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언니’들의 우승을 향한 질주가 매섭다.
이정민은 28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3라운드에서 홀인원과 더불어 버디 8개를 낚으며 10타를 줄인 이정민은 그 기세를 최종 라운드에도 이어가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 퍼트까지 해낸 이정민은 두 팔을 번쩍 들고 주먹을 쥐며 기쁨을 만끽했다.
KLPGA투어 통산 11승째. 게다가 이 우승으로 역대 최소 스트로크 우승(72홀) 타이, 대회 최소 스트로크 기록, 역대 8번째 홀인원 우승 등 기록을 써내려가기도 했다.
이정민은 우승 후 “남이 못해서 우승한 게 아니고 내가 잘해서 한 우승이라 더 기분 좋다”면서 “(30대가 되면서) 내가 마지막 홀까지 경쟁할 정신력이 될까, 체력이 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전반에 최대한 버디를 많이 잡으려는 전략이었는데 그게 잘 됐다”고 말했다.
우승을 차지한 이정민 외에도 최근 KLPGA투어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30대’ 선수들이 늘었다. 최민경도 KLPGA챔피언십에서 챔피언 조에 속해 우승을 노렸다.
지난해 톱10에 세 차례 들며 상금 순위 48위를 기록했던 최민경은 올해 벌써 우승 경쟁만 두 차례나 했다. 태국에서 열린 블루캐니언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던 최민경은 국내 개막전부터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으나, KLPGA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 경쟁에 가담하며 우승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엄마 골퍼’들도 언제든 우승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KLPGA투어 영구 시드 안선주는 20kg 넘게 감량하며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올해 열린 6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하며 저력을 과시 중이다.
지난해 대보하우스디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박주영 역시 올해 출전한 5개 대회를 모두 컷 통과하는 등 컨디션이 좋다. 특히 블루캐니언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해 통산 2승째를 향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KLPGA투어 선수들은 보통 서른이 되면 은퇴를 떠올린다. 다른 투어에 비해 비교적 은퇴 시기가 빠르다. 한 선수는 “어릴 때부터 극한의 경쟁에 놓이며 심적 스트레스가 큰 탓에 은퇴가 이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정민이나 최민경, 안선주, 박주영 등은 서른이 넘어도, 출산 후에도 충분히 투어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하며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