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35)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은퇴한다.
이보미는 20일 일본 효고현 마스터스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JLPGA투어 노부타그룹 마스터스GC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2억 엔) 2라운드를 끝으로 JLPGA투어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1년부터 JLPGA투어에서 뛴 이보미는 2012년 3월 요코하마타이어PRGR레이디스컵에서 첫 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5~16년 상금왕을 차지하며 스타 플레이어로서 정점을 찍었다.
워낙 인기가 많았던 이보미다. 일본 언론은 “이보미에 대해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던 당시 JLPGA투어를 구했고, 골프 실력은 물론 인간성도 좋아 이보미를 따르는 팬도 많았다. 일본에서 이렇게 인기 많은 한국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보미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대회 기간 동안 클럽 하우스와 갤러리 플라자에서 핑크색 굿즈를 팔았다. 모자, 티셔츠, 머플러 등이 7000개 정도 준비됐는데, 모자는 첫날 절반 이상이 팔렸으며 현역 선수도 사간 것으로 알려졌다.
2라운드, 이보미가 JLPGA투어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 앞서 우에다 모모코 등 동료들이 이보미를 상징하는 분홍색으로 옷을 맞춰입고 왔다. 이보미는 경기 전부터 팬들의 응원에 눈물을 보였다. 일본 언론 디 앤서는 “18번홀에서 눈물을 흘리는 팬도 있었다”도 전했다.
이보미는 20일 2라운드를 마치고 “정말 행복하다”면서도 “오늘 14번홀쯤에서 내 스윙 문제에 대해 알았다. 내일도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골프 얘기를 했다.
그는 “일본에서 13년 동안 골프를 했다. 알던 어린 아이가 중학생이 돼서 골프를 배우고 있다. 내가 그만두는 게 슬픈지 울고 있어서 나도 눈물이 났다. 팬 분들이 ‘이보미 고마워요’라고 쓴 수건을 많이 들고 계셨다.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이보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었다. 푹 자고 싶다”면서 “어제 특별관에 가서 홀인원 기록을 봤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주였다. 아버지가 당시 대회 도중에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도 수고하셨다고 하실 것이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