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혹은 시즌 4승의 존 람(스페인).
길었던 시즌이 끝나가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해의 선수(잭 니클라우스상)’에 시선이 쏠린다. 오로지 선수 투표로만 뽑히는 이 상을 PGA투어는 가장 중요하고 대단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의 투표로 뽑히는 만큼 동료들에게 인정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의 선수는 단순히 우승을 많이 하거나 상금을 많이 받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그만큼 시즌 내내 인상적인 활약을 해야 한다. 메이저 대회 우승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우승이나 전체적인 성과를 중요시 여기는 선수도 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는 셰플러나 람 중 한 명이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 랭킹 2위이자 이번 시즌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IP)’에서 1위를 차지한 매킬로이보다는 셰플러와 람이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 받는다.
세계 랭킹 1위 셰플러는 올해 WM피닉스오픈과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승을 포함해 톱10에 17차례 올랐다.
전체적인 지표에서 모두 1위다. 전체 이득타수와 티 샷 이득타수, 티 샷에서 어프로치 까지의 이득타수, 어프로치 이득타수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그린 적중률과 평균 타수에서도 투어 1위에 올랐다. 2년 연속 그린 적중률 1위를 차지한 것은 존 센든(호주·2009~10년) 이후 처음이다.
람은 이번 시즌 4승을 챙겼다. 1월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우승하더니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이자 ‘명인 열전’으로 모든 선수들이 우승하고 싶어하는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올라 그린 재킷을 입었다.
그러나 우승 외에는 성적 지표에서 1위를 한 게 거의 없다. 다승왕을 차지했을 뿐 시즌 상금과 톱10 피니시율도 셰플러가 1위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셰플러는 우승은 적지만 이득타수의 많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의 선수는 공을 잘치는 선수에게 주는 상이 아니다. 승수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람은 이걸 충족했다”고 전했다.
대다수 선수들이나 전문가는 람이 올해의 선수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하지만, 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 람이 LIV골프로 이적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
람이 타이거 우즈(미국)와 매킬로이가 합작한 스크린골프리그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적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미 람이 LIV골프와 계약했으며 계약금으로 6억 달러, 한화로 약 7833억원 되는 금액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만약 람이 LIV골프로 간다면 람에게 쏠려있던 민심을 잃을 수 있다. 람은 올해의 선수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고, 스코티 셰플러는 지난 시즌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