (아기방) CCTV만 보고 있다”고 웃었다. 지난해 복귀할 때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었다는 안선주는 올해 10kg를 감량하고, 쌍둥이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날을 꿈꾼다.
엄마 골퍼가 24명이나 되는 LPGA투어는 무료로 아이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최초의 프로스포츠 단체다. 이번 주 진행 중인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챔피언십에도 엄마가 라운드 중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있다.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투어에서 엄마가 된다는 건 축복이다. 경기 후 웃고 있는 아이와 마주하는 게 너무 좋다. 보람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장난감이나 유모차를 챙길 필요도 없다. 매주 모든 게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직업과 엄마 중에 선택할 필요도 없다. 내 사랑하는 딸들이 보살핌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국내 투어에는 LPGA투어에 비해 엄마 골퍼가 턱없이 적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를 고려해야 할 때는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