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우, 장유빈과 잘해서 주말에도 꼭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최경주는 2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최경주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원) 미디어 데이에 함정우와 김민규, 장유빈과 참가했다. 함정우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김민규와 장유빈은 제네시스 포인트·상금 순위 선두로서 자리를 빛냈다.
지난 5월 제주 핀크스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했던 최경주는 약 5개월 만에 다시 KPGA투어 무대에 나선다. 당시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던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 대회인 더시니어오픈에서도 정상을 찍은 뒤 금의환향했다.
54세 나이에도 최고령 우승, 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해내는 등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기는 최경주를 보며 후배들은 “존경스럽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경주 역시 “후배 선수들이 많이 축하해줘서 심적으로 부자가 된 기분이다”고 인사했다.
최경주는 “여름에 많이 더워서 보수 관리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들었다. 그래도 최고의 대회를 위해 코스를 세팅해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최고의 대회를 펼칠 거라 생각한다. 내가 그동안 페럼클럽에서 컷 통과를 못했다. 올해는 일찍 들어와 시차 적응을 하고 컨디션도 조절했다. 함정우, 장유빈(1라운드 동반자)과 잘 해서 주말에도 꼭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더시니어오픈이 열렸던 커누스티골프링크스와 페럼클럽이나 홀 너비 등은 별 차이 없다. 항아리 벙커가 없다는 것 뿐이다”면서 “이 코스는 러프가 길어서 끊어가야 할 것 같다. 연습 라운드 때는 공이 러프에 들어가면 그냥 들고 나왔다. 저번에 러프에서 치다가 손목 다칠 뻔했다. 특히 2번홀(파4)이 오르막 라이에 482야드나 된다. PGA투어도 긴 파4 홀이 많아서 하이브리드 클럽이나 롱 아이언을 공략해야 하는 곳이 있는데, 우리 선수들에게 이 홀이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경주는 이 홀에서 세컨드 샷 공략을 5번 페어웨이 우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장타자 장유빈에게 시선이 쏠렸다. 장유빈이 “6번 아이언으로 쳤다”고 얘기하자, “장타자는 7번 아이언 정도 치지 않을까” 예상했던 최경주는 껄껄 웃으며 “나는 5번 페어웨이 우드로 했는데도 짧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륜이 짙게 묻어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는 “(해외 투어를 위해 도약하려면) 마음의 정리를 해야 한다.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마음을 내려놓는 게 중요하다. 욕심을 포기하고 성실하게 받아들이는 것, 골프에 화내지 않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건 연습 부족이다. 더 연습해야겠다’ 이런 마임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해야 포스 있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어려운 샷을 구현할 수 있느냐”하는 장유빈의 질문에 최경주는 “내가 미국에 갔을 때 날 알아보는 사람도 없고 대화도 안 통하니 연습만 많이 했다. 오전 8시부터 공 1000개를 치다 보면 거기에 집중하게 돼 아무도 내게 말을 안 건다. 내가 원하는 샷을 하기 위해서는 150~200개는 해야 몸에 익힐 수 있다. 몸이 이해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또 PGA투어 선수들은 자신의 구질을 정확하게 알고 친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3일 함정우, 장유빈과 함께 1번홀에서 오후 12시30분에 첫 티 샷을 날린다.
[사진=KPGA 제공]