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경보인 가운데 골프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도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 온열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소방 당국도 2일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를 21명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3배가 늘어난 수치다.
대표적인 야외 스포츠인 골프에도 비상이 걸렸다. 3일 블랙스톤 제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갤러리가 열사병을 호소하며 의무실을 찾기도 했다.
갤러리는 18개 홀이 있는 드넓은 골프장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 위기 상황이 생겨도 빠르게 조치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폭염 위기 경보 수준이 4년 만에 ‘심각’ 단계로 상향된 만큼 대회장에 방문하는 갤러리도 스스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준현 KLPGA 주치의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별다른 게 없다.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우산을 쓰는 게 좋다. 열에 계속 노출되면 체온이 오르는지, 탈수 증세가 오는지 스스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미 저혈압 증세가 온다는 것은 탈수 증상이 왔다는 의미다.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또 대회를 보다가도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창 더운 낮에는 야외에 있지 않은 게 최선이라고 귀띔했다.
김 주치의는 “갤러리에게 폭염 주의 안내문을 주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수분 섭취를 꾸준하게 하고 의식이 흐려지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의료진에게 오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전했다.
KLPGA는 폭염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매뉴얼을 마련해 놓았다.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에 있는 안전 요원이 대회 본부에 즉각 상황을 보고하고, 폭염이 지속될 시 상황을 살피며 갤러리나 취약자를 클럽하우스 혹은 휴게실로 유도한다. 환자가 있으면 병원으로 이동시키는 등 절차를 준비했다.
또 이번 대회는 제주삼다수마스터스인 만큼 코스 내에 세 홀마다 물을 배치해 뜨거운 여름에도 선수가 더위를 피해 플레이할 수 있게 조치했다. 선수는 물론 갤러리도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마련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