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자 골프 흐름을 보면 태국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태어난 19세 차네띠 완나샌은 4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포틀랜드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월요 예선을 뚫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그는 1라운드부터 대회 내내 언더파 성적을 써냈다.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낚으며 9언더파 63타를 적어내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했다. 2위 린시유(중국)와는 4타 차다.
완나샌은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LPGA투어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5월 코그니전트파운더스컵에 이어 8월 ISPS한다월드인비테이셔널까지 6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다.
LPGA투어 성과는 좋지 않았더라도, 완나샌은 태국에서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2022년에는 5개 대회를 개최했던 타일랜드믹스드시리즈에서 3승을 올렸다. 이 대회는 2021년에 사돔 깨우깐짜나가 우승하고 아타야 티띠꾼이 준우승을 하는 등 실력파 태국 선수들이 경쟁하던 곳이다.
완나샌은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항상 열심히 하고 있으며, 쇼트게임을 개선하고 멘탈을 단련하고 있다. 우승 트로피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엡손투어에서도 좋은 경험을 많이 쌓았다”면서 “태국 선수들이 모두 나를 응원해줬다. 내가 자신감을 잃었을 때도 ‘넌 할 수 있다, 자랑스럽다’고 얘기하주던 사람들이다. 이번 우승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근 LPGA투어에서 태국의 힘이 거세다. 패티 타와타나낏, 아타야 티띠꾼이 2021~22년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했고, 올해는 파자리 아난나루칸이 뱅크오브호프 LPGA매치플레이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어 나타끄리타 웡타위랍, 자라비 분찬트 등 신예도 등장했고, 5월에 열린 국가대항전 한화라이프플러스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태국 골프가 힘이 생긴 원인으로는 싱하 대형 스폰서의 등장, 좋은 연습 환경, 쭈타누깐 자매 활약으로 인한 골프 흥행 등이 꼽힌다. 특히 선수들이 해외 무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태국 골프의 열기는 영건들의 등장 덕분에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