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가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자가 강한 것이다.'
투어 16년차로 은퇴까지 고민했지만 강인한 양희영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활짝 웃었다.
양희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클럽 골드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2023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양희영은 12번 홀까지 하타오카 나사(일본)에 1타 차로 뒤졌으나 13번 홀 환상 이글에 힘입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19년 2월 혼다LPGA타일랜드 우승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이자 통산 5승째.
특히 최근 몇 년간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며 은퇴까지 생각했던 그이기에 의미가 더 컸다. 몇해 전부터 취미로 즐기던 암벽 등반 중 팔꿈치 부상을 입은 게 치명타였다.
양희영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골프를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올해처럼 은퇴까지 고민한 적은 없었다"며 "부상으로 지치면서 은퇴가 최선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했다. 선수 생활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부진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메인스폰서도 끊겼다. 절치부심한 양희영은 올 시즌 다시 감을 끌어올렸고,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강자'의 내공을 여실히 보여줬다.
양희영은 "우승을 오랫동안 기다려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경기 내내 긴장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경기를 하고 스스로를 믿는 것 뿐이었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노력했는데, 결국 해내서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1989년생인 양희영은 15세 때 호주로 이민을 간 뒤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탄탄한 신체와 유연한 스윙을 강점으로 '남반구의 미셸 위'라 불릴 만큼 두각을 나타냈고, 2008년 미국 무대에 입성했다.
그 뒤로 만 15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가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귀감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