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인종차별에 대해 진솔한 속내를 밝혔던 타이거 우즈(미국)의 친필 편지가 경매에서 거액에 팔렸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우즈와 관련된 수집품이라면 경매 시장에서 언제나 호황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비, 사인 등과 같은 물건이 아니다”고 전하면서 우즈가 어린 시절 썼던 친필 편지가 공개됐다.
이 편지는 1994년 18세였던 우즈가 또래 팬인 채드 존스에게 직접 쓴 답장이다. 존스는 당시 백인이 주도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즈가 당당히 실력을 입증할 뿐 아니라, 인종차별에도 맞서고 있다는 점을 흥미롭게 지켜봤다고 한다.
내용은 골프계에 완연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내용이다. 우즈는 “안타깝게도 인종차별이 골프 경기의 일부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주제는 골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우리가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이 주제에 글을 쓰게 돼 기쁘다”고 썼다.
그는 1992년 LA오픈 당시에도 골프장에서 인종 차별 발언을 들었고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와 함께 해군 골프장에서 연습할 때도 인종 차별을 겪었다.
그는 “해군 골프장은 주로 50~80세 퇴역 장교들이 많이 이용했다. 이들이 군대에 있을 때 흑인은 주료 요리사나 하급 장교였다”면서 “그린베레의 퇴역 중령인 우리 아버지가 그들을 이길 만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흑인이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인종 차별 발언이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는 미군 육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 출신으로,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던 중령 출신이다. 우즈는 한때 아버지를 따라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버 실’에 들어가기 위해 골프를 그만둘까 고민했던 적도 있다.
존스는 이 편지를 30년 동안 지퍼백에 잘 넣어 보관하다가 지인에게 보여줄 때만 종종 꺼냈다. 그리고 올해 여름 그는 편지를 경매에 내놓기로 하고, 편지는 2만5620달러에 팔렸다. 한화로 약 3436만1544원이다.
판매금은 타이거 우즈 재단에 기부됐다. 존스는 “우즈가 내게 보낸 편지로 아이들을 대학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